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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제로 Apr 09. 2024

그냥 술집 사장이 되어가는 씁쓸함에 대해.. 2

술을 팔며 다른것을 기대하였네

지난 1년간 라운지바에서의 시간들을 사랑해 주고 아껴주는 단골들이 하나둘 생겨나는 동안 저는 끊임없이 손님들과 저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었던 거 같아요. 벨포크나 르네상스 시대에 있을법한 진정한 살롱문화와 그 속에서 서로 안전하게 신뢰하고 함께 발전해나가는 공동체를 만들겠노라 말이죠.


다시금 생각해 보면 영화에서나 볼법한 자유로운 영혼들을 위한 쉘터 같은 공간과 시간을 만든다는 게 말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게 아닌데 말이죠. 제 말을 듣고 환호와 응원, 그리고 비전에 대한 갈망을 함께 나누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날수록 시간적 문제만 있을 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런 마음들에 힘입어 수입사업 보단 그들 개개인에게 더욱 집중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어쭙잖은 조언들을 건네며 장밋빛 미래가 언젠간 알아서 와주길 막연한 기대감으로 시간을 보내왔던 거 같아요.


물론 많은 이곳에 사람들이 함께 성장들을 하고 보다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나누는 풍경까지 거짓은 아니라고 믿어요. 다만 그것이 저마다 바람이 달랐을 뿐이고 그걸 인지하지 못한 채로 술을 팔며 우리는 시간과 커뮤니티를 서비스하는 것이라는 자화자찬에 빠져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에 빠져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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