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1월 9일
사랑하는 내 남편에게,
둘째 마들렌은 오늘 아침 당신의 엽서를 받았고, 저는 당신 전우가 보낸 엽서를 받았어요. 당신 친구가 현대문학에 제법 재능이 있는 데에 축하를 보내요. 그이에게 저는 그런 재치가 없어 맞대응하지 못해 아쉽다고 전해줘요. 그리고 제게 즐거움을 줘서 고맙다고도 전해줘요. 당신이 그토록 친절한 동료들과 함께 해서 기뻐요.
베진 사부인이 심하게 아파요. 사돈 제르멘은 의사에게 빨리 와달라 전보를 쳤어요. 둘째 동생, 마들렌은 미미의 모유수유를 중단했어요. 사부인을 위해 파리로 가야 될 경우를 대비해서 말이죠. 베진 부인의 병세가 더 심해지면, 며느리인 마들렌이 가야겠죠.
새로운 소식은 없어요.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붑니다. 아이들은 잘 지내요. 이제는 충분히 성숙해요. 저는 하루종일 아이들을 지켜보거나, 소일거리로 바느질을 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안 해요. 흥미로운 새 소식도 받지 못했어요. 엄마 친구 아들, 삐에르 샤퓌스는 샤헝통의 와인 도매 중개상 아들로 수송차 운전병이 되었어요. 지금 파리 생미셀 근처에 있는데, 이후에 아마 당신 부대 쪽으로 갈 것 같아요. 당신에게 쟝 숙부의 소식을 전해주는 걸 잊었네요. 숙부님은 여전히 잘 지내시고, 1898년 예편하신 이후 오랜만에 크루아-쉬-뫼즈로 대귀환을 하셨어요.
신문에서는 독일군이 점령했던 지역에서 저질렀던 전쟁범죄에 대한 공식수사가 발표됐어요. 내용은 상상할 수 없어요. 여기를 떠나 있길 잘했어요. 그들이 다시 프랑스로 들어온다면, 그들이 도착하기 전에 자살하는 게 최선이겠어요.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없었죠.
정부는 압생트 판매를 최종적으로 금지했어요. 새로운 와인 매장 개업도 금지했어요. 담배가게도 그 뒤를 따르겠죠.
드쇼몽씨가 당신에게 버터를 보낼 수 없다고 말했나요? 죄송해요. 누군가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까 수배했는데 실패했어요. 가장 최선은 샤르트르에 있는 상인중에 302 연대에 작은 소포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을 거예요. 빠르게 진행될 거예요. 햐첼 뒤빌레 씨가 더 이상 거기 없는 게 아쉬워요. 그가 있다면, 그에게 요청했을 텐데요. 신문에 그 가족, 호베르 뒤빌레의 죽음이 실렸어요. 불쌍한 아내분에 대한 소식도 알려졌죠.
내 사랑, 제가 가진 모든 용기가 무너지는 순간이 있어요. 저는 당신을 둘러싼 위험에 벌벌 떠는 불쌍하고 작은 여자에 불과해요. 진심으로 당신의 가슴에 기대어 저를 짓누르는 이 모든 걱정과 근심의 짐을 내려놓고 싶어요. 그래도 남은 모든 용기와 인내를 모아 선하신 주님께 의지해야 하겠죠. 그가 당신을, 우리를 보호해 주시길 바라요.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더 이상 걱정스러운 상황이 없게 서둘러 돌아오세요. 사랑의 키스로 당신을 뒤덮으며, 당신 가슴에 꼭 기대어 당신도 원하는 만큼 저를 꼭 껴안아 주시길 기다리며,
당신의 마리-조세프
추신: 코렛씨에게 감사를 전하는 걸 잊지 마세요. 당신이 잘 지내고 있다는 걸 사진으로 확인시켜 줬으니까요. 저를 대신해서 꼭 안아주세요.
1915년 1월 10일
사랑하는 내 남편,
오늘 아침 당신이 쓴 긴 편지를 받았어요. 휴식시간을 할애해서 제게 편지를 써주다니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 제가 거기에 당신과 함께 석탄병으로 있을 수 없는 게 안타까워요. 모두와 떨어져서 숲 속에 우리 둘만 있다면 정말 멋질 것 같지 않나요? 다만, 당신이 많은 석탄을 생산하지는 못하겠죠. 당신 부인이 여유시간을 주지 않을 테니까요. 농땡이로 늦춰진 작업을 따라잡으려면 우리는 낮이고 밤이고 일해야 될 거예요.
오늘은 베진 부인의 소식이 없어요. 시어머니가 안쓰러운 부인을 방문하겠다는 편지를 보내셨어요. 둘째 마들렌이 아마도 파리로 갈 것 같아요.
농장의 거래처였던 호방씨가 편지하기로는 더 이상 증류주를 판매할 수 없을 것 같데요. 다른 판매처를 찾아야 해요. 피에르 막내 매부가 징집연기를 위해 발채씨 댁에서 트랙터 장비를 임대해서 지역 사업을 할 생각을 하고 있어요. 증류업자인 드뇌프부르그 씨가 면제받은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게 된다면 둘째 마들렌에게 큰 안도감을 주겠죠.
오늘 아침 미사에는 갈 수 없었어요. 3일 전에 우리 아기를 봐달라고 부른 의사가 감기에 걸린 차에, 샤를로트가 우리가 미사에 막 가려던 때에 방문했기 때문이에요. 생각 없이 아기를 보였고, 샤를로트는 그런 이유로 방문한 것도 아니고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진료해 줬어요. 샤를로트가 조언하기를 감기에 걸리거나 피곤해할 때, 하루에 2~3번 목욕을 시키라고 해요. 쉬운 일이에요. 왜냐면 우리 아기는 아빠를 닮아 물을 좋아하거든요. 아기가 당신을 닮은 것은 정말 경이로워요. 행복하고 부드러운 눈으로 저를 바라보곤 하는데 우리가 함께 있을 때 당신이 저를 보는 바로 그 시선이에요.
방금 피에르 매부는 사랑하는 아내에게 의무를 다하기 위해 농장으로 잠시 돌아왔는데, 제게 당신이 주기적으로 참호에 가는 것과 비슷하게 보여요. 만약 막내 젠비에브가 이걸 읽는다면 내 눈을 뽑아버릴 거예요. 매부는 곧 루앙으로 돌아갈 거예요. 왜냐면 보충부대 장교와 치유된 부상 장교들이 교체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충분히 납득은 되지만 사랑하는 매부는 별로 떠나고 싶지 않아 투덜거리고 있어요.
사랑하는 내 꼬꼬씨, 이게 우리 소식의 전부예요. 이제 내 사랑의 뻔한 후렴구를 되풀이할 차례예요. 당신이 떠난 지 23주가 지났어요. 점점 더 익숙해지지 않아요. 굶주려 죽는 법을 학습시킬 수는 없어요! 우리 냐옹씨는 제가 당신을 삼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하세요? 아마 할 수 있을 거예요. 언젠가 당신이 말하기론, 사실은 언제인지 알고 있어요. 정확히 1913년 7월 14일이었어요. 그때 당신은 “당신을 먹어버리고 싶어"라고 했죠. 그건 당신이 했던 가장 다정한 말이었어요. 우리가 약혼한 지 11일이 되던 날이었고, 서로에게 익숙해져 점점 다정해지던 날이었죠. 당신, 이건 아셨으면 좋겠어요. 우리 사랑이 길 잃은 심장 속에서 방치된 채 기다리고 있다는 걸 말이에요. 비참한 시간이 벌써 5개월이나 됐어요. 당신 귀환은 곧 이겠죠.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며, 함께여서 행복했던 때 그랬듯이 당신을 꼭 껴안아줄게요.
마리-조세프
당신, 여전히 나를 사랑하나요?
1915년 1월 11일
사랑하는 아내에게,
이제 곧 저녁이 되기에 짧게 적겠소.
나는 오늘 앙스몽에 있었소. 옛 동료 중 하나가 머무는 곳으로 그가 꽁당씨 집에 남아있던 소포들을 내게 전달해 주었소. 또 당신에게 서둘러 편지를 쓰라고 했소. 물론 내가 바라는 것 이기도 했소.
나는 거기서 점심을 먹고 좋은 시간을 보냈소. 식기구가 갖춰진 접시와 냅킨을 갖춘 문명인의 예절을 지키며 말이오. 전쟁에 나선 이후로 한 번도 없던 일이기도 했소.
이곳으로 보내주면, 다음날 저녁에는 당신이 보낸 소포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나, 자전거로 빗속에서 하루를 달려야 하오. 그러면 떡진 스페니얼 강아지처럼 돼서 수프에 담가진 것처럼 흠뻑 젖어 돌아가게 되오. 그래도 하겠소. 며칠이 지나면 습관이 들 거요.
나는 잘 지내오. 그게 가장 중요하오.
나를 위해 장모님과 처제들을 꼭 껴안아주오.
전심으로 영혼을 다해 당신을 감싸 안으며,
당신의 자크
1915년 1월 12~13일
가장 사랑하는 내 남편에게,
어제는 편지를 쓸 수 없었어요. 제르멘 사돈이 베진 사부인이 무척 아프다는 전보를 보내왔거든요. 막내 젠비에브가 파리로 떠나기로 결정해서, 준비를 도와야 했어요. 오늘 아침 8시 기차로 떠났어요. 오후 5시에는 제르멘 사돈에게서 새로운 전보가 도착했어요. “어머니가 위급하시다”고요. 그 30분 뒤에 피에르 막내 매부가 전보로 목요일 2시에 루앙을 떠난다고 했어요. 둘째 마들렌이 막내대신 매부를 배웅하러 갈 거예요. 왜냐면 파리로 떠난 막내 젠비에브가 목요일 루앙으로 가는 것은 불가능할 테니까요. 안쓰러운 막내 동생, 남편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없겠네요. 기묘하게 펠릭스 둘째 매부가 떠나던 날 둘째 마들렌은 유산으로 움직일 수 없었고, 그때는 막내 젠비에브가 대신해서 배웅을 했어요. 오늘은 반대로 마들렌이 젠비에브를 대신해서 막내 매부의 배웅을 해주네요. 매부는 랭스 근처로 갈 거예요. 왜냐면 그는 74연대니까요.
피에르 매부가 출발할 때, 베진 사부인에 대해서는 숨겨야 할 것 같아요. 그런 고통은 죽을 만큼 고통스러우니까요. 떠나야 하는 이에게 짐을 지어줄 수는 없어요. 펠릭스 둘째 매부도 후방이던 베이외를 떠났어요.
사랑하는 큰 꼬꼬씨, 어제 당신이 7일에 보낸 편지를 받았어요. 꼬꼬씨라는 별명이 당신을 불쾌하게 하지 않아 기뻐요. 그 별명은 당신 날개 아래에 껴안겨 있고 싶은 제 마음이에요. 그 아래서 따뜻하게 보호받으며 당신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당신 심장은 제게 속해 있어요. 제 것이 그런 것처럼 당신도 그럴 거라 확신하거든요.
제가 보낸 편지는 얼마나 잘 도착했나요? 저는 거의 매일 편지를 써요. 오늘까지 당신이 보낸 80여 통의 편지와 엽서를 받았어요. 당신은 얼마나 받았나요?
피에르 막내매부는 떠나기 전에 증류업자인 드뇌프부르그씨에게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곳 농장에 머무를 수 있는지를 물었어요. 사탕무와 비료를 파종하기에는 실바 하나로는 힘들거든요. 그는 경작지를 관리할 수도 있어요. 드뇌부르그씨가 남는다면 동생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예요.
앙드레 막내 시숙은 우리를 대신해서 호벙씨를 만나러 갔어요. 호벙씨가 답신으로 대금 지불을 약속했거든요. 앙드레 시숙과 피에르 매부가 모은 정보에 따르면, 호벙씨가 증류주를 가장 비싸고 좋은 가격을 치러줄 수 있는 사람이래요.
참, 쟝 드루아씨의 엽서를 받았습니다. 하사로 라울의 형제이기도 해요. 그는 두 번째 부상을 입었어요. 무릎에 포탄파편이 박혔는데, 심각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가 너무 과신하지 않길 바라요. 무릎 부상은 보통 심각한 부상이거든요.
“곧 다시 만나요"라고 말할래요. 사랑하는 내 사랑, 말의 힘이 그걸 진짜로 만들어 줄 거예요. 우리 딸, 바베트가 당신에게 뽀뽀해 줄게요. 그건 아마 핥는 거랑 비슷할 거예요. 그게 우리 딸의 애정표현이에요. 저는 제 가장 최고의 키스를 보내요. 당신이 느끼기에 “거의 최고로 좋을” 부드러운 키스를 해주려고 노력할게요. 참, 제가 보낸 예언서는 받아 보셨어요? 저는 또 당신에게 포르땅사의 새로 나온 펜을 보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마리-조세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