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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Apr 21. 2023

임신 후 처음 겪는 변화들

임신 중기, 두 번째 고비

새로운 통증이 시작되다


임신 중기 24주쯤부터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입덧 시기를 무사히 지나고 무서운 검진을 통과해서 

이제 큰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크나 큰 오산이었다.


나는 당시 재택근무를 했던 터라 거의 집에만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배 아래쪽이 '찌릿'하는 통증이 생겼다.


걸을 때 그게 좀 심했는데 처음에는 8천 보 이상 걸으면 그랬다가

나중에는 집 근처 마트에 장 보러 갔다 오는 그 잠깐 사이에도 통증이 일어났다.

마치 밑에서 누가 잡고 끌어당기는 빠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임산부들 사이에서는 그걸 '밑 빠짐 통증'이라고 지칭하는 것 같다.






입원만큼은 안 됩니다


임산부 어플이나 커뮤니티에서 

이 통증이 심하거나 자궁수축 증상까지 있는 사람은 입원까지도 한다고 했다.


25주 차에 병원 정기 검진 때 불안한 마음에 증상을 얘기하고 자궁경부 길이를 재봤다.

24주 차에 자궁경부 길이가 3.6센티로 정상 범위였는데

불과 1주일 만에 2.94센티로 줄어들어 있었다.


25주 차에 2.94 센티면 정상범위는 아니고 경계군이어서 의사 선생님은 푹 쉬고 주의하라고 말씀하셨다.

다행히 나의 경우는 자궁수축 증상이나 배뭉침 현상이 없어서 입원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


초기나 중기에 경부 길이가 2센티 이하인 경우의 일부 산모들은 입원뿐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자궁경부를 인위적으로 막는 맥도널드 수술(맥수술)까지도 받는다고 한다.


임산부 커뮤니티에서 그런 경우로 입원하신 분들의 얘기를 보면

앉아 있지도, 서 있지도 못하고 병원에서는 그저 누워 있으라고만 하고

남편과 생이별을 한 상태로(코로나로 면회 금지) 

언제 퇴원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 있어야 하니 

너무나 힘들어 보였다. 


제발 입원만큼은 피하자. 다짐했다.






3주가량 집콕행을 하며


처음엔 몰랐는데 재택근무로 몇 시간가량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도 무리가 됐었나 보다.

오래 앉아 있는 것도 나중에는 밑통증이 와서 침대에 거의 눕다시피 일하기도 했었다.


나는 밑통증 증상만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그로 인해 최대한 외부 활동을 줄이고 사람들과의 만남도 취소하고 줄였다.

당시 거의 3주가량은 집콕 위주로 지냈던 것 같다. 

산책도 할 수 없고 뚜벅이로는 어디 멀리 가는 것도 여의치 않으니 답답했다.


그렇지만 초음파상의 까꿍이는 무사히 잘 있었고 

밑통증 말고 다른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것에 감사했다.


그러면서도 다른 검사들은 다 통과를 했는데 밑통증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하니

그게 또 경부 길이가 짧아질까 봐, 더 심각해지면 입원할까 봐서 

이 시기에 두려운 마음이 많이 들었다.


이 증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출산까지 이대로 통증이 이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됐다.

입덧 시기보다 제일 걱정했던 때가 이때가 아니었나 싶다.


스스로 릴랙스를 하려고 많이 노력하고 최대한 많이 쉬려고 했다.

엄마가 되는 길이 쉽지 않고 완전히 편한 때는 없다는 것을 

하루하루 깨달아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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