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젯밤달 김미주 Apr 20. 2018

그림여행 : 맛집에 대한 고찰

나에게만 특별한 날에 들린 작은 식당

1.


그 날은 마침 내 생일이었다. 혼자 보내는 생일은 처음이라 괜히 조금 사치를 부리기로 했다. 오가다 눈여겨 봐두었던 쁘띠샹플랭 거리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스테이크와 와인을 주문했다. 


쁘띠썅플랭 거리의 비스트로, Sous le fort


음식은 썩 훌륭하진 않지만 괜찮은 맛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한국과 마찬가지로 캐나다에도 관광지 중심에 위치한 식당들은 분위기만 좋다. 하지만 생일이기에 조금 특별하게 식사를 해보고 싶었던 목적은 완벽하게 달성되었다. 어두운 테라스에 어우러진 은은한 조명과 테이블마다 켜진 촛불, 커다란 와인잔에 비치는 쁘띠썅플랭은 아름다웠다. 바로 옆에서 버스킹을 하는 잔잔한 하프소리 덕에 분위기는 극치에 도달했다. 다시 오지 않을 순간임을 알기에 좀 더 선명하게 기억하고 싶어 최대한 감각을 집중했다. 


쁘띠썅플랭 거리의 비스트로, Sous le fort

식사는 완벽했고 기분 또한 역시 완벽했다. 와인 한 잔 마셨을 뿐인데도 술에 취한 듯 숙소로 돌아가는 모든 거리가 평소보다 더 예뻐보였다. 분위기에는 역시 힘이 있다. 온갖 것이 아름다워 보이게 만드는 마법같은 힘.





2



예상치못한 캐나다에서의 치과치료를 마무리함을 자축하기 위해 치과 근처의 레스토랑을 찾았다. 생일때 가려고 했던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후보에 올랐던 곳이다. 미리 예약을 하진 않았지만, 혼자이기에 다행히 바로 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올드시티의 관광지 중심에서 멀진않지만 살짝 외곽진 곳에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이 곳은 인터넷에서 평도 좋고 호스트도 추천했던 고급 레스토랑이다. 모든 음식을 캐나다에서만 나는 재료만 사용해 조리하는 곳이라 후추나 다른 향신료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이 곳에서 쓰는 소금마저 캐나다산 메이플 소금이라고. 


퀘벡의 유기농 레스토랑, Restaurant Legende
Legende, deer steak
칵테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legende의 바텐더


결론만 미리 말하자면 정말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솔직히 가격은 착하지 않지만 대신에 완벽했다. 이 레스토랑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계산을 하고 나가는 순간까지 모든 것이 조화로웠다. 맛은 물론, 접시나 포크, 인테리어까지 모든게 어우러지는 느낌. 어떻게 음식점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지, 놀라운 마음이 앞섰다. 

조화로운 맛과 좋은 분위기, 감사한 밤이다.




Information


Sous le fort


48 Rue Sous le Fort, Quebec, QC, Canada

쁘띠샹플랭 거리 목부러지는 다리 옆 골목에 위치한 프렌치 비스트로

예쁜 어니언 수프가 유명하지만 한국인에게는 매우 짤 수 있다.

음식맛은 평범하지만 분위기 하나로 특별해지는 곳




Restaurant Legende


255 Rue Saint-Paul, Quebec, QC, CANADA



현지인들에게 유명한 퀘벡의 유기농 레스토랑 레전드

소금, 설탕같은 양념을 포함하여 이 곳 음식에 사용되는 모든 재료는 캐나다 산이라고 한다.

가격은 착하지 않지만 맛, 플레이팅, 서비스등 모든 것이 완벽한 레스토랑





이전 10화 그림여행 : 어쩌면 당신에게도 생길 수 있는 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