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라틴어 수업 (한동일, 흐름출판)
제목과 달리 가볍게 읽기 좋은 철학 인문서
이 책이 한동안 종합 베스트셀러에 있어서 라틴어 배우는 게 유행인 줄 알았다. 라틴어 배우기에는 관심이 없어서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팀장님이 이 책이 있는데 또 선물 받았다며 읽어보라고 권해주셨다. 그냥 읽어보라고만 하면서 권했으면 읽기 시작을 ‘아직도’ 안 했을 텐데 우리가 흔히 아는 영어의 어원이 어떻게 되는지도 알 수 있고, 쉽게 읽힌다고 해서 두려움 없이 책을 펼쳤다.
대학교 교양 수업으로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해 담았고, 교양 수업인데도 인기가 아주 많았다는 이야기로 내용이 시작된다. 어떤 내용인지 호기심을 자아내는, 책 내용의 기대감을 높여주는 서두이다.
팀장님이 이 책을 추천해주면서 해주신 내용보다 훨씬 잘 읽히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내 취향인 ‘철학 인문서’이다. 읽으면서 이렇게 내 취향인 책인데, 이 책은 언젠가 어떻게든 만날 운명(?)이지 않았을까 싶었다.
한동일 저자가 로마에서 학교에 다닐 때 겪거나 느꼈던 일화를 토대로 배우거나 깨우친 것에 관해 이야기하거나 그 반대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이 점 덕분에 책이 술술 쉽게 읽히는 거 같다.
라틴어는 동사 변화가 많아 굉장히 어려운데, 유럽 몇 개국에서는 일부러 라틴어를 가르치고 시험을 본다고 한다. 라틴어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졸업이 안 된다고 했나? 대학교에 못 간다고 했나? 아무튼 라틴어 시험이 굉장히 중요한데, 라틴어를 가르치는 이유는 라틴어를 공부하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저자가 로마에서 유학 생활을 했고 라틴어를 배웠고, 라틴어 관련 내용을 담았기에 옛 로마 시대가 담겨 있어 역사 공부에 흥미를 돋우거나 학생 때 공부했던 내용을 상기시켜 주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가장 흥미 있게 읽고, 내 머릿속에 남은 내용은 인문학적인 내용이다. 저자는 수업 내용에 약간 재미있는, 가벼운 내용을 섞으면 수업 내용이 훨씬 기억에 남을 거라고 하는데, 나는 그 재미있고 가벼운 내용만 기억에 남는다. 고대 역사나 어원보다는 아무래도 ‘삶’에 대한 내용이 내가 더 가깝게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018. 06.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