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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스터제로 Apr 24. 2024

그냥 술집 사장이 되어가는 씁쓸함에 대해.. 4

이곳에 오지 않고도 행복하길 바라요

찰나로 바라보면 고요하고 평온한 시간일 테지만 텅 빈 업장을 바라보며 적적한 마음에 젖어들어요.


저는 술을 파는 사람이에요. 위스키와 칵테일등 한 잔의 술을 파는 이곳은 혼자 오는 손님들이 많아요. 외롭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듣고 싶은 대답이 있을 때 이곳을 찾아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죠. 네 맞아요, 이곳은 어쩌면 술보단 이야기가 고픈 이들이 찾아올 거예요. 그래서 진심을 담아 다가가게 되죠.


모두 건강하면 병원은 필요 없잖아요? 분명 이곳을 찾지 않음은 좋은 소식인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좋은 소식까지 들려준다면 더욱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될 거 같지만. 저는 그 시간까지는 함께 할 순 없는 그저 순간의 공허함을 달래는 술집의 사장인걸요.


어쩌면 이곳이 존재하지 않게 되는 그날이 오길 바라고 있을지도요. 그럼에도 쉽사리 닫지 못하는 적적한 마음만은 어쩔 수가 없어요.

하지만 진심으로, 이곳에 오지 않고도 행복하길 바라요.

 

MIDNIGHT SOCIETY

Our night is more beautiful than your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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