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댓살의 아이를 데리고 해외여행 가는 사람에게 흔히들 하는 말이 있다.
‘아이들 데리고 해외여행 가봤자 금방 잊어버려요. 뭐하러 돈 아깝게 데리고 가요?’
그러는 사람들에게 반문한다.
아이들은 4,5년이 지나면 잊어버리죠.
그런데 당신도 4,5년이면 어디를 간것만 기억나지. 세세한 기억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망각은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이다.
어른의 망각은 괜찮고 아이들의 망각은 아까운 것인가.
여행은 기억하기 위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것을 만나러 가는 것이고 그 순간 행복해지려 떠나는 것이다.
행복한 그 순간 함께 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할 나위가 없다.
나는 가족들이 그 여행 순간만을 즐기고 한참 지난 후에 그 기억들을 모조리 잊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한다.
여행하는 동안 하하호호 즐거운 세상을 만나서 서로가 웃는 얼굴이 기억에 남아 ‘그때 그곳에서 정말 재밌었는데.’ 라는 생각이 남는것 이상은 욕심이다.
월마다 또는 계절마다 가족여행의 굵은 선을 하나씩 그려나가면 부모도 아이도 삶이 선명해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