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10월 27일
사랑하는 아내에게,
당신이 보내준 종이에 편지를 쓰고 있소. 당신이 보내준 엄청난 크기의 소포를 받은 참이오. 다들 내게 새신랑이냐고 묻더군. 이토록 커다란 소포를 받았기 때문이오. 신혼이 아니라도 우리는 여전히 더 사랑했을 거기에, 신혼이라서 그렇다고 답할 수 없었소. 숨김없이 고백하지만, 굳이 수신인을 보지 않아도 소포 포장 위에 사랑이 묻어있어 당신에게서 온 것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소. 물론 당신이 적은 수신지 주소는 오려서 다시 내 군장 속에 넣어두었소. 이제 나는 혹독한 겨울을 풍족하게 맞이할 완벽한 준비가 됐소. 그래서 당신이 보내준 물품 몇 개는 불행한 동료들에게 나눠주려 하오. 사랑하는 아내, 당신이 보내준 복통 치료법은 다행스럽게도 며칠 만에 효과가 있었고, 나는 이제 완벽하게 건강을 되찾았소. 이제는 내 후임병들을 돌보며 필요한 일을 하고 있지. 신이 원하셔서 내가 당신 곁으로 돌아간다면 당신은 조금 더 완벽한 남편을 갖게 될 거요. 다만 내 남은 머리카락이 새하얗게 변하고 있소. 병사들에게 더 심각한 걱정은 탈모인데, 나는 다행히 그 경우는 아니오.
10월 18일에 발간된 파리 에코(Echo) 지를 읽었소? <참호 속에서>라는 머리기사로 여기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한 기사가 실렸소. 당신이 기사를 보았다면, 보았을 거요. 우리가 과하게 불평하는 것이 아니오. 날씨가 좋을 때는 괜찮았소. 지금까지는 날씨의 축복이 있었고, 이제 겨울이 시작됐소. 우리보다 독일군들이 더 괴로울 거라 위안 삼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소.
어머니와 루이즈로부터 소포 몇 개를 받았소. 이제야 우체국이 제대로 일을 하는 것 같소. 이때를 틈타서 나도 소포 몇 개를 보내보려 하오…
더 길게 적고 싶지만, 수프가 다 됐다고 나를 부르는 군. 지금은 4시 30분이지만 너무 늦어지면 안 되오.
서둘러서 내 모든 심장과 사랑으로 당신을 감싸 안으며,
당신의 자크
1914년 10월 30일
내 사랑에게,
오늘도 당신에게는 소식이 없어요. 아마 내일도 그렇겠지요. 오스트르보스크에서도 어떤 소식도 없어요. 저는 지금 파리의 어머니댁에 있어요. 앙드레 시숙은 이곳에서 있으며, 매우 잘 지내요. 다만 시숙은 영광스러운 부상을 당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루이즈 시누이도 언젠가는 병상에서 일어나겠지요. 제 생각에는 어머니와 의사 선생님은 시누이가 의료 조치로 인해 지치지 않도록 계속 자리에 누워있도록 하는 것 같아요. 조카 지네트는 놀라운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이제는 저만큼이나 자란 것 같아요. 숙녀예요. 조제트 조카는 변한 게 없고 회색 고양이를 항상 품에 안고 있어요. 온 가족이 당신에 대한 사랑으로 뭉쳐있어요.
어제저녁에는 두빌레가에서 저녁을 먹었어요. 마침내 저는 돌아가신 시아버지와 하첼씨, 로베르트 부인까지 당신의 모든 가족들에 대해 알게 되었죠. 너무 멋진 이야기라서 저는 많이 울었어요. 에브뢰를 떠나 북쪽으로 거기서 랭스를 거쳐 온 내 남편, 가족들은 당신의 지난 이야기 모두를 알고 있었어요. 과해도 좋아요. 당신과 관련된 모든 것이 좋아요.
오늘 아침에는 우리 신혼집에 들렀어요. 불쌍한 우리 집은 고요한 신전과 같았어요. 저는 발끝으로 걸으면서, 감히 소리를 높여 뭔가를 말할 수도 없었죠. 이 집에는 추억이 너무 많아 그 기억의 강력함과 고통으로 감히 깨어나지도 못 한채, 잠들어 있는 것 같았어요. 저는 거기에 잠겨서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았고 그나마 가지고 있던 용기마저 잃어버렸어요. 당신과 함께 이 집에 들어섰을 때는 행복함으로 가득 차서 사랑하는 내 사랑 당신, 앞으로의 삶 그리고 제 영혼에 대한 자랑스러움만 있었는데요. 그 행복이 어떤 것인지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눈부셔서 볼 수 없는 무언가처럼 막연히 있겠거니 하고 인식만 해요.
내 사랑, 당신도 저만큼 무한히 저를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당신의 사랑은 제 사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계속 제 사랑을 고백하는 게 지겹지는 않으시겠죠? 전쟁 같은 걸 하고 있는 동안에는 이런 끝없는 다정한 말들이 매우 무미건조해 보일 테죠. 당신에게 닿기 위해, 어떻게든 온 마음을 쏟아야는데 뭘 원하는지조차 표현하지 못한 제 사랑을 마음속으로만 간직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 그냥 들어주세요.
우리 딸 바베스 사진이 담긴 제 편지는 받으셨나요? 저는 거의 매일 어김없이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으며, 거의 매일 소포도 계속 보내고 있어요.
시어머니가 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계시기에 여기서 그만 마치겠어요. 온 영혼을 다해 열정적으로 당신을 감싸 안으며,
마리-조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