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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캘리그래피 석산 Aug 21. 2023

제54편_ 봄처럼

가끔 누군가는 찬란한 '당신의 봄'은 언제였는가?를 물어본다. 어쩌면 나의 봄은 이미 과거형이 되어버렸나? 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되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쓸 만 해.. 자기 위로가 전부일뿐.. 세월을 이기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새파란 20대의 봄에는 그런 생각을 해보지도 못한 채 지나왔다. 30~40대의 봄은 일의 속박 속에서 역시 생각할 여지도 없었다.


누구에게나 '봄'은 존재하고 지금이 봄인 사람도 있고 봄을 기다리는 이도 있고 이미 봄을 지나 가을, 겨울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사람도 있다.


'나이 앞에 장사 없다'라는 말이 요즘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사람이 늙어간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어쩌면 '더 늦기 전에, 한 살이라도 더 젊었을 때 무엇인가를 도모하고 후회 없는 삶을 만들어가자'며 섬에서 다시 도시로 올라왔던 게 아닌가? 1년을 하루처럼 쓰기 위해서 말이다.


상상해보지도 않았던 정년의 나이 60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 끔찍하다. 언제 이렇게 나이가 먹어가고 있었던 걸까? 아직도 대학시절 친구들과 이대, 신촌을 휩쓸며 밤하늘을 쪼개며 놀았던 그 시절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세월의 흔적들을 곱씹어 보는 나이가 되었던 말인가?

다시 돌아올 수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찬란한 그 시절을 동경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인 듯하다.


현재의 내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는 계절의 봄을 맞듯 그렇게 알차게 후회 없는 삶을 만드는 것.. 허무맹랑한 이상을 펼쳐본들 현실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에 하루하루를 더 값지게 사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서각 비하인드>>

1. 누군가는 내게 늘 '봄처럼 살라'고 주문하셨다. 비록, 사람은 나이가 먹고 늙어가는 중에도 봄을 이야기해야 하고 봄을 기다려야 희망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하루라도 희망 없이 사는 삶은 죽은 삶이고 멈춰버린 시곗바늘과 같다면서 말이다. 쉽지 않은 주문이지만 늘 봄처럼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2. 봄은 약동하는 계절이다. 온 산천에 앞다퉈 꽃망울을 터트리고 겨우내 묵은 찌꺼기를 말끔하게 씻어낸다.

나는 오늘도 희망을 꿈꾸는 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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