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고을 당선/ 2022년 가을
너의 수줍음은 무슨 색으로 덮여있니?
모든 봄꽃이 지 자랑을 마치고 뒤풀이를 할 무렵,
수줍게 삐죽 내민 너의 자태는
무슨 색으로 물들일 거니?
기다림으로 보낸 시간이 나뭇잎인 줄
이제야 본색을 드러내니
비로소 색의 은은한 수줍음에 발길을 멎는다
흰색의 여운인가
짙은 보라의 강렬함인가
그늘 속 맘 편히 성정을 다스리는 깊이가
결국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늘로는 가려지지 않으니
무슨 수줍은 미소가 이토록 짚은 여운을 남기려나
안식을 택하는 대신 가녀린 내 영혼을 물들여 보려기에
오늘도 너의 색이 더 짙어 지기를 기다린다
여름이 깊어질수록 숲 속의 영광을 화려함으로 반색할 테니
그때는 너에게 다시 물어볼 수 있으리라
근데 너는 무슨 수줍음으로 그토록 뒤늦게
그늘 짙은 여름의 공기를 파랗게 물들려 하니
2022년 6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