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latwhite Jun 05. 2022

바보일상 일상바보

스트레스는 사람을 바보로 만든다. 요즈음 바보다. 내가 한 말은 아니고, 명상책 저자가 한 말이다. 날 바보로 만든 스트레스는 첫 번째 일에 치여서, 두 번째 마음대로 되지 않는 애정사 때문이다.


한 달 전 회사에서 제일 바쁜 부서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어느 정도 내가 원해서 간 부서이기도 했지만, 바빠서 스트레스를 받았다기 보단, 컨트롤타워 없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상황이 싫었다. 그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 사람이 책임자가 아닌 참여자인 나라는 사실. 그렇다고 내 뜻을 그대로 받아들여주지도 않았다. 나는 결국 병이 도졌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잠을 못 자는 병. 몇 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매일 밤 12시에 퇴근하는 스케줄을 감당할 만큼 난 건강하지 못했다. 제정신이 아닌 채로 반복되는 일상을 겨우 버텨내고 있다.


두 번째 스트레스는 마음 깊이 만난 남자 친구와 헤어지고 붕 뜬 채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내 마음이다. 잃고 나서야 안다지만, 모든 것들이 내 탓 같은 그런 시간들을 보냈다. 마음을 다 잡고 일상에 집중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려 했지만, 붕 뜬 채로 땅에 발을 딛긴 어렵다. 내가 나를 또 함부로 대하고 그 함부로 대함이 나를 또 아프게 한다.


스트레스에 잠을  잤다는 핑계로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회사에선 상사에게 짜증을 냈고, 판단력은 흐려질 대로 흐려져  써도  돈을 흥청망청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마음이 많이 아팠을  선생님이 그랬다. 화내도 괜찮지만 후회하곱씹는   좋다고. 후회 오지게 된다, 요새.  괜찮다.


괜찮지 않지만, 이러다 또 균형을 잡아갈 거다. 늘 그랬듯. 이렇게 또 바보 같은 일상을 보내고, 바보같이 일상에 충실할 거다. 다시 두발로 단단하게 서있을 나로.



#일상 #불안 #행복

매거진의 이전글 새해 목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