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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슴뿔 Sep 03. 2023

25. 차 팔아 생활비

나의 영도 정착기

차를 팔았다.

요 몇 달간 차를 쓴 적이 없었다. 날이 추워지고 나서 배터리가 방전될까 봐 틈틈이 시동을 켜주던 참이었는데 자동차세, 자동차보험갱신, 차량검사 고지서가 한꺼번에 날아왔다. 벌이도 없는 데다 사용하지도 않는지라 짐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바로 중고차 딜러를 불렀고 몇 차례 밀당 후 적당한 가격에 키를 넘겼다.

이렇게 후루룩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5분 만에 결정했고 사인하자마자 1분 만에 입금이 되었다. 10년 전 이 차를 살 때도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받을 수 있는 걸로(덕분에 옵션이 엉망이었다) 선택했는데 느긋한 성격인 줄 알았던 나는 사고파는 데 있어선 빛의 속도였다.

덕분에 나의 의외의 모습을 이렇게 또 발견했다.

 

조수석에 항상 개가 있어서 차 역시 개의 유품을 정리한 기분이 들었다. 행복하고 좋은 기억들이 많았다. 차와 함께 개와 관련된 남은 물건도 모두  나눔 했다. 마지막 남은 유골은 제주바다에 뿌려주고 싶은데 코로나로 의도치 않게 이고 지고 다니다 이제는 그냥 방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 나는 아직도 매일 아침 눈 뜰 때마다 그리워한다.

개의 무게, 온도, 보드라운 털의 느낌...

어쩌면 지금 그리운 건 그 존재가 아닌 감촉인 것 같기도 하다.

다행인 건 예전처럼 마음이 아프지는 않다.



다대포의 분홍 하늘




덧,

제주와 개동이와의 시간은 이제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웹툰으로 탄생하였다.

공모전에 선정되어 다음화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https://comic.naver.com/bestChallenge/detail?titleId=815537&no=2



https://comic.naver.com/challenge/detail?titleId=815537&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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