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 출신 형사 전문 변호사
제가 경찰, 변호사 20년 이상 일하면서, 단일 범죄 유형으로는 사기 사건을 가장 많이 다루었던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사기 피해들을 보면서, 사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고, 아래 2가지 정도를 말씀드리면 어떨까 합니다.
첫 번째는 욕심이 드는 순간,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현재 제시된 조건이 어떤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인생에 3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워낙 유명해서, 이번에 나한테 그 기회가 왔구나. 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번 기회가 정말 그런 기회인지, 내가 이 기회를 만나기 위해 노력한 것이 있는지 한 번만 더 생각해보기를 바랍니다. 나아가서 왜 나에게만 이런 기회가 왔는지, 그리고 상대방이 제시하는 조건이 과연 현실 가능한 조건인지도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캄보디아 취업사기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 내용을 보면, 월 1천만원 이상의 수익 보장, 숙식 제공, 항공권 제공 등의 내용으로 해외로 오게 한 뒤에, 범죄에 가담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보이스피싱 전달책 관련, 대환대출이라고 해서, 본인이 현재 부담하고 있는 대출의 금리는 10%대인데, 그보다 낮은 7-8%대의 대출로 갈아타게 해준다는 수법이 유형한 적이 있었습니다. 금리를 낮춰준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실상은 대출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거래 실적이 필요하다면서 회사 돈을 보내줄테니 그것을 뽑아서 전달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체를 하라는 식의 요청을 하였던 것입니다. 별다른 생각 없이 이 과정을 시키는 대로 했던 사람들은 보이스피싱 전달책이 되어서, 심한 경우 구속되어 실형을 살아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례에서, 제가 말씀드렸던 것. 왜 나에게 숙식제공 하면서 월 1천만원의 수익을 보장하는 자리를 제공한다는 연락이 왔을까. 왜 나에게 금리를 낮춰주는 대출 제안이 들어왔을까 라는 점을 먼저 생각해 보시면 좋겠고,
상대방이 제시하는 조건, 즉 월 1천만원 수익 보장, 대출을 위한 거래실적 쌓기 라는 것이 과연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대환대출 보이스피싱 전달책으로 조사 받거나 재판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왜 그런 제안을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 라는 것입니다. 내 예상보다 큰 이익의 제안이 나에게 들어올 때, 잠깐 멈춰서 왜 나에게만 이런 제안이 왔는지, 이 제안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한 번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욕심에 눈이 가려져서 인생의 큰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욕심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서, 가까운 지인이나 힘든 상황에 있는 지인이 사정을 하면서 한 두 달 내에 꼭 갚을 테니 3천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사기 피해자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있을까요? 핵심은 증거를 남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까운 사이, 믿을 만한 사이에 어떻게 차용증을 남깁니까? 사기 피해를 당하고 찾아오시는 많은 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그렇게 차용증도 못 남길 만큼 가까운 사이였던 사람이 어떻게 했나요?
금전 거래가 있게 되는 과정, 돈을 갚기로 한 날짜에 대해서 꼭 기록을 남기시기를 바랍니다. 과정이 필요한 이유는 나에게 차용 목적을 속이고 요청을 하는 경우, 이런 것도 사기 고소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차용 관계에서는 변제하기로 한 날짜, 이자 등 핵심 적인 부분을 반드시 차용증으로 남기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약속 어긴 후, 독촉까지는 아니더라도, 변제하기로 한 날이 지났다는 점을 알리는 문자메시지 등을 남기시기를 바랍니다. 상대방은 차용이 아니라 증여받았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내가 변제기가 지났음에도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면 아무래도 상대방의 증여 주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위 내용이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