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 여행리포트
-나에 대하여
여행을 좋아한다.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 떠났던 첫 여행지는 도쿄였다. 서울 몹지 않은 대도시의 번화가. 반짝이는 불빛 속에 퇴근을 하는 여느 직장인의 모습, 내가 처음 경험한 ‘대한민국’이 아닌 그들의 일상이 궁금해서 떠난 여행지였다. 힐리의 숲과 거리가 먼 대도시의 모습.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그 속의 ‘나’란 사람은, 그냥 일상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떠났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여행을 다니는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도시를 누빌 수 있어서 좋았고,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내가 부러웠다. 여행을 다녀오고 난 후 시험을 막 끝내고 간 여행이었던 터라, 앞일에 대해 무언가 생각을 하고 한국에 돌아가면 무언갈 해야지 라는 생각 따윈 거의 없었다. 오로지 그때의 내 감정에 집중한 여행이었다.
끝난 후 아무것도 남지 않는 여행이란 없겠지만, 여행 동안의 내 감정과 경험들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는 여행이란 의미가 점점 얕아져 간다. 그때 이후로 나는 여행 동안에 순간의 감정과 내가 했던 말, 들었던 말, 보고, 느꼈던 사실들에 대해서 기록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녀오게 된 여행 이후, 이따금 다시 그때 기록했던 그때의 내 모습 들을 문자로 기억해내면서, 내가 어떤 말들에 자신감이 있고 부족함이 있는지, 어떤 점들은 계속 성장시켜 나아가야 하며,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들은 어떻게 절제를 해야 하는지가 조금 보이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기록으로 여행하는 방식, 나의 성장을 위하여
끝없이 성장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여행을 떠나고 싶다. 얼마 전 떠났던 남해의 자연들을 보면서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무의미한 감정들이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의미한 감정들이 그때 그 여행지에서 기록해놓았던 모든 생각과 행동들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결국은 ‘기록’해놓았기 때문에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일종의 알고리즘처럼 연결되어가면서 새로운 기록이 되고 계획과 미래가 되는 것 같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최선을 다하자
일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침 8시까지 출근해서 6시가 다 되어서야 퇴근길에 오른다. 퇴근길 1시간 동안 세상은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유튜브를 듣는다. 어영부영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책상에 앉아 자기 계발을 한다(지금은 곧 있을 AFPK 시험 준비 중이다) 다하고 30분가량 운동을 하면 시간이 벌써 밤 10시다. 이제야 좀 쉬나 싶을 텐데, 좀 아쉽다. 그래서 소파에 앉아 부동산 공부를 한다. 다하면 어느새 잘 시간이 된다. 주말은 두말할 것도 없이 더 바쁘게 흘러간다. 비록 6월에 있을 AFPK1과목 시험의 합격여부에 따라 내 감정의 온도는 많이 움직일 것이다. 이것을 위해 다른 해야 할 것들을 포기해야 하고, 그만큼 시험이 끝나면 보란 듯이 다 채워 넣어야 한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정말 최선을 다하자.
시험이 끝난 후 또 나는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 기록을 하고, 쓰고, 읽고, 다시 되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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