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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 Feb 05. 2023

밤바다

문학고을 당선/2022년 가을

오늘도 줄을 섰네

제멋대로 바다를 차지하고 앉았거늘

내 앞에서는 일렬로 줄 맞추기에 여념이 없네

중산간으로 오르면 오를수록 

조금씩 높아지는 바다의 수평선 안에 

제멋대로 세상을 만들며 불빛을 밝히고 있거늘


숲에 가리어지면 신비로웠으려나

하루의 시작이 저마다 다른 계절

저들이 일을 마치는 시간에 나는

동태탕 대신 물 한 모금 마시며

떠오르는 태양에 얼굴 부비며  찡그릴 게다


한밤중도 번화가인 바다 위 파도소리는 들리지 않고

방파제에 죽친 옛사람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어둠이여 안녕

하늘의 별들도 안녕

은하수의 넓은 길을 가지고 있는 자랑은 잃었으니

밤새 집어등의 요란한 유혹이 다른 은하수 되어

한치가 오려나 무엇이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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