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도담도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홍s Sep 30. 2016

우연한 실수로 얻은 삶의 지표

#28 우리는 너무 빠른 것에만 몰두하고 있지 않을까

#28 우리는 너무 빠른 것에만 몰두하고 있지 않을까


그날은 그냥 평소와 별 다를 것 없는 퇴근 길중 하나였다. 언제나처럼 마지막에 매장의 문을 닫았고 천천히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서 마침 오는 버스에 지치고 피로한 몸을 실었다. 그렇게 한정거장 두정거장 가 다보다 창 밖을 바라보니 평소와 다른 풍경이 보였다.

그렇다. 버스를 잘못 탔다.


퇴근하다가 바보같이 버스를 잘못 타고 말았다. 딱히 바쁜 것도 아니었고, 생각이 많던 것도 아니었는데 버스를 잘못 탄 것이다. 그렇게 자신에 대한 멍청함을 되새기던 것도 잠시, 이런 바보 같은 실수로 인해 나는 모처럼 좋은 날씨에 좋은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일 년에 이렇게 날씨 좋은 날이 얼마나 있을까 하며 집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모르는 길이 나오면 주변 포장마차에, 열심히 운동하며 집을 향하던 사람에 물어가며 집을 걸어갔다. 그러곤 생각했다. 실수가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이처럼 우리는 살면서 많은 실수를 하지만 그로 인한 근사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게 실수로 인한 길로 들어서서 생각지도 못한 인연을 만날 수도 있고, 평소였으면 느끼지 못했을 법한 감정, 풀리지 않던 답이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다.


서점에만 가면, 성공한 사람들의 강의를 보게 되면 당연히 등장하게 되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불변의 진리를 그렇게 듣고 보며 머릿속에 박아두려 그토록 노력을 했지만, 정작 나는 그것을 잘못한 버스로 인해 가슴속에 세기게 되었다. 실패를 왜 그동안 두려워했을까? 왜 성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문을 하며 잠시 멈추었던 다시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그렇게 찌르르한 밤바람과 마주하며, 왜 그렇게 조급하게만 살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 이난 한 가지. 나는 모든지 빠르게 성취하고 싶었던 것이다.


과거에 나는 늘 무엇을 하든 빠르게 하는 걸 좋아했다. 운동을 하던 어린 시절에는 또래 친구들보다 빠르게 배우고 싶어서 원래 1시간씩만 듣던 태권도 수업을 2시간 3시간씩 남아서 운동을 하기도 했고, 친구들과 게임을 할 때는 밤을 세가면서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기도 했고, 책에 재미 붙이기 시작한 시점에서는 하루에 한 권씩 빠르게 읽어가며, 차곡차곡 쌓여 가는 책들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도 나는 다니던 대학을 과감하게 접고, 나의 꿈을 향해서 바로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남들보다 빠르게 무언가를 성취하는 게 당연하단 듯 치열하게 살아왔다. 그렇다 보니 어느 정도 성취가 오르고 나서는 성장도 더디고, 흥미도 점차적으로 줄어들었고 능률도 당연히 떨어졌다. 왜 무조건 빠른 것이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을까.


그러던 도중에 나는 그동안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결과에 너무 얽매인다는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그동안 나는 당장 손대면 바로 결과가 보이는 일을 해왔던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주변에서 보는 시선도 '열심히 사는 사람', '잘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나를 대하곤 했고, 그러는 시선을 받다 보니 더 잘하고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틀안에 진정한 나 자신은 없었다. 물론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붙여서 한 모든 일이지만 그 과정들이 잘못되어져 있었다. 그렇기에 점차 흥미를 잃었고 그것을 의 참된 맛을 느끼지 못했다.


무엇이든지 목표를 달성하려면, 참고 인내해야 하는 기간과 시간이 있는 법이다. 그 시간을 잘 참고 인내하는 사람들의 그릇은 무릇 다른 사람들보다 더 크고 넓을 것이다. 주변에서 외치는 빠르게 빠르게에 빠져서 나는 가장 중요한 인내의 중요성을 간과한 것이다. '싸고 좋은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싸면 싼값을 하고 비싼 것은 그 이유가 타당하게 있기 때문에 싸고 좋은 것을 바라면 안 된다.


빠르게만 가서는 참된 의미를 느낄 수가 없다.


살면서 우리가 천천히 그 참맛을 느끼기 위한 노력으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가장 우선적으로 가장 참된의미를 찾아야 할 그 무언가를 찾았다. 바로 '대화'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이와 대화를 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나와 대화하고 있다.' 그 소소한 대화 안에서 우리는 성장하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대화법에는 옳고 그름은 없다. 누군가는 날이선 화법으로, 또 다른 누군가는 어눌한 화법으로 사람이라면 누구나다 자신의 화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기본적인 룰은 있다. 그건 바로 누군가를 상처 주는 대화는 안된다는 것. 대화를 통해 내가 듣고 싶은 말을 들었더라도 누군가가 상처받았다면 진정으로 그 대화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즉, 틀렸다. 실패한 대화이다. 보통 이런 실패한 대화는 빠른 속도에서 나온다. 우리는 보통 타인에게서 내가 원하는 대답을 듣기 위해선 공격적이고 몰아치며, 빠르게 대화를 한다. 그렇게 또 하나의 실패한 대화가 탄생하게 된다.


천천히 상대의 말을 들어주고, 당장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한 번 더 눈앞의 사람을 생각해보고, 나의 마음을 담아서 그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그 대화 속에서 우리는 분명히 무언가를 얻을 것이다. 그러니 당장 눈앞에 하나를 얻겠다고 수많은 것을 버리는 일을 하지 말자.


무언가를 진정으로 원하려면 천천히 느끼고 정확하게 알아가야 한다. 빠른 것이 좋을진 몰라도 영원히 빠른 것은 없다 무엇이든 언젠간, 언젠간 느려진다.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더 빠른 무언가를 찾다가는 우리는 이렇게 빠른 시대에 사로잡혀 먹혀버릴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더욱 정확하고 느긋하게 갈 필요가 있다. 실수를 해도 좋다. 지쳐 쓰러져도 상관이 없다. 천천히 그리고 꿏꿏이 걸어가다 보면 결국에는 'All is well' 우리 모두 잘 될 것이다.



오늘은 어떤 실패를 하셨나요. 자책하고 있으신가요? 너무 자책 말아요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홍's의 다른 글 보러 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일과 삶 그 중간의 어느 지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