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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ienwitch Jan 03. 2018

상상 기록 3 - 로봇과 인간 사이

인권, 생물권, 인격권의 범위

미래사회에는 로봇이 인간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는 세상이 온다. 물론 도덕적 판단의 수치를 높게 조정해야겠지만.

로봇이 인간처럼 완벽하게 오감과 감정을 느낀다면 로봇에게도 인권이 부여될 수 있을 것이다. 제한적으로 말이다. 일단 인간의 감성과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 높은 로봇은 거의 '준인간'으로서 인격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1세대, 2세대, 3세대.. 등 수준에 따라 단계별로 개발된 로봇에게 차등적으로 인격이 부여되지 않을까.

그래서 로봇등록증을 내장하고 있어서 인격이나 프로그램 수준을 '신원조회'시 제시할 수 있게 된다.

지나치게 '인간화'가 진행되면 질투, 성욕, 범죄에 대한 호기심도 느끼게 되어 로봇에 의한 성범죄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왜 '성범죄'냐고? 성욕은 가장 원초적이며 인간적 욕구 중 하나이고 범죄 동기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가 된다. 그런데 '로봇'이 이런 범죄를 저지른다고 생각해 보자. 물론 인간처럼 감각 센서를 통해 쾌락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욕구'와 같은 욕구를 가지므로 성욕도 있을 것이다. 그럼 법정에서 처벌이 가능할까? '로봇이 무슨 욕구가 있고 무엇을 느끼겠냐고' 변명한다면? 그야말로 '혈중 알코올 농도가 높아 심신 미약 상태에서 저지른 죄이므로 무죄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일 것이다.


완벽한 인간화의 필요성


그에 앞서 인간의 모든 생물학적, 정신적, 감성적 능력을 로봇에게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 아님 그 반대일까?

미래에는 로봇과 더 많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하지만 로봇이 인간과 소통하고 감정적인 교류까지 가능하려면 최대한으로 유사성을 가져야 하는데 그 기준이 논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를테면 로봇과 대화중 음식, 수면, 영화 이야기가 나왔다고 가정하자. 로봇이 이렇게 대답한다. "죄송해요, 전 2세대 로봇 RS-VII이라서 음식 얘기는 공감 못 하겠군요." 유사성이 떨어져서 소통을 못하는 예이다.


인간화에 따른 인권 부여 문제


이것이 로봇의 한계라면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로봇이 인간과 거의 같은 (앞에서 언급한) 능력을 가졌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인간과 로봇의 결혼도 사회적 문제로 거론된다. 몇십 년 후에는 동성혼에 찬성하는 피켓이 아니라 로먼?(Robot + Human)과 인간의 결혼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피켓을 들고 시위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로봇에 대한 가혹행위 인권침해가 부수적인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몇몇 외국인 아내에게 가혹행위를 일삼는 일이 이슈가 되는데 로봇 남편 또는 아내들은 이혼하기 위해 변호사를 구할 수 있을까?


부작용 그리고 결정적 특성


아니면 로봇을 이용한 일회성 만남이 더 성행하게 되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상대를 이용한 육체적 쾌락에 집착하거나 피상적 인간관계가 확장되고 '인간화'가 덜 된 명령 수행 위주의 로봇과 소통하게 되면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인간들의 정신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일방적으로 요구 또는 명령만 하는 관계를 지속하기 때문이다. 결국 충돌과 이견차를 극복하기 위한 타협을 하지 않는 상호 소통에 미숙한 '반(半) 사회화'된 인간들이 사회를 구성하게 된다.


로봇이 '인간화'가 된다고 부작용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인간화가 되어도 좀처럼 '늙지 않는' 이 친구들은 수명주기에 구애받는 인간들보다 사회활동을 좀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이렇게 '노화'라는 특성이 없는 인간이나 마찬가지인 로봇을 설계한다면 로봇은 어떤 느낌을 받을까? 불로장생의 희열을 느낄까? 아니면 많은 인간 친구들이 죽고 사라지는 것을 보고 '인생무상'과 '인간적인 죽음'을 갈망할까? 어떤 로봇을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저께 '햄릿'을 봤는데 말이야 무덤가에서 해골을 보면서 인생무상과 죽음을 이야기하지, 근데 난 이해가 안 돼." 혹은 이런 경유가 있다. 어떤 로봇은 80살인데 3번째로 인간과 재혼한다. 하지만 겉보기로는 20대 중후반이다.


노화를 부여한 '인간화'가 문제일까? 아니면 그래도 결정적인 특성인 '죽음'을 부여하지 않은 영생하는 인간로봇이 문제가 될까? 100%에 가까운 인간이 되면 더 이상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라고 불러야 하는 날이 올까? 인간의 고유한 정체성의 경계가 사라지면 위기일까, 아니면 인간과 로봇 간의 진정한 화합일까.


가능성과 질문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앞으로 닥칠 가능성이 큰 미래이므로 생각하고 토론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본 글은 글쓴이의 상상 및 공상에 바탕을 둔 것으로 아직 정교하고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을 기술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밝힙니다.



11. Nov.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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