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 이보 이모덕에 세상 든든한 초보 엄마 이스. 이모부자 손엘림 :)
이모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엘림이 이야기입니다.
저희 자매들은 서로 이름 앞 두 글자씩만 따서 애칭으로 부릅니다. 지은 언니 대신 이지, 보람이 대신 이보, 스스나 대신 이스. 엘림이에게는 큰이모 이지, 막내이모 이보가 있습니다.
엘림이의 이모들은 엘림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큰 도움이 돼주었답니다. 임신 초기, 날마다 토하며 이어지던 입덧으로 인해 저는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었고, 입덧이 끝나자 먹고 싶은 한국음식만 가득가득 생각나는 먹덧으로 또 한 번 괴로워졌습니다. 임신 16주 차가 되던 올해 1월 초, 엄마의 환갑 생신을 축하해드리러 한국에 3주간 다녀왔었습니다.
출산, 육아 경험이 전혀 없는 저는 한국에 간 김에 친자매들의 도움을 받아야겠다 작정을 했었지요. 임산부에게 필요한 것들이며, 신생아 육아에 필요한 물품에 대해 무식할 정도로 모르는 초산부는 그저 모든 필요한 것들을 뉴질랜드에 가져갈 수 있도록 주문해달라고 자매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이미 출산과 육아 경험이 있는 언니와 동생은 머리를 모아 저 대신 리스트를 만들고 필요한 수량도 꼼꼼하게 점검해 주문해주었습니다. 물려받을 수 있는 육아용품이나 임산부 용품도 꼼꼼히 챙겨줬고 제가 할 일이라고는 언니가 몸살 날 정도로 진땀 흘리며 짐가방에 꾹꾹 담아준 넘치는 임신&육아용품을 챙겨서 출국하는 일 뿐이었습니다.
출산 전 엘림이 방을 꾸미고 육아용품들을 정리하고 아기 빨래를 해두면서 대체 이건 어디에 어떻게 쓰는 물건인고... (육아용품 무식자ㅋㅋㅋ) 왜 이 물건에는 구멍이 있는 것인가! 등등 너무나 한심한 질문들을 자매들에게 카톡으로 쏟아낼 정도였지요.
출산을 하고서 엘림이를 키운 지 13일. 날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필요한 모든 육아용품이 있어요. 게다가 필요한 만큼 있어요.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있어요. 날마다 고마워지는 마음입니다. 꼼꼼하게 챙겨준 언니와 동생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져서 육아용품을 하나씩 꺼내 쓸 때마다 울컥울컥 합니다.
돌발상황에는 또 얼마나 빠른 해결책을 주는지 육아에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의지하게 됩니다. 지난밤에 갑자기 코가 막힌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씩씩거리며 잠을 설치는 아가 엘림이가 안타까워 어쩌면 좋을지 조언을 구하자 언니는 생리 식염수를 사서 코에 한 방울씩 넣어주면 된다더군요. 세상에.. 약국에서 정말로 아가 코에 넣어주는 용도로 된 전용 생리 식염수를 팔더라고요. 엊그제는 아가 엘림이가 추워하는 거 같아 체온을 재어보고 싶어서 언니가 사준 체온계를 꺼냈는데 사용법을 몰라 물어보기도 했고요.
저는 지금 모유 수유 후 부족한 양만큼을 분유로 대체해주는 혼합수유 중입니다. 큰이모 이지언니는 제 수유텀이나 모유량 계산법, 아기의 수유에 따른 아기 수면시간 예측까지... 아기 엘림이의 모든 수유 기록을 때마다 봐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큰이모 이지를 젖엄마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막내 이모 이보는 친정엄마 오시는 편에 모유 실감 젖꼭지로 불리는 젖병을 한가득 사서 선물해줬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젖병을 물리기 시작하면 큰 노력 없이도 콸콸 나오는 우유의 맛을 보고선 엄마의 젖을 빨지 않으려 한다고 해요. 아무래도 온 힘을 다해 빨아야 할 테니까요. 이보 이모가 선물해준 젖병은 엄마의 젖꼭지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꼭지가 달려있어서 모유를 먹는 느낌이 나는 젖병이라 엘림이는 유두혼동 없이 엄마 젖도 잘 물고 젖병도 잘 물며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요즈음 젖엄마 이지이모는 피아노 전공을 한껏 살려서 매일 아침 아가 엘림이가 들을 클래식 한 곡씩을 추천해 줍니다. 아가 엘림이도 클래식이 싫지 않은지 악기 소리에 반응하며 자네요.
- 2018년 7월 8일, 엘림이 태어난 지 13일째 되던 날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