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은별 Dec 10. 2018

#7.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하여

서울살이도 어느덧 11년 차에 접어들었다. 사고 싶은 가구도 많고 갖고 싶은 조명도 많다. 금요일 밤이 되면 맛있는 요리와 친구들과의 즐거운 홈파티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은 그저 하루를 지켜내는 공간일 뿐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한다. 그래서 언젠가 진짜 원하는 공간을 갖게 된다면 어떨까 하고 자주 상상을 한다. 빈티지 스피커와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만든 의자를 놓고 마음껏 요리할 수 있는 주방을 언젠가는 갖으리라 다짐하면서 포틀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샵 몇 군데를 소개하려 한다


The Good Mod

The Good Mod는 가장 가보고 싶은 가구 편집샵 중 하나이다이곳이 맞는 걸까? 하고 당황하고 있을 때쯤 4층으로 올라오라는 글을 발견했다. 영화에서 본 장면처럼 낯선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혹시 납치라도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조금 무서웠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올라가면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는 The Good Mod를 만날 수 있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4층에 위치한 The Good Mod


달리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넓은 공간에서 가구를 판매하는 것은 물론 수작업을 통해 가구에 생기를 불어넣고 워크숍 공방까지 운영한다. 3D 인쇄, CAD를 통해 현대적인 가구와 조명을 제작하고 순수미술에 기반하여 빈티지 제품을 재창조하고 있다. 가이드를 해주던 직원에 따르면 모든 제품이 리사이클링 된다고 한다.


가구를 제작하는 공간도 어마어마 하다.

아직 재탄생하기 전의 낡은 빈티지 가구들도 보였고 가구를 직접 만들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가구 디자인으로 유명한 북유럽에서는 결혼할 때 산 가구를 평생 사용하고 후대에 걸쳐 물려준다고 한다. 만약 진짜 내 공간이 생기면 오랜 시간을 고민하여 가구를 살 것 같다. 무생물이지만 평생을 함께할 친구이자 기억의 매개체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지 않을까?

www.thegoodmod.com

 

Spart Shop 

구경하는 내내 모든 게 우리 집에 있었으면 하고 바라었던 Spart Shop. Spart Shop은 가구, 조명, 소품과 예술품을 판매하는 편집샵이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샵을 운영하다가 포틀랜드와 사랑에 빠진 오너 큐리 퍼슨(Currie Person)이 만들었다

한적한 곳에 위치한 SPART SHOP


소품들 하나하나가 정성이 묻어나온다.


제품을 선택할 때 품질과 수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유행에 따라 금세 버리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제품을 판매한다고 한다. 가격대는 결코 싼 편은 아니라 마음에 들었던 물건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꼭 한 번쯤 웹사이트를 방문해서 그들의 무드를 확인했으면 좋겠다.

https://spartan-shop.com/


Pistils Nursery

Pistils Nursery는 킨포크뿐만 아니라 여러 잡지와 블로그에 올라온 식물 편집샵이다. 가정과 정원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노련한 실내 정원사에서부터 초보에게 이르기 까기 다양한 식물 관련 컬렉션을 갖고 있으며 PLANT LAB도 운영한다. 지속적으로 손길이 닿아 만든 식물 작품을 선보인다.


식물에 대해서 열정적인 Pistils Nursery의 사람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 안에서의 자연세계와 연결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적절하게 공간을 차지하는 식물은 따듯함을 불러일으키고 자연적으로 공기를 정화하고 분위기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고 개인의 스타일이 조화를 이루면 집이 된다. 그래서 Pistils Nursery에서는 이것을 #InteriorRewilding라고 부른다.


샵 내부보다 좋았던 정원

샵과 이어지는 작은 정원은 여행의 피로를 잊게 해 줄 만큼 예쁜 초록색들이 가득했다. 정원에서 잠깐 초록색을 만끽하고 있으니 왜 포틀랜드 사람들이 킨포크의 라이프를 지향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되었다. 식물 하나하나에도 정성을 쏟으며 삶을 진지한 태도로 받아들이는 것- 작은 것 하나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마음이 모여 포틀랜드를 만들지 않았을까?

https://shop.pistilsnursery.com/


넷플릭스에서  <미니멀리즘>이란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최소한의 물건으로 심플 라이프를 지향하는 내용에 관한 다큐이다. 다큐를 보고 포틀랜드 여행을 준비하면서 꽤 많은 물건들을 정리했다. 주로 책과 옷이었다. 그리고 또 한 번 다짐하길 정말 필요 있는 물건만 사기로. 그래서 이번 포틀랜드 여행에서는 잡스런 기념품보다는 꼭 가야 하는 장소들에 더 집중했고 산다면 인생에 꼭 도움될 만한 물건들을 샀다. 언제까지 이 다짐이 실천이 될지는 모르지만!

매거진의 이전글 #6. 마운틴 후드로 가는 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