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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아주다 Dec 10. 2021

[오디오] 똑똑한 사람보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의 자책을 지워줄, '그게 아니라'

자, 이제부터 변명할 때 제일 많이 쓰는

'그게 아니라'를 써볼 거예요.

때론 이 말투가 가장 지혜롭다고 생각합니다.


▶ 읽기가 부담스러울 땐 들어보세요. 내레이션은 더 부담스러워요(찡긋 ^.~)


예민한 게 아니라

감성이 풍부한 것


슬픈 음악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공감 능력이 좋은 것


기분이 안 좋은 게 아니라

배가 고픈 거고

게으른 게 아니라 우울한 것

혹은 체력이 달리는 것


미루는 게 아니라

잘하고 싶은 거고

안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진짜 잘하고 싶은 것


성격이 급한 게 아니라

추진력이 좋은 거고

느린 게 아니라

오래 할 힘이 있는 것


지친 게 아니라

목적의식이 높은 거고

포기한 게 아니라

지금 잠깐 쉬어가는 것


눈치가 없는 게 아니라

알고도 모른 척

듣고도 들어본 적 없는 척하는 것

어쩌면 우둔해 보이면서까지 하는

고도의 배려


말이 많은 게 아니라

어색해 낯가리고 있는 거고

말수가 적은 게 아니라

말하기에 안전한지 파악하고 있는 것


못 알아듣는 게 아니라

알아듣기 쉽게 말하지 못한 것

말하는 이의 설명이 더해져야 하는 것


질문이 많은 게 아니라

관심이 많은 거고

고민이 많은 게 아니라

동기가 강한 것


남 탓 없이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실은

다른 이의 부족함도 섞여 있는 것


감정적인 게 아니라

감정 어린 거고

감정적인 게 아니라

애정을 갖고 있는 것

 

나쁜 게 아니라 모르는 것

그래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

착한 게 아니라 약한 것

그러니 언젠가 강해져야 하는 것


상처 받은 게 아니라

이 상처를 받을지 말지

선택할 수 있는 것


자기연민을 느낀 게 아니라

자기돌봄의 필요를 느낀 것


고집부리는 게 아니라

초심을 잊지 않은 것

신념이 있는 것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문제 있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움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건

사실 싫어한다는 거고

시간이 걸리는 이해를 하고 싶다는 건

좋아한다는 것


이 모든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건

존재를 받아준다는 것


순서대로 읽으면 사람을 살리는 말

역으로 읽으면 사람을 작아지게 하는 말



'그게 아니라'

이것은 지혜로운 사람들의 확신에 찬 변명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단단한 응원


무례한 사람들의 분류법에

다른 해석을 던지는 것

누군가의 자책 어린 생각에

물길을 틀어주는 것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도록

전환시켜 주는 것

뒤보다 앞을 보고 살도록

시간을 정방향으로 돌려주는 것


세월이 사람을 빚나 보다

나이 들수록 점점 더 되고 싶은 사람은

똑똑한 사람보다 지혜로운 사람

수단과 방법을 가리는 사람

된사람 이후에 난사람


당신의 모든 죄책감과 불명예를

'그게 아니라'고 반복하는 사람

결국 사람을 기운 나게 하는,

사람.




[작가의 말]

마음이 아픈 건

마음을 다했기 때문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마음을 다한 프로젝트, 마음을 다한 관계,

욕심나게 하고 붙잡고 싶었던 것들,

아꼈던 사람들이

되려 더 나를 아프게 했습니다.


그 말은 정말인가 봅니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마음을 다해서 아픕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아픔이 그를 지나갈 수 있도록 수용하는 말을 건네주어야 합니다. 부딪히는 말들로는 상처 받아 뒤틀려 있는 사람들을 변화시키긴 힘들어요. 오늘 드러난 쓰라림은 오래 축적돼 다른 것들과 범벅이 된 것일 수도 있거든요. 카를 융도 말했어요, '저항하면 유지된다'. 요청하지 않은 조언들이 되튕겨져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은... 본인이 깨달아야 움직이거든요.


옳은 말로 충고하면 이들은 오히려 위축되거나 방어적인 태세로 전향합니다. 어렸을 적 즐겼던 숨바꼭질처럼 어른들도 화장실 안이나 집에 숨기도 해요.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자신의 어떤 점이 바뀌어야 할지를요. 차라리 '그게 아니라'고 두둔해주는 것이 오히려 그 사람을, 진정 변화의 도화선에 서게 할 겁니다. 자신이 이해받고 수용받는다는 느낌을 통과하면 사람들은 스스로 개선할 점을 꺼내기 시작하죠.


그래서

피골이 상접한 사람에게 건강이란

헬스장에서 근육을 키우는 일보다

그저 삼시 세 끼를 잘 차려 살을 찌우는 거예요. 그게 순서죠.


내적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예요.

채근하며 "빨리 해"라고 하기보단 "천천히 해"라고 말해보세요.

그 사람은 안정을 되찾고 기운을 내

더 이상은 천천히 하지 않을 거예요.

불명예스러운 허송세월도 멈출 거예요.


힘없는 사람들에겐

'힘내'라고 하기보단 '쉬어 가자'라고 권해보세요.

그럼 그 사람은 기운을 빼앗긴 상태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지 않고

뭉근한 에너지를 모아 '진짜 힘'을 낼 수 있어요.


힘이 나는 순간부터는

실천적인 조언들, 실용적인 방법들이

귀에 들리기 시작할 겁니다.


행동할 수 있기까지 그 사람의 상황과 이야기에 공명해주는 것...

제가 할 수 있는 몫의 분량과 재능은 그런 것 같습니다.

상처가 지나가도록 길을 내주는 역할이요.


기억하세요.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데는

옳은 말보다 수용하는 말이 더 필요해요.

'격려'라고도 하지요.


마음을 다한 것들에 기가 막혀

괜히 더 망가지던 시절에

내가 들었던 말들이 나를 살렸습니다.

제가 들었던 말들은 저를 잘 소화해

이제는 당신에게 해드릴 수 있는 말이 되었습니다.


똑똑한 사람이 지혜로운 게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똑똑하다는 것도

더불어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도요.


"잘 지내냐?"는 질문이 때론 어렵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답하게 될 거예요.

"네, 저 잘 지냅니다. 안녕하시죠?"


 

ⓒ arazuda all rights reserved @칠레 푸에르토 나탈레스(W트레킹)
제가 촬영한, 정말 좋아하는 사진이에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가슴에 콱 박히는 장면 같은 거.

노력하면 다 된다고 말하거나
속도를 내서 혼자 우뚝 서 있는 똑똑한 사람보다는
누군가가 포기하지 않도록 발맞춰 가는,
지혜로운 이의 발자취를 눈앞에 그려봅니다.




▶ 제가 '되고 싶은 사람'은요.

작사가, 인터뷰어, 카피라이터, 시인, 작가, 콘텐츠 크리에이터, 포토그래퍼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또...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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