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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NA Jun 12. 2020

귀하의 차량에서 다량의 마약과 혈흔이 발견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유행하는 보이스 피싱사기

인터넷에 올라온 보이스 피싱과 관련된 일화를 접할 때면 보통 사기를 당한 사람들보다 어이없는 사기범들의 통화 내용이 더 화제가 된다. 실제로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 문제가 단순히 웃음거리로 치부될 내용은 아니지만, 젊고 좀 배웠다 하는 사람들에게 보이스 피싱이란, 당하는 사람이 바보인 사기였다.


나만해도 그랬다. 요즘 세상에 개인 정보 관련하여 어지간히 무지하지 않고서는 어떻게 보이스 피싱을 당하나 싶었다. 그렇게 자신만만했고 나이 드신 어른들이나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이 당하는 사기였다. 하지만 나는 '설마 내가?' 하는 자만으로 전재산이 들어있던 예금 통장을 한꺼번에 인출할 뻔했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때는 바야흐로 평온한 목요일 아침. 비가 올 것 만 같은 찌뿌둥한 날씨에 서둘러 아침 운동을 마치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랴부랴 집을 나서던 찰나였다. 갑자기 울리는 전화기. 화면에는 'potential spam'(요즘 핸드폰들이 스팸 전화를 미리 표시해주는 기능이 있다.)이라 표시되었다. 보통은 스팸 전화라 표시가 뜨면 받지 않는데 가끔 택배 배달 전화도 이렇게 표시가 되는 경우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받았다.


자동음성으로 흘러나오는 로봇의 말:

'당신의 social security number(미국에서 신용 등과 관련하여 사용되는 정부 발행 번호, 우리나라 주민 번호 개념의 개인 고유 번호이다.)가 금융 사기에 연루되었으니 메시지를 받는 즉시 연락 바람.'


사실, 이 로보콜을 들었을 때 로봇이 말을 너무 빠르게 하는 바람에 들을 수 있는 단어는 내 번호가 금융 사기에 연루되었다는 부분만 들었다. 케이스 번호라던지 이 전화가 나에게 온 것이 맞는지 하는 내용도 확인이 불가했다.


기존에 흔한 사기 수법을 살펴보면 이렇게 자동 음성으로 전화해서 당신의 신상에 문제가 있으니 어서 연락을 달라고 다급하게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 어떠한 미국의 정부 기관도 자동 음성 전화를 통해 개인에게 연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가 이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현재 은행에서 일하는 관계로 금융 관련 사기에 민감하다. 행여나 골치 아픈 금융 사기에 연루되기라도 한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바람에 나는 앞뒤 정황 살피지도 않고 걸려온 전화번호로 다시 전화를 거는 아주 바보 같은 짓을 하게 된 것이다.


전화를 다시 걸려고 보니 Washington D.C. 번호이다. 보통, 정부 기관이나 단체에서 전화가 오면 1-866, 1-800 등등 소위 말하는 단체 번호를 사용하기 마련인데, 걸려왔던 번호 형태는 일반 번호 였다. 하지만 워싱턴 디씨의 지역 번호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앞뒤 상관하지 않고 의심을 풀었다. (워싱턴에는 정부 기관이 많이 자리하고 있다.)



엑센트가 엄청 강해 영어를 잘 알아들을 수 없는 여자가 전화를 받았다. 내가 자초 지종을 설명한다.


"지금 방금 뭐 금융 사기 어쩌고 전화를 받았는데, 뭐가 어찌 된 일이오?"

"케이스 넘버 있어? 케이스 넘버 줘."


자, 여기서 나는 이들이 정말 정부기관인가 하는 의심을 또다시 봉인 해제하고 말았다. 보통, 정부 기관들이 케이스 번호 갖고 일하긴 하니까. (매우 단순한 논리.)


"나 케이스 번호 없는데."

"기다려봐, 그럼. 니 정보로 찾아보자."


여기서 한 번 더 의심을 했었어야 했는데, 이 여자가 내가 누군지 알고 정부 기관 시스템에서 나를 무슨 정보를 찾을 것인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얼토당토 한 상황이었다.

여자가 신상 정보를 물어보기 시작한다.

"니 풀네임이 뭐야?"

"응 나는 XXX, (친절하게 스펠링까지 불러주었다.)"


이름 하나 치면 케이스 번호가 딱 나오는 일 잘하는 미합중국일리 없다. 뭐 하나 처리 할려면 세월아 네월아 하는 이 나라에서...

그러자 여자가 갑자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더니 나에게 종이와 펜이 준비되었냐며, 지금부터 자기가 하는 이야기를 잘 들으라 한다.


"너 케이스 넘버는, CT334323이고 나의 SSA번호는(담당 공무원 번호) SSA83833이고 내 이름은 에이전트 Wendy Williams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녀가 가진 악센트와 Wendy Williams라는 이름은 조금 매치가 되지 않았지만 뭐 그렇다고 해도 여긴 미국이니까, 의심의 여지가 별로 없었음.)


그런 도중, 갑자기 내가 실수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전화가 잘 안 들려 헤드셋에서 스피커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종료 버튼을 눌러버린 것이다. 그러자 전화가 다시 울렸다.


살짝 상기된 목소리로 Williams 씨는 왜 전화를 끊었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나는 내가 먼저 전화를 끊을 수 없고, 그렇게 될 경우 내가 범죄와 연결되었다는 의심을 증가시킬 수 있으니 자신이 오케이 할 경우에만 전화를 끊으라 하였다. 그렇지 않고서는 계속 유선상에 남아있어야 했다.


내가 범죄에 가담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라는 말에 쫄보가 되어 점점 여자의 말을 확신하며 복종하는 나를 발견한다. 불신이 점점 사라진다.


자신의 신분을 인증하고 주의 사항을 통보한 그녀는 케이스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혹시, 최근에 텍사스 주에서 차량을 렌트한 적이 있는가? 지금 이 질 문을 하는 이유는 최근 텍사스 국경에서 발견된 도요타 코롤라 차량에서 다량의 코케인(마약)과 혈흔이 발견되어 지금 경차를 수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 차량이 너의 이름 앞으로 되어있다. 다시 한번 묻는다. 당신은 이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여야 하고 지금 이 모든 것은 국방부 산하 기관의 시스템에 녹음되고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또한, 당신은 이 사건을 당신이 알고 있는 어떠한 지인에게도 발설해서는 안되며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케이스 이기 때문에 범죄자들이 네가 발설한 말에 냄새를 맡고 수사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누구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뭐라고? 지금 엄청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 같은데, 내가 연루되었다고?


솔직히 이쯤에서 구글링 몇 번 만 해봤어도, 이게 당장에 보이스 피싱이라는 것을 알았을 텐데...(여담이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같은 레퍼토리로 사기를 친다는 뉴스 글을 굉장히 많이 찾을 수 있었고 텍사스 주는 단골로 등장한다고 했다.)


당시에 이 말을 듣고 내가 제일 염려했던 부분은 추방 명령이었다. 영주권 신분으로 체류하고 있는 나는 나의 행동 거지에 따라 언제든지 미국 정부에 의해 한국으로 추방될 수 있고, 영영 돌아올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마약, 살인과 같은 중대범죄를 저지를 시, 이는 99프로 강제 추방행 혹은 형량 높은 감방행이었다.


나는 나의 결백을 주장하고자 '나는 차도 없고 렌트한 적도 없고 텍사스는 살면서 가본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거기에 덧붙여 내 이름으로 된 은행 어카운트가 여러 개 발견되었고 돈세탁이 의심되는 행각이 많이 발견되었다 하였다.


다시 한번, 여기서 의심을 한 번 더 했었어야 했는데... 내 이름 앞으로 은행 계좌가 트였다면, 그것도 여러 개가 만들어졌다면 내가 여태껏 몰랐을 리가 없다. 매달 신용 리포트를 체크하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는가. (이 바보야!)


하지만 평상시 의심 많고, 사람 못 믿기로 소문난 나는 주저 없이 그녀의 말을 홀딱 믿어버렸다.


그 이후로 약 40분간 나는 그녀와 내 금융 관련 정보를 하나씩 집어나갔다. 물론, 나도 상 바보가 아닌 이상 나의 개인 신상 정보나 계좌번호나 하는 민감한 정보는 발설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내 신용카드가 몇 개이고 현재 은행 계좌에 얼마의 돈이 있는가를 확인했다.


있는 것은 카드빚과 얼마 안 되는 적금이기에 나는 의심이 여지없이 금액을 불러줬다.

"OO은행에 얼마 들어있고, XX 은행에 얼마 있는데?!"

(이쯤 되면 그냥 돈 너 다 가져 인 듯.)


갑자기 그녀는 이 모든 정보를 수집하여 고위 기관으로 수사에 관련하여 협조 자료로 제출할 것이라며 전화를 끊지 말고 기다리라 했다. 그녀는 연거푸 절대 이 내용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며, 이 사실이 세어나갈 경우 나도 처벌받을 수 있다며 협박(?) 하였다. 그런 다음 현재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담당 오피서에게 연결할 것이라 했다. 나는 말잘 듣는 8살 초등학생 같이 알겠다고 답하고 전화를 끊지 않고 기다렸다.


전화 통화를 한 지 47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라, 이 못된 범죄자 놈들 꼭 잡혀라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30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그 이후 10분여간 앞선 여자에게 말했던 중복되는 내용을 반복해서 말하였고, 그는 다시 한번 아무에게도 이 내용을 발설하지 않고 모든 상황이 정리될 때까지 나는 협조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형사 재판에 불려 나갈 수 있고 발생하는 비용은 전적으로 내 부담이라고 전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 사기꾼들도 아무 말 대잔치를 하는 것이었는데, 사람이 한 가지에만 꽂혀 생각 하보니 - 나의 경우, 그것은 강제 추방- 다른 말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떠한 형사 재판이 형사들의 영장 없이 기소될 수 있단 말인가. 난 미란다 원칙도 듣지 못했고, 체포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 남자 담당관(?)은 다시금 나의 통장 잔고를 확인했다. 부유한 생활은 아니나 그래도 다달이 저금한 돈이 통장에 조금 있었다. 그는 재차 잔고 확인을 한 후, 이제부터 정부가 해당 계좌에 압류가 들어갈 것이니 통장에 있는 돈을 자신의 지시에 따라 안전한 곳으로 확보한 후 내일 새로 발급받는 Social Security Number를 갖고 새로 발급받은 계좌에 입금하라 했다.


나름 미국 금융 업계 종사를 했던 사람으로 의심의 여지없이 저 말을 다 믿었다는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 담당관이 나에게 말했던 것이 정부 기간에서 발행하는 EFTPS 것이었는데, 일종의 수표 같은 역할로 정부에 세금을 납부할 때나 할 때 쓰는 전자 수표 같은 개념이다. 그런데 이 담당관은 나에게 EFTPS를 발행하여 돈을 갖고 있으라 했다.


이때부터 나는 조금 의심하기 시작했다. EFTPS는 정부에 세금을 내는 용이고 온라인으로 충분히 발행할 수 있는 전자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은행에 갈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그는 왜 굳이 근처 은행으로 가라고 한 것일까?


그러면서 그는 나에게 묻는다.

"은행에 가려면 대중교통을 타고 가야 하나? 걸어갈 수 있나?"


주변 은행을 검색하니 내가 거래하는 은행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택시를 타고 가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하니 그는 말한다.


"오늘 발생하는 교통 비용은 상세히 기록해 놓으시면 다 환급받을 수 있으니, 영수증만 챙겨 놓으라."


아...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또 믿음이 같다.


그 남자 담당관 아니 그 사기꾼은 전화를 끊지 말고 통화 중인 상태로 은행에 갈 것을 명했다. 자기가 은행에 들어가면 절차를 다 알려 줄 것이니 은행에 가게 되면 말해 달라고 하였다. 핸드폰 바테리가 충분한지까지 물어보는 세심함과 친절함에 나는 가득이라 확인시켜주고, 마법에 걸려 조종당하는 것처럼, 전화기를 들고 은행 갈 차비를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내내 행여나 전화가 끊어지지 않을까 재차 확인하고 내가 오히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전화를 붙잡고 어느새 그 사기꾼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오늘만 지나면 이 일이 무사히 지날 것을 확신하며 그 사이 한 푼이라도 벌어놓은 돈이 혹시나 압류당하지는 않을까, 계좌 정지를 당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택시를 기다렸다.


집에서 은행까지는 약 15분 정도 걸렸다. 평상 시라면 걸어서 갈만한 은행인데 코로나 때문에 몇몇 지점은 열지 않았다. 덕분에 나는 멀리 떨어진 은행을 택시를 타고 가게 되는 것이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택시에서 친절한 기사님은 에어컨 바람이 너무 춥지 않냐며 물으셨고, 나는 친절하게 대답할 여유도 없이 괜찮다고만 말하며 전화기를 꼭 붙들고 있었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그 남자 담당관은 자기는 홀드하고 있을 것이니, 행여라도 전화가 자기 쪽에서 끊어지면 자기가 다시 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 이후에 상대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마치 무음 버튼을 눌러놓은 것 같은 정적이 흘렀다.


그렇게 차를 타고 한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정신이 확 들었다.


'아... 근데 이건 좀 뭔가 아닌 거 같은데...'

'왜 경찰이 굳이 은행을 지금 가라고 시키지? 좀 말이 안 되는데...'

(참 빨리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쯧쯧)


그제야 나도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은 채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보이스 피싱 사기 수법으로 여러 가지를 검색하였고, 눈에 띄는 한 문장이 있었다.


'보이스 피싱 조심하세요! Social Security Administration(해당 정부 기관 이름)은 절대로 당신에게 전화하지 않습니다.'


??!!!!


뭐라고?


그 문장을 읽고 나는 미친 듯이 SSA가 개인에게 전화한 적이 있는가에 대한 기사를 다시 열심히 검색하였는데, 비슷한 시나리오의 사기 수법을 몇 개 찾았다.


그제야 나는 약 한 시간 반 동안 끊지 않고 들고 있던 전화기의 통화 버튼을 종료했다. 이쯤에서 내가 정말 이 전화를 끊어 감옥에 가게 된다면 이판사판이다라고 생각했다.


택시는 어느새 은행 앞에 도착하여 나는 일단 택시에서 내렸다.


통화 버튼 종료와 동시에 미친 듯이 전화가 울려대기 시작했고, 그 해당 담당관의 직통 번호라는 전화번호로도 전화가 수십 차례 오기 시작했다. 마치 이제는 상대방이 안달이 나서 어떻게든 전화 통화를 연결하고 싶어 하는 듯 보였다. 전화도 모자라 문자도 오기 시작했다.


'전화가 끊어진 것 같은데, 담당관 XXX입니다. 이거 보는 즉시 어서 연락 주세요.'


미친 듯이 전화가 울려대는 것을 보고 나는 드디어 '아, 사기꾼이구나.'를 확신했다.

그렇게 많은 힌트를 놓치고서 이제야 정신이 들게 된 것이다. 걷잡을 수 없이 전화가 울려대 결국 전화번호를 다 차단하였다. 전화기는 더 이상 울리지 않았다.


소낙비가 내릴 것 같던 하늘에 어느새 해가 나와 찜통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 햇볕 아래 나는 약 1분간 정지하여 멍을 때렸다. '지금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와 동시에 내가 갖고 있던 통잔 잔고가 털리기 바로 직전이었다는 생각을 하니 기가 찼다.


배웠다면 배웠다는 사람이, 나름 똑똑하고 야무지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던 내가 뒤통수를 맞았다. 그리고 웃음과 동시에 욕이 나왔다. 뭐하자고 택시 타고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일까라는 생각과 함께 살다 살다 이런 바보 같은 짓을 하다니 하는 책망 섞인 한숨이 쏟아졌다.


한편으로는 그 사기꾼들이 어떻게 사기를 마무리했을까 궁금했다. 번호를 차단하지 않은 채 시치미 때고 계속하라는 대로 했다면 사기를 어떻게 쳤을까? 만약, 택시 안에서 알아채지 않았다면 나는 정말 바보 같이 내 적금을 다 인출해서 어딘가로 송금했을까?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ㅜㅜ)


집에 돌아오는 길은 전철을 탔고, 아침부터 생쇼를 한 꼴이 되었다. 괜히 택시비만 20불 날렸네 하면서 투덜거렸다.



언젠가 재미로 봤던 사주 풀이에서 6월에 사기당할 것을 조심하라고 했던 말이 불현듯 생각난다. 사주 풀이에 나오는 말은 뭔가 상징적인 말인 줄 알았는데, 진짜 하고 많은 사기 중에 보이스 피싱을 당할 뻔할 줄이야. (ㅋㅋㅋ) 지금이야 웃지만 돈을 다 잃었을 때의 절망감을 생각하니... 아니, 별로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나는 그럴 일 없어라고 생각했던 나의 오만함을 다시금 뉘우치며,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꺼진 불도 다시 보는 불신(?)의 마음을 항상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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