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4년 11월 11일
사랑하는 내 아내에게,
당신은 며칠 동안 내가 편지 쓰는 게 매우 게을렀다고 느낄 거요. 그건 사실이요. 나는 끔찍한 기분을 느꼈고, 부끄러웠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소. 지금도 마찬자기로 그렇소. 우리는 전장에 있소.
오늘 밤 우리는 우리 군의 옛 참호를 되찾았소. 이 참호는 아주 놀랍소. 다른 동료들이 여기에 문 2개를 만들었는데, 농가에서 뜯어온 로렌풍의 낡은 찬장을 붙여서 만든 거요. 주변 농가를 털어온 약탈품을 누리는 게 조금 유감스럽지만, 덕분에 외풍이 막아지는 걸 느끼며 위안 삼고 있소.
온전한 상태로 도착한 소포 3개를 받았소. 하나에는 실용적이며 매우 좋은 침낭하나와 멋진 코냑병이 들어있었고, 다른 두 개에는 연유, 파테 파이, 잼, 예비 배터리, 의약품이 있었소. 들어있는 모든 게 너무 좋아서 엄청나게 행복했소. 나는 이제 엄청난 거부가 되었으니 비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오.
어제는 군의관인 마리 소령의 방문이 있었소. 샤르트르의 제분업자 집에서 만났던 매우 친절했던 의사로, 와인과 설탕을 가져와주었소. 모두가 나를 걱정해 주는가 보오. 나는 불평해서는 안되오. 마리 소령에게 운반병으로 일한다는 호제 보락을 알려주었소. 앙드레가 말하길 보락이 6군단의 들 것 운반자일 거라 했소. 군단에 관한 소식은 모두 좋소. 아직 갈길이 멀긴 하지만 천천히 진전되리라 생각하오.
당신에게 1600년에 나온 예언에 대한 편지를 보냈는데, 피가로와 파리 에코 소식지에 실렸던 기사로 확인할 수 있을 거요. 이 예언이 실제 있는지 알아봐 주오. 그렇다면 정말로 놀라운 일이오.
사랑하는 아내여, 많은 것을 보내주고 기쁨을 주는 어머니와 루이즈에게 감사인사를 전해주오. 그리고 나를 대신해서 꼭 껴안아주오. 마찬가지로 연로하신 대모님께도 안부를 전해주오. 몽포르트 가족들은 어떻게 됐소? 여전히 파리에 있소? 모두의 소식을 보내주오. 그 소식이 좋은 시절을 떠올리게 할 것 같소. 사랑하는 아내여, 사랑하는 우리가 이토록 길게 떨어져서 무척 힘겹지만, 신이 원하신다면 프랑스의 승리 후에는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요.
전심을 다해 당신을 사랑하오. 사랑하는 만큼 당신을 꼭 감싸 안으며,
당신의 자크
1914년 11월 11일
사랑하는 자크에게,
아직도 당신에게서 소식이 없어요. 제게 힘든 시간이 시작됐네요. 펠릭스 매부에게서도 연락이 없어요. 파리에 있는 매부의 상관 집에 들렀는데, 그 집 하녀가 15일의 편지를 받았다고 하니 내일쯤이면 우리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아침에는 우리 신혼집에 갔어요. 다만 찬장을 열려다가 자물쇠가 파손된 것을 알고 군에 동원되지 않은 수리공을 찾아 온 동네를 뛰어다녔어요. 오후에는 시어머니께 우리 딸 바베트를 맡겨서 유모차를 끌 필요가 없었죠. 그래서 넬리에 있는 세비에 숙녀 집에 들렀어요. 세비에 씨는 우리 딸 바베트의 아름다움에 열광했었죠. 그 이후에는 히쉬 부인의 집에 갔어요. 부인은 저를 무척 불쾌하게 만드는 종류의 사람이에요. 그걸 설명할 필요는 없으니 넘어갈게요.
그다음으로는 당신 취향에 맞는 가방을 찾으러 갔어요. 부드럽고 가벼운 인조가죽으로 된 아주 좋은 가방을 찾았지만, 앙드레 시숙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고 색이 너무 어두워서 지나치게 눈에 띈다고 했어요. 저는 군인으로 시숙의 경험에 수긍했어요. 피에르 막내 매부의 숙부가 이틀간 휴가를 받고, 오스트르보스크 농장을 살피러 왔어요. 현재 증류 작업은 중단됐지만, 15일 안에 증류를 시작할 거예요. 다니 사령관은 베진가의 숙부와 몽마르트르에서 한솥밥을 먹던 친구의 사촌이에요. 피에르 매부의 징집유예를 도와줄 수 있을 거예요. 안쓰러운 내 꼬꼬, 이게 우리 가족의 지난 모든 소식이에요. 전쟁이 길어지며 우린 지금 미칠 지경이에요.
내 냐옹씨, 시간이 너무 늦었네요. 이제 자러 가야겠어요. 만약 당신이 여기 있다면, 벌써 자러 갔을 텐데요. 당신은 내가 부적절한 걸 썼다고 편지하겠죠. 그런데 우리는 이미 결혼했는데, 대체 무슨 상관인가요.
곧 다시 만나요. 내 사랑하는 여보, 키스로 당신을 뒤덮으며 당신이 돌아오는 걸 상상해요.
모든 게 당신의 마리-조세프
1914년 11월 12일
오늘 아침 당신이 5일과 7일에 보낸 편지를 받았어요. 마침내!! 미리 알려드릴게요. 당신이 조카 피에르에게 보낸 그림을 가로챘어요. 어머니의 공모로 가능했죠. 당신이 그림을 루이즈 시누에게 보내면서, “내가 보낸 그림은 피에르에게 주겠다" 적어둬서 조금 짜증 났어요. 이 문장은 조용히 지울 거예요! 꾸짖지 마세요. 내 사랑하는 자기, 당신에게 온 모든 것이 소중해서 그래요. 그 그림도 사랑하는 당신이니까요. 당신이 잘 적응한 것 같아 보여 다행이에요.
오늘 당신에게 소포를 두 개 보냈어요. 하나는 초콜릿과 카카오가 들어있어요. 지트 시누이의 선물이에요. 들어있는 장갑은 사슴가죽으로 오스트르보스크 농장에서 가져왔어요. 사용하며 저를 떠올리세요. 짐은 꾸리는 데로 바로바로 보내고 있어요. 또 다른 소포에는 잠봉 햄 한 상자와 버터, 방수 주머니 3개가 들어있어요. 당신이 말한 대로 만들었는데 괜찮으면 몇 개 더 보내드릴게요. 앙드레 시숙이 별로라고 했던 가방은 환불받았고, 다른 것을 샀어요. 시숙은 새 가방에 만족했어요. 당신에게 내일 보내드릴 거예요. 맘에 드는지 알려주세요.
당신이 말한 요하네스 형제의 예언서 기사가 들어있는 피가로 2 호를 찾으러 갔는데, 절판되었어요. 대신 소책자를 구했어요. 다들 이 내용이 예언서라고 하지만 교회에서는 인정하지 않아요. 요하네스 예언은 우리에게 고무적이지 않아요. 지트 시누이가 당신에게 새 복음서를 보내줄 거예요. 당신이 그 복음서를 읽길 바라요. 틈날 때는 기도를 하는 걸 잊지 마세요. 자기, 어쩌다 보니 당신에게 설교를 하게 돼서 지루하게 했지만 화내지 말아요. 저도 웃기는 일도 하고 어리석은 짓도 하는 걸 아시잖아요. 이해해 주세요. 당신을 사랑해요. 내 남편, 당신이 내게 무엇인지 당신이 알기를 바랍니다.
어머니와 지트 시누이, 앙드레 시숙이 당신을 감싸 안으며 안부를 전해요. 제 차례가 돌아오길 기다리며 아주 상냥하고 부드러운 키스를 보내드릴게요.
마리-조세프
우리 딸, 바베트가 작은 팔로 온 힘을 다해 당신을 감싸 안아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