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뜀박질의 소감
임신했을 때 하고 싶었던 것들:
맥주와 커피 마시기, 날것(간장게장, 회, 멍게...) 먹기, (막달엔 체중 조절 때문에 참았던) 과일 양껏 먹기,
피부 간지러울 때마다 약 먹고 바르기, 등 대고 자기,
마구마구 달리기, 마구마구 춤추기, 자전거 타기, 윈드 서핑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기억이 나지 않을 줄 알았다면 아예 리스트를 적어 둘 걸.
몇일 전, 그렇게 간절히 원했던 것들 중 하나를 더 이뤘다.
드디어 러닝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굼벵이 같은 속도로나마 25분 간 쉬지 않고 뛰기에 성공했다! 못할 줄 알았는데!
나이키 러닝 앱의 도움을 받았는데 코치가 오늘 뜀박질의 소감을 자랑하라고, 그게 누군가를 또 달리게 할 수 있을 거라고 하여 적어본다.
오늘 목표는 다음에 또 뛰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힘들이지 않고 뛰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힘들었다. 종아리가 찢어질 것 같았다. 마스크에 김이 차서 눈가가 촉촉해졌다. 멈추고 싶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그렇지만 욕심 내지 않고 더 느리게 느리게 페이스 조절 잘해서 끝까지 뛴 나 자신, 칭찬해!
다리는 아프지만 몸과 맘은 너무나 가볍다.
내일은 기어 다닐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뛸 수 있으면 또 뛰러 나가고 싶다. 왜? 기분이 이렇게나 좋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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