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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온뒤하늘 Jun 08. 2023

Belonging의 반댓말: Fitting in

[성장크루] 생각조각#3: 방해요소 - 두려움

    앞선 글에서 말한 공식으로 돌아가봅시다.


[성과/능률] = [잠재력] - [방해요소]


    아주 심플하지만 강력한 이 공식은 빠르게 성장하고,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천재성에 대한 이야기가 [잠재력]의 영역에 해당한다면, 이번 글에서는 방해요소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방해요소는 굉장히 다양합니다. 완벽주의, 과한 열정,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나 감정 조절의 어려움, 바쁜 일정이나 과도한 업무 등 수많은 요소가 우리가 가진 잠재력을 저해하고, 천재성을 가둡니다. 그중에도 특히 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대표주자 세 놈이 있습니다.



두려움 - Fear of others


    첫째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비칠지, 내가 어떻게 평가될지에 대한 걸 신경 쓰느라 주어진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눈치를 봅니다. 인정받지 못할까, 거절당하거나 버림받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도 공존합니다.


    인간은 애초에 혼자 존재할 수 없도록 태어납니다. 갓 태어난 아기를 떠올려 보세요.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부모의 밀착 보살핌이 있어야만 무언가 할 수 있는 존재로 자랍니다. 계속 성장하는 과정은 여전히 미완의 존재이나 더 나아질 뿐이고, 결국 미완한 존재로 죽어갑니다.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태어나면서부터 만난 가정, 학교, 회사에 이르기까지 확장되는 사회에 속해서 살아가죠. 그 사회에 소속되고,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 존중받고 싶은 마음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욕구입니다.

    다만, 나로서 존중받고 싶은 욕구를 채우려고 먼저 존중의 태도를 보이거나 관계를 위해 노력하는 것과 사회로부터 소외되거나 도태될까 두려워서 온갖 가면을 쓰고 나를 감추며 그들이 좋아할 만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건 너무 다른 얘기죠.



    Belonging (소속감)의 반대말은?



여러분은 소속감의 반대말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소속의 욕구와, 버림받고 싶지 않은 욕구가 강한 사람이기에 Belonging의 반대말은 Rejection이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최근 읽은 한 문장이 소속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바꿔주었어요.


"Belonging의 반대는 Fitting in이다"


    Fitting in의 사전적 의미는 '어울리다, 조화를 이루다'입니다. 조금 더 풀어서, 어떤 그룹에 fitting in 하는 것은 그 그룹과 어울리기 위해,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애를 쓰는 일이기도 해요. Belonging은 내가 나로서 존중받고 인정받는 <소속감>의 영역이라면, fitting in은 어떻게든 소속되기 위해 애쓰는 마음이겠죠. 둘의 차이는 생각보다도 엄청납니다.





두 가지 마인드셋 - Fitting in vs Belonging

    

    Fitting in 마인드셋<그룹>이 중심이 됩니다. 그룹이 원하는 것, 기대하는 것, 평가하는 방식에 맞춰 나를 바꿉니다. 적응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사실 가면에 가깝죠. 이 가면이 두꺼워질수록, 나는 숨이 막히게 됩니다.


    제 얘기를 해볼까 해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아싸라는 개념이 발명되기도 전 아싸였지 싶어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겉도는 아이, 말수가 적고 리액션이 거의 없는 소심한 아이였다가, 초2 여름방학부터 2년 간 파리를 다녀오고는 제일 나대는 아이, 개그캐, 장기자랑에 항상 나가 춤을 추고, 심지어 전교회장까지 할 정도로 나서기를 좋아하는 아이로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중에도 저는 '똑똑한 사람', '뭐든 잘하는 사람'으로 보이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때는 잘 몰랐어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더 정확히 말하면 '소외당하거나 거절당하기 싫은 두려움'이 그런 변화를 만들었다는 걸. 누군가가 제가 부끄러워하는 부분을 반 친구들에게 공개하거나, 스스로 자신 없는 부분을 선생님이 시켰을 때 심장이 뛰고 벌거벗은 느낌이 드는 경험들이 꽤 있었구나는 돌아보니 깨닫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privacy나 비밀 이야기에 민감하고, 제가 없는 곳에서 저에 대해 오가는 얘기들에 크게 반응하는 제를 발견하기도 해요.


    <그룹>이 중심이 된 Fitting in 마인드셋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눈치 보고, 완벽주의가 강해지고,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기도 하죠. "내 본모습을 알게 되면 그들도 나를 떠나겠지?" 하는 생각이 연애에서도, 모임이나 커뮤니티에서도 불쑥불쑥 올라오곤 합니다. 그들이 보는 내 모습이 진짜가 아니라는 걸 나 스스로도 알고 있다는 뜻이죠.

    

    가면이 두꺼워질수록, 나 자신과의 연결은 희미해집니다. '진짜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것에 희열을 느끼고 무엇에 슬퍼하는지를 눈치채지 못하게 돼요. Fitting in 하기 위해 만든 사회적 자아와, 타고나서 외면당한 본자아 사이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그 빈 공간의 공허가 결국 우리 마음을 무너뜨리고, 삶의 허무를 느끼게 하고, 많은 내면의 문제를 야기합니다.



    Belonging 마인드셋<나>에서 시작합니다. 나의 욕구와 가치, 호불호나 취향 등이 존중받는 곳에서 내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를 희망하죠.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자기 이해' '자기표현'을 중요시 여깁니다. 우리가 Sense of belonging (소속감)을 느끼는 관계나 그룹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이미 비슷한 가치관, 취향, 관심사, 등이 있는 사람들과의 연결입니다.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얼마든지 자기표현을 해도 그게 뭔지 이해해 준다는 믿음이 깔리기 때문이죠.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아이돌 팬덤이나, 영화덕후 모임입니다.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며 Fitting in 하고 살다가, BTS를 함께 사랑하는 친구와 콘서트를 다녀오며 쉬지 않고 나누는 대화에서 진정한 연결과 소속감을 느끼는 친구, 마블덕후들의 모임에 가서 '어떤 히어로가 가장 멋진가'에 대해 침 튀기며 토론할 때 인생에서 가장 큼 희열을 느끼는 지인의 이야기들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하나의 공통분모로 모일 때 소속감을 느끼지만, 이는 <나>라는 복합적인 존재의 일부만의 연결이기도 합니다. 보다 큰 의미에서 소속감을 만드는 두 번째는 방법은 존중과 신뢰를 기반으로 '자기 이해'와 '자기표현'을 지속하는 방법입니다.

    알콜중독자들을 위한 AA모임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죠. 공통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모인 것은 첫 번째와도 연결되지만, 그들은 모여 삶을 나눕니다. 나의 부족한 부분이나 깊은 내적 갈등을 공유하고, 함께 모인 사람들은 이를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수용합니다. 내가 온전히 나여도 괜찮다는 신뢰, 서로의 다름이나 부족함도 있는 그대로 존중한다는 믿음이 깔린 관계는 다른 레벨의 소속감을 만듭니다.




    좋은 인연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던 때, 제가 가진 다양한 모습을 감추고, 단지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면을 쓰는 것은 나와 상대 모두에게 독이 되는 일이라며, 형은 저에게 이런 조언을 해줬습니다.


네가 시속 160km의 직구를 던지는 투수인데, 상대가 공을 못 받을까 봐 시속 140km의 공만 던져줘야 한다면, 그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관계가 아닐까?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방해 요소를 없애는 (최소화하는) 방법은 무게중심을 <나>로 돌리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어요.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보다는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나의 장점이나 가치관, 취향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종류의 공을 잘 던지는 사람인지에 집중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인생은 어떻게든 Fitting in 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 아니라, 내가 Belong 할 수 있는 곳들을 보물찾기 하듯 찾아다니는 여정이 될 거예요.

    





    [성장크루]는 Misfit들의 모임입니다. 사회의 규칙, 누가 만든 지 모르겠는 국룰들에 순응하지 않고 나답게 살아가고 싶어 Fitting in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일은 평가하되 사람은 평가하지 않는다는데 합의한 사람들이 모일 때 느끼는 신뢰안정감은 꽤 놀랍습니다.


    이러한 신뢰를 기반으로 마음껏 '자기 이해' & '자기표현'의 과정을 반복합니다. After all, 성장은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가 보다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얻었는가가 결정하니까요. 다른 무엇보다 본연의 나를 발견하고 크루와 공유하는 과정은 언제나 소중하고 감격스러운 순간들입니다.


    가장 나다운 모습을 추구하며, 나의 유니크함에 당당해지고픈 사람들이 만드는 크루문화 안에서, Fitting in을 거부하기에 진정으로 Belonging 할 수 있음을 배웁니다.


    [성장크루]는 당신의 성장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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