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일 아침
2024년
이천이십사 년
숫자를 한글로 쓰는 것만큼이나 어색하다.
첫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해 이틀 휴가를 받은 것만큼 어색하고, 스노우보드는 힘들어서 죽어도 못 타겠다던 둘째 아이가 S자 턴을 하며 재미있어하는 것만큼 어색하다.
낑낑거리며 딸아이들의 부츠를 단단히 메어주며 ‘다치지 말고 조심해서 타라’ 잔소리와 함께 두 아이를 배웅하고 여유롭게 숙소 거실에 앉아 아내와 함께 마시는 커피만큼 어색하다.
나이 들어 노쇠해져 가는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만큼 어색하고, 내가 기억하던 어머니, 아버지의 모습이 우리에게서 보이는 만큼 어색하다.
‘뭐가 저리 재미날까’ 얼굴에 가득 핀 함박웃음이 이쁜 만큼 어색하고, ‘참 좋을 때다’ 기억날 듯 말 듯 아련한 느낌만 남아있는 마음만큼 어색하다.
하지만, 익숙해지겠지.
어색한 날이 하루, 이틀, 사흘, 나흘… 그리고 일 년, 이년 지나면.
2024년만큼 어색하게 다가온 나의 중년을 어색한 웃음으로 맞이해 본다.
어서 와, 중년은 처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