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볕 May 03. 2021

우린 서로 다른 사람

그럼에도 사랑할 수 있을까

헤어짐의 이유


그는 내가 만났던 사람 중에 제일 힘든 사람이었다.


사랑했던 사람을 미워하게 되는 건 두번 겪게 되었는데 지금 나는 그를 미워하게 된 사실이 마음 아프고 안타깝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우린 서로 너무 달라서 헤어지는 거라고' 나는 가만히 생각해보았다. 나와 같은 사람, 그와 같은 사람은 세상에 존재할까.


나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혹은 나와 다른 모습이 멋져서 수만가지 이유로 우리는 사랑하게 되었는데 우리가 헤어진 이유가 다르기 때문이라니. 다른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싫어하는 이유를 찾아서가 아닐까 싶다.


드라마 <런온> 마지막 장면 중
출처: JTBC 드라마 <런온>


‘우리’는 우리여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내면 되지



오미주 : "아마 우리는 평생 서로를 이해 못하겠죠?"

기선겸 : "응 서로 다른 사람이니까"


오미주 : "저 사람은 저렇구나 나는 이렇구나. 서로 다른 세계를 나란히 나둬도 되지 않을까?

그러니까 우리 서로를 이해 못해도 너무 서운해하지 맙시다! 그건 불가해한 일이고

우리는 우리여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내면 되지"


기선겸 : "내가 사랑한다고 말한 적 있던가요? 지금인 것 같아서"

오미주 : "우리가 사랑을 말할 때?"

기선겸 : "사랑해요"


오미주(신세경)와 기선겸(임시완)은 드라마 <런 온>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면서도 사랑을 확인한다. 둘은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고 다른 삶의 가치관을 가졌지만 함께 달려가는 그 길이 서로에게 위로와 큰 힘이 된다는 걸 소중히 여긴다. 그리고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더라도 그(그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우리'이기 때문에 행복한 순간들을 함께 하고자 한다.


'우리'의 슬픔


그와 나도 '우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말하기 좋아하는 그의 이야기를 말 주변이 없는 나는 들어주기 좋아했고, 성격이 급한 그가 간혹 불안해할 때 좀더 느긋한 내가 괜찮다며 안심시켜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을 져버리게 된 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좋았던 순간, 좋은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된 일이.


나는 그를 이해하는 만큼 이해를 바랬고, 그는 결국 나를 이해하지 못했다.


런 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