JS OF 도서관
도서관은 단순해보이지만, 아주 복잡한 전산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크게는 전국단위, 시도단위, 구단위 동단위로 전산시스템이 통합되어 있기도하고, 지하철에 위치한 스마트 도서관이나 작은도서관들도 전산시스템의 통합되어 있거나 별도관리되어있거나, 아주 복잡한 시스템으로 연결되어있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이런 전산시스템을 관리하는 인력과 예산의 부재이다. 도서관이 워낙 박봉이다보니, 전산시스템을 관리하는 인력은 아예 채용이 어렵고 간혹 채용된다 하더라도 탈주가 기본이다. 그러다보니 사서들중에 오라클이나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을 전산사서라는 명목으로 채용하긴하는데, 글쎄 사람바이사람이겠지만, 정말 즉각 대응이 어렵다. 또한 도서관 직원들은 주말근무-야간연장근무로 근무패턴이 2-3조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내가 방문했을때 담당직원이 없을수도 있다.
또한 도서관에서 지출할 수 있는 유지보수 비용은 아주 한정적이다보니 외주업체를 통한 기기 유지보수 또한 쉽지 않은 사정이다. 가끔 세금 운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보세요. 국가에서는 그만큼 도서관에 예산을 배당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이런 현장 상황속에서 도서관은 이용하시는 분들이 최대한 불편함과 딜레이 없이 도서관을 이용할 수있도록 시스템 보안을 위해 여러 대안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특히 도서관카드-회원증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민원의 요소가 있는데 파손, 분실 뿐아니라 놓고 왔는데 그냥 대출 해주세요. 타인 회원증인데 그냥 해주세요. 등등이 있다. 이런 경우를 위해 이럴 때를 대비해 회원증도 모바일회원증, 플라스틱카드회원증, 지자체통합회원증 등 여러~ 대안적 종류를 가지고 있다.
오늘의 진상도 회원증과 관련된 것이었는데, 내용은 이렇다. 스마트도서관 이용시 회원증 바코드 인식이 안된다는 것.
- 스마트도서관
(지하철역에 위치한 책자판기로, 도서관련업체에서 우후죽순 만들어 판매를 시작했으며, 영업에 넘어간 지자체들이 우후죽순 설치를 해놓고 관리가 어려워 도서관으로 유기한 경우가 많다. 24시간 대응이 불가능한 업체들이 주로 제작,판매를 하고 있으며, 도서관 관리인력도 부재한 상태로 한두직원이 덤탱이로 맡아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용률도 그닥 높지 않고 들어가는 책수와 크기마저 한정되어있어서 도서관에게는 상당히 천덕꾸러기인 기계)
스마트도서관은 이용자가 문의한 창구에서는 한참 떨어진 역에 있고, 즉각 확인가능한 시스템이 없는 구조이다. 민원을 받은 창구 관할도 아니어서 난감한 상황이지만 그래도 해결을 위해 몇 가지 확인 작업을 거친다.
1. 스마트도서관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문제가 없었다. 자체문제라면 복수 이용자가 문의 했을 것.)
2. 회원증 바코드가 문제가 있는지(문제가 없었다.)
3. 회원증안에 내제되어있는 RFID칩이 문제가 있는지(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든, 기계사용에서도 간혹 원인불명인 경우가 있다. 그 이용자가 이용한 그날 일시적으로 오류가 생겼을 수도 있고, 이용미숙일 수 있다.(이용자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만 대다수가 사용미숙으로 접수되는 민원이 많다.)
회원증 바코드가 일부 손상되어 기계가 인식을 못할 수도 있는 경우에는 재발급이 순서이지만, 당 경우에는 회원증이 제대로 인식되기도 하였고, 정확한 원인을 알 수없으니 유료 재발급(현금 1000원)을 강권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미 이용자가 유료에 난색을 표함). 혹시 몰라 소지하고 있는 회원증 위에 새로 덮어씌워 출력을 했으나, 제대로 인식될지는 미지수(재출력은 출력 기기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안내해드린게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회원증 분실, 파손 걱정이 없는 모바일 회원증 이었다. 그리고 덧붙여 혹시 이래도 안되신다면, 즉석에서 도서관으로 전화를 주시면 원격으로 해결 할 수 있다. 였다. 그런데 왠걸?
진상 : (짜증과 화를내며)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하는 수고를 하라는거냐. 내가 거기서 전화를 하라는거냐? 나를 일 시키는 거냐. 회원증 하나로 당연히 (내가 신경안써도) 되게끔 해야하는 것 아니에요? 맞아요 안맞아요?
나 :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기계가 문제가 있다면 조속히 처리를 하겠고, 말씀하신 것처럼 회원증 하나로 되는게 당연하지만, 혹시 모르니 다른 방법을 안내해 드린 것입니다.
진상 : 그니까 왜 내가 전화를 하거나 앱을 설치해야하냐고
나 : (환장) 아니요; 혹시 모르니까 다른 방법도 안내를 해드린 겁니다.
진상 : 혹시 모르는것은 없어야죠. 내가 왜 전화를하고 앱을 설치해야하냐고요.
위의 대화 약 5번 이상 반복 됨
나 : (환장222) 아 네, 말씀하신것처럼 기본 방법으로 되는게 가장 좋죠. 저희가 최대한 불편함 없도록 조치 할께요.
진상 : 그런말 부터 나와야죠 왜 내가 쓰기싫다는데 모바일을 안내해주냐고
나 : (씨X~~~~~~~~~~~~~~)
그렇다 그녀가 듣고 싶었던 말은 문제가 반복되었을때, 바로 도움이 받을 직원이 상주할 수 없는 지하철역 스마트 도서관에서 조속히 책을 빌리고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적 방법이 아니라, 문제 발생을 (본인이) 지적할 사람과 (잘 못 없다해도 본인에게 머리를 조아려)사과를 할사람이 필요했던 거였다.
알고보니 그녀는 꾸준히 이와 유사한 민원으로 직원들에게 상당한 진상을 부렸던 기록이 다수 있던 블랙리스트. 도서관 시스템이 진상만 골라 문제를 일으키는 고지능의 AI가 아니라면, 이건 누구의 문제일까?
오늘도 평화로운 도서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