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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리 Oct 11. 2021

커리어 성장의 관점에서의 CX

  스타트업에서 일한 지도 벌써 5년 차가 되었다. 스타트업에 발을 떼게 된 첫 시작은 플랫폼 운영이었고, 오퍼레이터로서 업무의 구분 없이 아주 얕고 너른 수준의 업무 범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이후 어드민 PM으로서 백오피스 기획을 경험하고, 지금 스타트업에서는 CX 기획자로서 조금씩 커리어 피봇을 하게 되었다.


  기획자이든, 운영자이든 스스로 맡은 업무의 역할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 운영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업무를, 기획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업무를 맡게 되는 경험들은 작은 조직에서 누구나 한번씩 경험해봤을 것이다. 그간 오퍼레이터로서 얕고 너른 수준의 업무 경험은 3,4년차가 되면서 스스로 독이 되었다. 나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밑바닥에 물붓기와 같은 심정이 되었다. 오퍼레이터에서 기획의 영역으로 조금씩 커리어 피봇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엣지 있게 일할 수 있을까를 정말로 많이 고민했다.



CX(Customer Experience, 고객경험)의 롤은 무엇일까?

  JD를 보면 업무가 보인다. CX의 롤을 정의하기 위해 내가 꾸준히 한 일은 변화하는 CX의 JD를 계속해서 확인하는 것이었다. 현재 조직 내에서 CX의 역할과 업무는 정함이 없었고, 스스로 프로젝트를 정하고 성과를 내면 되는 황무지와도 같았다. 스타트업에서 사수가 없고, 레퍼런스가 없는 일들은 참 당연하다.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없다면, 시장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조금 더 크게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1. CS와 비교하는 관점에서의 CX


  CX가 CS의 연장선상인가요? 라는 질문에 답변을 하자면, 반은 Yes이고, 반은 No라고 말할 수 있다. CX의 주요 업무를 보면 고객 응대 관리가 기본 업무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실제 CS 업무를 하면서, 처리완료 CS를 VOC로 정량화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 이 VOC 분석을 기반으로 제품 개선을 제안 할 수 있다. 고객의 불편점을 실제로 발굴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CS는 가장 확실하지만, 반면 고객이 제품에 대해 느끼는 가치를 발굴하기에는 어렵다. 항상 고객의 불편만을 듣고 있노라면, 고객이 제품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행동을 제대로 살펴보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CX를 CS의 연장 업무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CS 매니저에게 요구되는 것은 기존 CS 경험, 고객 지향적 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 운영 정책/메뉴얼 등의 문서화와 같은 역량이 필요할 것이다. 제품 팀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은 고객의 불편점을 발굴하여, 제품 개선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가이드의 역할, 그리고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작업들이 주가 될 것이다.   



2.  UX와 비교하는 관점에서의 CX


  CX의 개념이 운영 관리, 운영 기획의 업무로 사용되고 있지만(채용 시장의 JD를 보면 그렇다), 실제 CX의 의미는 UX(사용자 경험, User Experience) 개념과도 비교해서 설명할 수 있다. UX가 사용자가 제품을 이용하는 과정에서의 경험 총체라면, CX는 고객의 사용자 경험을 포함하여, 제품을 접하게 되는 모든 접점에서의 경험의 총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리서치 관점에서도 과거의 UX 개념을 CX로 이용하는 경향이 20년대 전후로 현저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실제 유저 리서치와 고객 조사를 수행하는 방법론은 동일하다.  


  결론적으로, 고객 조사를 진행하면서 인뎁스 인터뷰, FGI와 같은 정성 조사와 서베이, 데이터 분석과 같은 정량 조사를 실행하여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업무의 구분이 없는 작은 조직에서라면, CX도 리서치 관점에서 고객의 행동과 감정을 파악하고,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나의 경우 VOC, 행동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문제를 정의하고, 이탈 사유를 찾기 위해 인뎁스 인터뷰와 같은 정성 조사를 진행했다. 정량적, 정성적으로 고객 데이터를 잘 쌓아두면, 다른 목적 조직(마케팅, 기획 등)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바로 업무를 실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 CRM과 비교하는 관점에서의 CX


  CX의 개념은 최근 많이 떠오르는 CRM의 영역을 넘어서도 설명할 수 있다. 고객 경험 관리라는 CX의 영역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CS부터, 고객 관계 관리의 CRM의 개념까지도 아우르는 가장 넓은 개념이다. 아주 작은 영역의 CRM이라고 한다면 세일즈 & CS 팀이 고객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CRM 툴을 생각할 수 있다. CX의 중요한 롤 중에 하나가, CS와 세일즈로 인입되는 고객 문의를 하나로 통합하고, 관리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인데, 이 때 눈을 돌리게 되는 영역이 바로 CRM이었다.

  (제품 개발이 되지 않고도) 어떻게 하면 최소한으로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CRM의 영역을 고민하면서, 고객 경험의 총체라는 말의 무게를 1g 더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훌륭한 고객 경험은 매출로 이어진다. 리서치 관점에서 고객의 행동과 태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CRM 관점에서 고객을 세분화하고, 적합한 메세지를 찾는 방법도 함께 고민할 수 있다. CX 하나만 잘 이해하더라도, 서비스 전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야 나도 겨우 한발짝을 떼었다.



그래서 CX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 걸까?


  CX는 나도 처음이라서, 운영 만으로 충분한 것 아니야? 매순간 의심하면서, 스스로 많은 공부를 했다.

  프로젝트를 통해 얻었던 내 경험으로 나는 CX의 역할 범위를 아래 두가지로 정의하였다. (회사마다 CX의 역할 범위는 모두 다르고, 실제 채용 JD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첫번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을 구축한다. 운영팀에서 수동으로 적재되는 데이터부터, 단발적으로 진행되는 의사결정 과정을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부터 바꿀 수 있는 사람이 CX 매니저이다. 작게는 VOC를 레포팅하는 업무부터 전체적으로는 서비스 도메인 데이터를 분석하는 업무까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만들고, 지표의 hierarchy를 정의하는 일까지 모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두번째, 고객의 감정과 행동을 가장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객 데이터를 정성적으로, 정량적으로 수집하는 과정을 통해 고객이 제품 접점에서 가지는 행동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제품 개발의 우선순위를 찾거나, 혹은 CRM의 영역에서 캠페인을 고민할 수도 있다. 어떤 서비스에서건 가장 그 서비스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CX로서의 경쟁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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