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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아주다 Aug 10. 2023

사회생활, 색종이 다루듯 감정을 잘라내는 일

여전히 감정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회생활에서는 감정을 색종이 자르듯 해야 하는 일이 많다,

크게 동요하지 않는 편이 좀 더 프로페셔널해 보이기도 하고.

그럴 때면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너무 많이 기뻐하고 너무 많이 속상해하는 나 자신을,

자꾸만 들썩거리는 눈썹과 너무 많은 표정,

먹히지 않는 곳에서 터져 나오는 감탄과 유머를,

원망해보기도 한다.


요즘의 비즈니스나 마케팅에서는

데이터 드리븐(Data-Driven)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감으로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은

얼마나 타인을 설득시키지 못하나.

그렇게 일한다면 포브스 선정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 1위에 두고두고 기록될 것이다.

그래서 노련한 사람들은 회사 내에 감정을 배제한,

평소와 다른 인격을 가져오고 이를 자랑스러워하는가 보다.


그런데 요 며칠간 감의 영역에서

풍부한 감성으로 표현하는 사람을 발견하고

내가 그로 인해 자꾸만 고무되는 경험을 통해서

감성이 풍부한 것 역시 좋은 머리만큼이나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거고

자신이 느낀 감정을 상대에게 오롯이 전달해 내고야 마는 일 역시

재능이고 멋짐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에 사랑이 바탕해 있다면

한방에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완전히 내쪽으로 끌어당기는 것이겠지.


도서 <기브 앤 테이크>는 이런 얘기로 유명하다.

실패한 그룹은 기버,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그룹도 기버


감정을 전달하는 일 역시 중간은 없다.

가장 아래와 가장 위에만 있는 듯하다.

오글거림과 매료시킴만 오가는 거다.

감정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제적 위치도 마찬가지다.

손에 쥐어 주는 게 없는, 아무것도 아니면서

동시에 사람들 마음속에 심어지는 무언가다!


팩트만 전달해도 될 일에 감정까지 전달해서

상대를 깊이 감동하게 하거나

진정성으로 전율하게 하는 일.

"이건 뭔가 달라" 하고

차별화를 꾀하는 일.

계속 생각나게 하거나

반복해서 찾게 하는 일인 셈이다.


대기만성처럼 기다려야 하는 일에는,

자유 아닌 자유로운 시간 때문에

자신한테 지치기도 한다.

딱 부러지는 거 없이 늘 부유하는 것 같아

스스로에 실망하기도 부지기수다.

저주와 축복을 동시에 떠안고 살아가는 격이다.


해 질 녘 그림자만큼 자책이 길어질 때

풍부한 감성으로 영감처럼 떠오른 생각들은 삶에 생기를 준다.

아무나 조형할 수 없는 것들, 기획 없이 건져 올린 생각들은

행복일 리 없는 가난한 마음에서 선물처럼 솟아나기도 한다.

생각만 건져내는 게 아니라 때론 바닥난 한철 사람 마음까지도 건져 올린다.


그래서 찰나에 해보는 다짐으로는

누군가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일을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

매일 오려내느라 감정이

학종이만한 크기가 된다 하더라도...

여전히, 누군가의 가슴에 남는 무엇이 되고 싶다.



[작가의 말]



어제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태풍이 온다는데 폭풍전야의 노을이 예뻐서,

차 창밖에 모든 풍경이 영상처럼 보이고

흐르는 노래가 너무 아름답게 귀에 감기는 거예요.


그저께는 어땠게요.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마음은 난리 났는데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고마운 사람이 생기고

다 지나 보니 재밌기도 했죠.


실은 대학생 시절에는 이런 일이 더 빈번했어요.

지하철에서 노래를 들으면 늘 영상이 떠올랐거든요.

그래서 저는 영상을 기획하고, DSLR 카메라를 사고,

영상 편집을 배워서 사람들 앞에서 짜잔~ 하고 꺼내 보이는 일을 자주 했어요.

'사람들을 어떻게 놀라게 해줄까?'를 참 많이 생각했었죠.


하지만 대학교 졸업 후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니

저의 창작 욕구도 조금씩 줄어들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직장 생활의 피로를 얻은 지금은

영감이라는 것이 아주 가끔씩 찾아와요.

그리고 그것에 필요한 감성이라는 걸

회사 생활에서는 스스로 많이 잘라내기도 해요.

일을 잘하고 싶으니까요.

그 대신 글을 쓰기 위해 머리를 싸매죠, 그리고 필살기를 써요.

차단된 공간에 들어가 글이 써질 때까지 저를 가둡니다.


하지만 이날은

글이 머릿속에 한 번에 써지는 거예요.

그래서 받아 적기만 했는데

그 과정이 오랜만이라 참 행복했습니다.


풍경은 말할 것도 없었고요.




▶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은요.

작사가, 인터뷰어, 카피라이터, 시인, 작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포토그래퍼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또... 자신만의 정의를 갖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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