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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정목 Jan 31. 2024

소진(消盡:점점 줄어들다 다 없어짐)


요즘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키워드는 "소진"입니다. 참고로 "소진(消盡)"은 자동차에 연료가 소진이 되고 있는 것 같아라는 문구에서 쓰이는 "점점 줄어들다 결국은 다 없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차피 저의 인생은 이 세상을 위해서 사용되다가 소진되어 결국에는 없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이 세상 또는 저를 아는 지인 또는 제 주변의 고객들 그리고 구독자들 사이에서는 제가 희미해지는 때도 있을 것이고, 어떤 순간에는 빛이 나는 순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저라는 존재는 "소진"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과연 어떤 의미로 소진이 되는 것이 저 다운 모습일지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 스스로에게 항상 다짐하는 것은 "소진"이 되는 모습에 실망을 하지 말자는 것입니다. 


살다보면 수입이 줄어들 수도 있고, 직장을 그만 둘 수도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아플 수도 있고 그래서 내가 아는 지인들보다 일찍 죽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한 이치인 것을 가지고 제 스스로에게 실망을 하거나 비관을 해서는 안 되기에, 제 스스로에게 "소멸"되고 있음을 의식적으로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소진"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만병의 원인이 스트레스라고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열심히 하고 더 발전을 하기 위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는 반드시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삶에 필수적으로 생길 수 밖에 없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소진"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일정한 스트레스 레벨은 유지를 하면서 그 이상이 넘어가면 조금씩 줄여가면서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유지를 하려고 합니다. 그 정도의 스트레스가 있어야지만 제가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몇 일간은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일종의 현실 도피를 하는 편입니다.



에너지의 경우에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잠도 많이 자고, 먹을 것도 잘 먹고, 여러 면에서 모든 것들이 잘 풀려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더라도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소진"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순간적인 집중력은 좋지만 그 집중력을 아주 오래 끌고가는 것에는 뛰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짧게 끊어서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업무 환경이 그렇지 못한 날에는 모든 에너지가 소진이 되고 방전이 되는 날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에너지가 조금씩 소진이 되면 다시 충전을 하고, 다시 소진시키고 다시 충전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물론 제 주변 환경을 제가 항상 조종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이런 날은 많지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무적인 "소진"에 대해서도 인정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저의 능력이 바닥이 나는 때가 오면 저축할 수 있는 여력보다는 소비의 양이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렸던 것들을 평생 누린다고 하면 그거야 말고 "기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세상에 기적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면, 저 또한 그런 기적을 누린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내리막길을 걸어서 내려가야할 때를 기다리고 있고, 그런 때를 대비해서 항상 열심히 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곳간이 가득 차 있더라도 언젠가는 텅텅 빌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조금이라도 채워진 곳간을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지만 이 또한 제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비어가는 곳간을 볼 때마다 두렵기도 하고, 불행하다고 느끼기도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아오면서 열심히 채웠다면, 비우는 것에도 미련을 갖지 않고 저의 자산이 "소진"되는 것을 인정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지금부터 심리적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소진되는 것을 잘 채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채워진 것을 잘 소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 또한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사랑을 받고 있지만 이미 지금부터 소진이 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던 것처럼 언젠가는 완전히 잊혀질 날도 있겠죠. 


"소진(消盡:점점 줄어들다 다 없어짐)"...요즘 제 머리 속에 가장 깊게 박혀있는 단어입니다. 



블로그 / 더 많은 정보 및 상담신청 : https://blog.naver.com/cell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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