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생각 | 노트>
일어난 시각은 7시경. 희뿌연 안개가 피었던 바깥을 잠시 내다본 뒤 다시 잠이 들었다.
가끔은 화가 난다. 말과 글에 "어떠해야 글이다"는 당위를 만날 때마다 그 입을 짓이겨 주고 싶고 그 손가락을 잘게 부수어 던져버리고 싶다. 그 분에 이기지 못하는 화를 누르고 침묵으로 뒷짐을 진 채 어슬렁거리다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어깨는 굳었고 머리는 지끈거렸으나 목줄을 끊고 하얀 털 온 몸에 진흙 투성이가 된 달이를 보고 마음이 풀렸다.
펜으로 어디 어느 곳에 앉은 이들이 혹은 어디에 이르렀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정직" 운운하면서 글이 소박해야 하네 어쩌네 하는 말을 할 때 나는 역겨움을 느낀다. 가장 정직한 것이 화려한 글은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나는 말한다.
"자유로워라. 마음껏 사유하고 인간의 사유에 제한을 두는 소박한 문장 만큼 사악한 글은 없다!"
파괴해야 할 것이 정직이라면 그것은 파괴해야 한다. 그것은 더 이상 정직이 아니다. 사랑이라면 그것 역시 파괴해야 한다. 사랑이 인간을 옥죄고자 한다면 차라리 자유로운 욕망보다 아름다운 사랑은 없다.
정직한 문장과 소박한 글에 침을 뱉자... 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