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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지영 Dec 17. 2023

꿈은 이루어진다


2022년 12월 20일에는 눈이 겁나게 쌓여 있었다.


충청도 사람인데, 왜 느긋하지 못할까. 당진시립중앙도서관 김도희 사서 선생님은 눈 녹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군산 한길문고로 찾아오셨다. ‘1인 1책 쓰기 프로젝트’를 같이 하쟀다. 나는 망설였다. 글쓰기 수업은 내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고, 당진도 너무 머니까.


‘밥정’ 만큼 무서운 게 ‘대면의 정’. 서점 근처 식당에서 밥 먹고 한길문고로 돌아와 김도희 선생님과 마주 앉았다. “내 책을 쓰고 싶다.”는 사람들의 꿈을 이루어 주고 싶다는 선생님의 희망에 계산기를 두드리며 시간과 거리를 따지던 내 마음은 몽글몽글해졌다. 그래서 도희 선생님에게 미래를 알려줬다(글쓰기 수업할 때만 예지력 있음). 해피엔딩이 될 거라고.


2023년 12월 16일. 당진에서 만난 열여섯 명의 선생님들은 자기 책을 펴낸 작가가 되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순간들을 이겨내고 너무나 혼자만의 일인 책 쓰기를 해냈다. 식구들과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출판 소감을 말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은 감격스러웠다. 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고개를 돌렸다.


눈보라가 사정없이 몰아치고 있었다. 화물트럭 다니는 밤의 고속도로, 일교차 심한 봄밤에 서해에서 밀고 올라온 안개 때문에 앞이 안 보이던 고속도로, 폭탄처럼 차창으로 터지던 폭우 때매 겁먹고 달렸던 고속도로가 떠올랐다. 올해 2월부터 18번 오가는 동안 눈보라만큼은 안 만났는데, 컴컴한 자태로 몰려오고 있었다. 출판기념회 끝나고 군산으로 빨리 돌아가자고 결심했고 눈물은 쏙 들어갔다.


차창을 딱딱 때리는 눈보라 속을 달리며 뿌듯했다. 올해 나도 잘한 일 있었다. 1990년생부터 1950년까지, 열여섯 명의 작가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일하고 애들 키우고 부모님 돌보며 쓴 글들이 세상에 닿도록 같이 고민했다. 한편으로 글쓰기 수업 시간은 즐거워야 하니까 나는 몹시 자주 유머 욕심을 부렸다. 당진 선생님들은 글도 잘 썼고 특별히 잘 웃는 사람들이었다.


해피엔딩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진시립중앙도서관

#1인1책쓰기프로젝트

#김도희주무관  

#쓰는사람이되고싶다면  

 

#김보희_네아이키우며인생의처음으로돌아갔다

#김은미_당진이어디인지몰랐습니다

#노애정_애정하는독서일기

#목요일_변영찬_사랑하는우리엄마에게


#박정선_책을선물하는마음

#서지원_삼남매아빠의육아생존기

#알시_유혜수_90년대생을키운만화들

#오미형_애착물건여행기


#윤영미_마음이그렇게하재요

#이상자_낼모레90배우는게재밌어유

#장상욱_평범한마흔

#조상호_조아빠의육아생존기


#추블리_도전어디까지해봤니

#추지영_50대미혼여성OTT

#포공영_정미옥_시골버스

#호혜현_할수있는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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