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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구소M Feb 21. 2024

1914년 10월 14일 종군 신부들에 대해서

1914년 10월 14일

사랑하는 자크,

  루이즈 시누이가 알리길 부수아씨가 아르카송에 있대요. 방금 지역 신부님께 그를 추천하기 위해 편지를 썼어요. 용감한 우리 수도원장님은 나이 때문에 군입대가 불가했어요. 그건 부끄러운 일이에요. 수도원장님의 쾌활함과 열정, 깊고 활발한 신앙심이 병사들의 사기를 올려줄 텐데요. 저는 부수아씨가 아르카송에서 고립되어 있을 거라 생각해요. 왜냐면 그는 비관적인 것처럼 보이거든요… 제 추천이 시기적절하게 도달하길 바래요. 너무 열정적으로 그를 괴롭히지 않으면서도 격려하고 또 주의를 분산시킬 거라 생각했어요. 내 사랑, 당신이 저를 인정해 주기를 바라요. 저는 우리가 해야 되는 모든 걸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어요.

 당신이 27일에 보낸 엽서를 끝으로 연락이 없어요. 오늘이 벌써 14일인데요. 우체국은 너무 가혹해요. 최근 소식을 보내주면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 텐데요. 신체적 고통의 무게로 고통받는 당신에게 고통을 보태는 소식이 또 있어요. 이 고통의 무게를 통해 신성한 천칭판이 더 빨리 우리 쪽으로 기울고 축복받은 평화의 시간이 앞당겨질 거라 확신해요. 걱정 마세요. 내 냐옹씨, 슬픈 소식은 아니에요. 다른 사람처럼 우리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있어요. 소식은 다름이 아니라, 엄마 이야기예요. 엄마는 어제 파리에서 돌아오셨는데,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나올 때, 거의 포탄에 맞을 뻔하셨어요. 포탄은 소이탄이었고 대성당의 오래된 기둥 6개에 불을 붙였어요. 그 이후, 엄마가 들렀던 팡테옹 광장에도 또 폭탄이 떨어졌어요. 그 깡패들은 우리가 겁에 질리길 바랐나 봐요. 아니요. 폭탄이 떨어지면 모두가 발사체를 보러 가요. 우리 골족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이외에 두려운 것이 없어요. 폭격은 의미 없는 작은 사고일 뿐이에요.

 사랑하는 자기, 이건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소식이 아니며 보도자료보다 훨씬 오래된 소식일 뿐이에요. 검열관이 제발 제 편지를 통과시켰으면 좋겠어요. 독일인에 대해서는 제 심장이 움직이지 않아요. 오직 사랑하는 당신만 할 수 있어요. 오직 당신을 생각할 때, 즐거움으로 심장이 움직여요. 당신을 사랑하고 만나고 싶지만 기다릴게요. 프랑스와 우리 군이 만들 합당한 평화와 기쁨과 안전 속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길 확신을 갖고 기다려요.

 사랑하는 내 사랑, 내 삶의 전부, 내 영혼, 당신은 내 모든 상냥함을 다해서 열정적으로 감싸 안아요.

마리-조세프

우리 딸 바베트의 키스를 항상 잊네요.



1914년 10월 15일

사랑하는 내 사랑에게,

  당신 소식이 없은지 18일째예요. 길고 불편한 시간이에요. 그래도 인내와 용기를 갖고 버틸게요. 섭리 안에서 이뤄지길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내일은 올 우편을 기다릴게요. 막내 젠비에브와 둘째 마들렌은 오늘 아침 루비에르로 떠났어요. 피에르 막내매부가 정오쯤에 거길 지나갈 거예요. 매부는 루앙을 떠나 에브뢰로 가는데 아마 에트레파니 근처의 캠프로 갈 거예요. 전쟁부 장관인 밀레랑씨가 막내 매부의 징집연기를 거부했지만, 장관은 우리 사촌 바쟁이 상무부에 있을 때 매우 친밀한 사이였어요. 곧 생각을 바꿀 거예요. 이제 우리가 뭘 더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정부에서 안장과 마구를 징수하러 왔어요.

 클레망스 가족의 형제 중 제일 어린 동생이 샬롱 근처인 셉트-솔에서 사망했어요. 그 사망에 대해 테레스 부인에게 장문의 편지를 받았어요. 부인은 아직도 대기 중인 남편이랑 같이 클레몽-페렁에 있다고 해요. 부인은 적십자에서 일하기를 희망했는데 아직도 대기 중이죠. 군은 그들 부부가 일을 쉬었던 기간에 대해 매우 방어적이기에, 그냥 아는 외과 병원에서 간호사 일을 한다고 해요. 드레싱, 수술보조, 감시 등의 역할을 하며 말이에요.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한다고 하는데 무척 만족하고 있어요. 만약 당신이 부상을 당한다면, 오, 내 사랑, 그건 너무 고통스러울 거예요. 여하튼 클레몽으로 가도록 하세요.  

 시댁에서는 연락이 없어요. 엄마는 화요일에 어머니댁에서 출발했어요. 엄마가 출발한 그다음 날 보낸 편지 이후에 8일 동안 소식이 없어요. 오늘아침, 펠릭스 둘째 매부에게 편지가 왔어요. 영국에서 도착하는 장교를 수송하기 위해 연대 집합장소를 바뀌었다는 소식을 알리려 파리에 갔어요. 펠릭스 매부의 군단은 베리-오-박 근처에 있어요. 지금은 8일 째로, 아미앙에 있다가 거기로 옮긴 거예요. 펠릭스 매부는 시어머니의 환대에 감동을 받았어요. 기트 막내 시누이는 루이즈 시누의 병간호를 끝냈고, 루이즈 시누는 막내 시누이를 꼭 안아줬어요.

 아, 사랑하는 나의 보물씨. 당신이 어디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알기 위해 뭐라도 써주지 않을래요. 만약 우리 둘이 함께라면 추위에도 극악한 날씨에도 문제없을 텐데요. 이렇게 멀리서 서로 사랑하는 게 슬픕니다. 우리가 다시 만나면 얼마나 달콤하고 찬란한 행복이 있을까요. 사랑하는 남편, 우리는 행복의 재회를 기대하면 살아요. 직접 당신에게 키스할 수 있기를 기다리는 동안 가장 상냥하고 부드러운 키스를 보낼게요. 사랑해요. 내 사랑.

마리-조세프

우리 딸 바베스가 당신에게 키스를 보내요. 우리 딸의 뽀뽀는 조금 어색하고 핥는 것처럼 보이지만 할 수 있는 만큼 해내요. 우리 딸은 아주 착하고 24시간 중에 20시간을 자며 말대신 소리를 지르지요.



1914년 10월 17일

사랑하는 내 아내,

  당신의 8월 7일 편지와 9월 15일 편지, 10월 4일 편지를 동시에 받았소. 이제 편지가 얼마나 웃기게 배달되는지 당신도 알 수 있을 거요. 그리고 초콜릿 두 상자도 받았소. 잘 도착했고 최고의 상품이었소.

 신의 은총으로 매우 잘 지내고 있으며 당신 곁으로 가서 당신이 다시 남편을 갖고 건강히 잘 지내길 바라오.

 어머니로부터 펠릭스 동서의 소식을 받아 무척 기뻤소. 처가 식구들이 다시 고향 오스트르보스크에 돌아가 정착한 것이 무척 기쁘오.

 나를 위해 장모님과 처제들에게 사랑을 전해주시오.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달콤한 마음을 전하며, 온 마음과 힘을 다해 당신을 꼭 감싸 안으며, 남편으로 모든 애정을 보내오.

당신의 자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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