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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깡아지 Jun 28. 2023

Steal the show, 주인공이 되어줘

네가 모든 주목을 받아도 상관없어, 내가 기꺼이 조연이 될게.




영화 <엘리멘탈>에서 웨이드는 결말이 정해져 있는 것과 다름없던 엠버의 삶에 들어와, 그녀의 무한한 가능성을 찾아주고 꿈을 향한 도전을 응원한다.


웨이드와 엠버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쌓아가는 장면에서는, Lauv가 부른 이 영화의 ost인 <Steal thd show>가 울려퍼지며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Steal the show;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네가 모든 주목을 받아도 상관없어,
내가 기꺼이 조연이 될게.



영화 <엘리멘탈>



그 사람의 시시콜콜한 일상이 궁금해진다는 건,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의미와도 같다.

바꾸어 말하면, 나의 시시콜콜한 일상을 궁금해하고 들어주는 사람은 나에 대한 애정이 어마어마한 사람이다.

내가 지금 뭘 하는지, 점심에 뭘 먹었는지, 버스를 잘 탔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심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나!) 조차도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서, 다들 아주 조금씩은 남이 자신을 알아봐줬으면 하는 욕구가 있다.

그래서 일상을 SNS에 올리기도 하고 카톡 친구와 잡담을 하기도 한다.


MBC <라디오스타>에서 류승수 배우 띵언



점심에 가자미 구이를 먹은 일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겠지만

누군가 들어주고, 맛있겠다 또는 또 가자미야?! 라는 등의 대답을 해준다면

그 일은 '아무것'이 아닌 일이 되고, 심지어 특별해지기까지 한다.



사랑은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졸업요건을 착각하는 실수로 예정대로 졸업을 못해서 그에게 전화로 울고불고 짜증냈을 때

그는 "괜찮아~ 냉장고 옵션 하나 빼면 되지~"(추가학기 등록금은 비싸다...) 라며

단순명료한 공대생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누가 나한테 전화로 짜증내면

"짜증나는 상황인 건 알겠는데 왜 나한테 그래?! 내가 감정쓰레기통이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이런 사람은 처음 본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성격이 보살이라도, 사랑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생각해보면 그는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기꺼이 조연을 자처하는 사람이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는 나 역시도 그를 위해 기꺼이 조연이 되기 위해

퇴사를 하고 올라오는 일에도 한치의 고민이 없었다. (우리는 장거리 커플이었다.)


나는 매니저처럼 너를 따라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척척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싶고

배우를 촬영하는 카메라 감독처럼 너의 좋은 표정을 포착하는 사람이 고 싶다. (배우는 네가 해!)



하지만 나는 맘만 먹었지 언제쯤 너의 삶에 조연이 되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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