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정말 대단한 나라가 맞습니다. 1950년에 전쟁으로 30년간 엄청나게 망가진 나라가 이렇게 전 세계가 알만한 국가로 발전하는 것은 정말 찾기 어려운 일입니다. 전쟁이 나기 전에도 특별할 것이 하나도 없던 나라가 이렇게 된다는건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의 기적같은 일입닌다.
유럽에서도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여러 전쟁들이 있긴 했지만 이미 지구라는 행성에서 주류에 속했던 경제국들이었기 때문에 다시 일어서는 것이 아무 것도 없던 나라였던 대한민국의 일처럼 대단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대단한 대한민국의 과거라고 해도 그것이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그렇게 대단한 과거의 역사가 현실을 올바르게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명백한 "섬" 나라입니다.
북한이라고 하는 또 다른 나라(?)와 경계를 같이 하고 있지만 그 나라를 절대로 통과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완전한 내륙 고립국이라고 할 수 있는 몽골보다도 더 최악의 위치라고 생각이 듭니다. 몽골은 대한민국과는 달리 주변 국가와 소통도 하고, 왕래도 하고, 그들의 영공, 영토 등을 드나들 수 있습니다.
결국 자동차로 국경을 넘어본 경험이 없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어딘가를 갈 때에는 배와 비행기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또 다른 섬나라인 일본, 필리핀, 호주 등과 다를 것이 전혀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언어는 대한민국에서만 유일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과 결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또한 TV 등에서 자막 등을 사용하지 않고, 모두 더빙 등을 이용하면서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노출에 제한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다른 언어로 된 특히 대중 언어인 영어로 된 여론 등 다양한 의견 수렴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결국 누군가가 정리를 해 놓은 "한글"로 된 정보만을 대부분의 국민들이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한글로 정리하는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국민들의 생각과 가치관 그리고 학습적인 부분이 통제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유일한 언어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사는 것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여러 생각과 문화를 섞어볼 수 있는 기회를 유일한 언어인 한국어가 방해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한국어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언어를 지키면서 또 다른 언어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을 한다면 개방성이 높아지겠지만, 공교육에서 영어 교육은 사실 실용성이 너무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지금까지는 대한민국은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볼 수 없는 엄청난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이 시기는 주로 195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 성장을 함께 한 세대들의 마음속에도 이런 자부심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이런 자부심은 더 큰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본인이 보고 자란 것들 그리고 본인이 행동으로 옮긴 것들이 최고의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의견이 맞는다는 생각이 강하고 이것은 다른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대에 주로 자라온 세대들이 정치적인 부분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생각과 말들을 정치인들에게서 듣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정치인들은 또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국민들이 뽑고 있습니다. 결국 과거의 발전의 자랑스러움이 되는 경험이 어떤 면에서는 미래의 발전을 막고 있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기업인이라 불리우는 장사꾼들은 그나마 정치인들보다는 훨씬 더 개방적입니다. "스스로" 먹고살기 위해서 무언가를 만들고 팔려고 하면, 고객의 취향에 맞춰줘야 하며, 시장이 원하는 것이라면 자신이 지금까지 만들어보지 못한 것도 어떻게 해서든지 만들어서 팔야야 합니다.
그래야지 무언가를 팔아서 돈을 마련해서 자신이 먹고살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치인과 같은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릅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고집만 피우고 있어도 "남들"이 먹여살려주기 때문에,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서 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가만히 앉아있으면 뭐든 떠다 먹여주니, 변하는 세상에 민감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변화에 민감한 사람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니, 그냥 변하는 세상에 민감한 척을 하는 것이지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면 본인이 굶어 죽는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용은 전혀 모르면서 친구가 좋은 차를 가지고 다니면, 그 친구가 돈도 잘 벌고 잘 사는 것처럼 친구들은 이야기를 합니다. 내용을 이해하기보다는 한두 가지 포인트만 보고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판단하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행동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자세히 알기보다는 삼성전자, SK 하이닉스가 있으니 뭔가 대단해 보이고, 현대차가 있으니 뭔가 대단해 보이는 것에 국민들은 스스로도 대단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해외여행을 갔다 왔는데 길거리에 현대차가 많으니 기분 좋고, 호텔에 LG 티브이가 있으니 기분이 좋고, 뉴스를 보니 젠슨 황이 이재용, 정의선이랑 치킨 먹으니 뭔가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니 우리나라도 대단하고 거기에 살고 있는 나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요즘 대한민국의 원화가 엄청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미국 달러도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강세가 아닙니다. 그냥 약간의 약세를 "유지" 하고 있습니다.
그런 "약세를 유지하는" 미국 달러에 대해서도 엄청난 약세를 보이는 대한민국의 통화는 지금 미국의 월가에서도 리포트를 낼 정도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의 어떤 화폐와 비교를 해도 대부분 대한민국의 원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언론들이 자꾸 대한민국 국민들이 미국 주식 등의 해외 투자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해외 주식 투자를 해서 생기는 수익에 대해서 22%의 양도소득세를 33%로 올려도 그 누구도 뭐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너무 잘났는데 이런 원화의 약세는 나라의 책임이 아니라 국민들이 달러로 너무 투자를 많이 해서 그런 것이야. 그러니 못 하게 하려면 양도세를 높여서 거래를 주춤하게 만들고, 국내 주식으로 투자를 하도록 유도를 해야 해."라는 생각이 시작점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결국 운 좋은 개인들은 대한민국에서는 잘 살진 몰라도 결국 전 세계적으로는 뒤처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또 탄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세율이 얼마나 높은지를 모릅니다. 왜냐하면 다른 나라의 세율에 대한 이야기를 날 것으로 듣지 못하고, 누군가 한국말로 바꿔준 것을 읽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똑같은 월급을 가지고 일해도 훨씬 더 많은 돈을 주머니에 넣을 수 있고, 더 많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으는 곳이 너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그러려니 하면서 지내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났으니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대학을 나와야 하고, 한국에서 직업을 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한국에서의 삶이 고달픈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서, 수능을 잘 보기 위해서 모두가 좁은 구멍으로 뛰어드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차로 국경을 넘어가면 또 다른 세율, 화폐, 물가, 물건, 기회 등이 있다는 것을 아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유일한 언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정보를 얻는데 한계를 느끼고, 섬나라이기에 이동의 불편함으로 인해서 더 많은 정보와 기회를 얻지 못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이자 한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한계를 뛰어넘는 개인이 있다면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삶을 통해서 배우고, 느끼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우물을 나올 수 있는 개구리라면 우물은 빌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개구리는 그 우물의 삶이 좋지 못하더라도 그냥 거기에 머물면서 인생을 보내는 것입니다.
우물을 벗어난 개구리는 또 다른 위험 속에서 객사를 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회가 엄청난 금전적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한 마리의 개구리가 언젠가 생을 다할 때, 나의 인생은 그래도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말하는 것입니다.
자주 말씀을 드리지만 절이 싫다면 중이 절을 떠나면 그만입니다. 다만 절을 떠나도 어느 정도는 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중이 되기를 바랍니다. 중이 성공을 해 봐야 얼마나 성공을 하겠습니까? 그냥 절을 떠나 다른 절에 가서라도 소소하게 행복하면 그만입니다. 다만 행복한 중이 되려면 절을 떠날 용기와 약간의 능력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