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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enwitch Nov 02. 2017

벚꽂 그 역동의 점묘화

봄의 발화점은 벚꽃의 찬람함과 같다

벚꽃이 필 때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으로 점을 찍어 그린 점묘화를 보는 느낌이다. 으레 화가는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좀처럼 보여주는 법이 없지만 봄은 항상 그 아뜰리에로 인간을 초대한다.

봄과 꼭 닮은 색과 모양을 한 이 수많은 불꽃들은 발화점이 낮다. 그다지 뜨겁지 않은 기온과 봄의 속도를 닮은 바람만으로도 발화한다.


꽃잎들은 나무를 벗어났지만 땅에 닿기까지는 여전히 나무의 연장선이다. 꽃잎은 공기와 바람을 매개로 나무의 팔과 다리와 몸짓이 되고 잠시나마 공중곡예로 나무의 생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다.


나는 언제나 이렇게 벚꽃을 볼때마다 나무의 정적인 모습을 초월한 동적인 모습을 본다. 마치 바람과 공생관계인 생물체말이다.

봄이 숨을 쉬는걸 보는건 신비롭기 그지없다.

수많은 점을 찍어 벗꽃이라는 점묘화를 그리지만 끝내는.. 이제 이야기는,  봄날은 끝난다고 수많은 마침표로 만들어 흩뿌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봄은 그림으로, 글로 말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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