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lienwitch Jan 24. 2018

상상 기록 8 - 3D 프린터 조리기

음식이 가져온 유토피아 vs 디스토피아

본 글은 글쓴이의 상상 및 공상에 바탕을 둔 것으로 아직 정교하고 전문적인 과학적 지식을 기술하는데 한계가 있음을 밝힙니다.


3D 프린터로 조리한 음식의 등장


음식 자판기의 등장에 이어 미래에는 어떤 형태로 음식을 준비하게 될까?

호떡믹스, 팬케이크 믹스처럼 혼합물을 프린터에 넣고 구매한 제품의 바코드를 프린터에 인식시키면 어떤 제품인지 인식하고 3D로 뽑아낼 것이다.

복잡한 조리기능까지 구현하기는 무리일 수도 있지만 간단한 레시피를 가진 요리는 만들어 내는 게 가능하지 않을까.

3D음식점이 출시되면 자판기에서 조리된 음식을 먹는 것보다 획기적일 것이다. 조리시간을 줄이고 인건비도 절약되겠지만 재료 사용의 투명성을 기대하긴 힘들다. 혼합물의 형태로 3D 프린터 또는 조리기에 넣기 때문에 재료의 상태를 확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전자 조작 식품보다 더 위험하고 규제가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물론 배달사원을 비롯한 요식업 종사자의 대량 실업이다. 이 또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로봇뿐만 아니라 3D 프린터도 인간의 경쟁자가 된다.


또 다른 발전된 형태의 3D조리기는 같은 단백질 또는 탄수화물 혼합물로 여러 가지 형태의 물질을 만드는 것이다. 바코드로 인식시켜 조리과정이 정해진 음식이 아닌 경우다. 예를 들면 단백질을 투입하고 단백질 구조나 음식의 질감 조성을 소고기처럼 하고 싶다면 원하는 대로 프로그래밍한다. 또는 닭고기의 가늘게 찢어지는 질감의 단백질 음식을 원하면 해당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풍미는 그에 해당하는 착향료를 사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형태의 식문화는 집에 머물러야 하는 교통약자나 재택근무자에게 많은 편리를 가져다줄 것이다.



레시피 바코드 주문 형태


집에 구비한 3D 프린터에 혼합물이 있어도 레시피가 없으면 소용없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는 바코드 형태의 레시피를 3D 프린터에 있는 바코드 인식기에 인식시켜 조리를 할 수 있다.

물론 시중에 레시피 바코드가 돌아다닐 수 있겠지만 특허 등록된 고유 레시피는 지적 재산권으로 보호받을 것이다. 이런 시스템은 특이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혜택을 줄 것이다. 혼합물에 알레르기 유발성분만 빼고 해당 체질의 레시피를 인식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버섯과 갑각류를 피하기 위해 직접 수고스럽게 조리하거나 요리사에게 운명(?)을 맡기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는 휴대폰결제나 PC에서 레시피를 주문하는데 발급되는 바코드는 콘서트 티켓이나 영화티켓처럼 고유한 바코드 값을 가지고 있어서 동일한 바코드는 존재하지 않는다. 프로그램 등록 키나 크랙처럼 임의로 생성하거나 반복해서 쓸 수도 없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3D 프린터도 스마트그리드에 포함시키고 보안유지를 해야 하는데 이 3D 프린터 해킹에 대한 보안 문제가 새롭게 대두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밖의 규제 또는 문제점


곡류를 3D 프린터로 즉석 발효해서 술을 만든다면 그야말로 미성년자 음주단속을 위해 집집마다 불시에 단속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인터넷으로 술을 제조하는 3D 프린터용 프로그램이 암암리에 거래되고 가짜 믹스 또는 향정신성 의약품도 제작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한 혼합물 재료의 원산지를 속이거나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은 재료로 위생사고가 난다면 혼합물의 임의 조작이나 변형이 가능한 소비자 개인의 책임도 커지게 된다.



식량자원의 이해에 대한 부족


아이들은 혼합물만 보고 자랄 것이다.

파, 닭고기, 계란, 시금치 등이 어떻게 생겼는지 미쳐 접하지 못하고 식량자원의 생산, 유통, 소비 나아가 자연과 인간의 상호작용도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씁쓸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벼를 '쌀나무'라고 하거나 통닭이 원래 닭을 이용한 음식이라는 것을 모르는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가 미래에는 더욱 심한 모습으로 자주 다가올 것이다.



의식주의 하나인 '식'을 중심으로 지적재산권, 전산망과 개인정보보안 그리고 실업문제가 맞물려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시대에 대해 상상해 보았다. 결국 미래가 어떨지는 직접 겪어봐야 하겠지만 상상과 미래는 차가 다를 뿐 거의 같은 모습이 아닐까.


19. Dec. 2017

매거진의 이전글 상상 기록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