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줍음이 많고 얼굴이 동그란 아이가 나였다
긴 머리 하나로 묶고 나름 귀엽기도 하여선지
아버지 친구분들이 놀러 오시면
노래 한번 불러봐라.. 하셨었다
뒤돌아 서서 작은 소리로 노래 불렀다고
어머니가 웃으시며 말씀하시던..
그 조그만 아이가..
눈이 침침해지고
여기저기 몸으로 느껴지는 신호를 감지하는
나이가 되었다
힘을 잃은 머리칼은 더 이상 반짝이지 않고
햇사과같이 싱그러웠던 뺨은
윤기를 잃어 창백하네..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까마득한 옛날 일이 아닌
너무나 생생한 어제 일이어서
단지 그 아이에 손을 놓쳐 버리고
먼 미래에 홀로 떨어져 길을 헤매는
마법에 걸린
세월처럼 여기지기도 하는..
과실나무가 많았던 옛집..
들판에 영롱한 보랏빛 제비꽃
젊고 아름다운 나에 어머니..
그리고 함께 어린 내 형제들이여..
안녕.. 다시는 만날 수 없으리..
난 이곳에서도 잘 지내고 있으니
추억 속에서 영원히 사랑스럽게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