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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laus Jul 13. 2022

7. 까칠한 스코틀랜드 아재의 중고서점 운영기

[서점 일기] 독후감


구글에서 찾아보면 주인장과 서점 모두 똑같이 생겼다.

#우연히 보게 되다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독립서점에 추천도서로 나와 있던 책이다. 남의 일기를 보고 재미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던 터라 눈길도 주지 않았는데 갑자기 여자 친구가 이 책을 구입해버렸다. (안내의 일기나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이 특히 지루했다) 그리고 '그냥저냥 읽을 만 해'라는 평가와 함께 나한테 주었다. 바로 중고서점에 팔려다 양심에 찔려서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안에서 조금씩 읽었다. 그래도 지금까지 읽은 남의 일기 중에선 가장 덜 지루했다. 


#내용

 스코틀랜드 위그타운에서 '더 북샵'이라는 중고 서점을 운영하는 숀 비텔이 1년간 쓴 일기이다. 중고서점의 루틴 하면서 다채로운 삶이 담겨 있다. 저자는 대부분의 시간을 말 안 듣는 점원과 싸우고 진상 손님들을 응대하고 책을 팔고자 하는 사람의 집에 가서 책을 사 오는데 쓴다. 단조로워 보이지만 책방에 방문하는 진상 손님들이 굉장히 다양하다. 또한 책방 점원 니키와 글쓴이 숀이 진상 손님만큼이나 똘끼가 넘쳐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예를 들어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한 고객이 서점에 대한 안 좋은 평을 남겼는데 숀이 참지 못하고 그 손님을 비꼬는 댓글을 달아 온라인 싸움이 벌어지는 소란 등이 계속 일어난다. 애초에 니키는 상사인 숀의 말을 절대 듣지 않고, 숀은 킨들을 총으로 쏴서 전시해 놓는 돌아이라 웃긴 일이 안 생길 수가 없다. 


#감상

 정말 멀고 먼 스코틀랜드 구석에서 중고서점을 운영하는 아저씨의 일기라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다. 앞서 언급했듯 별 내용은 없지만 소소하게 웃기다. 

 책에서 보이는 영국의 독서 문화는 참 부럽다. 저자는 주로 사망한 사람이 보유하고 있던 도서를 매입하는데 영국 사람들은 기본 책 10 상자 찍은 소장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 기준 책을 많이 읽는 편인 나도 저 정도의 책은 없는 걸 생각해보면 1인당 독서량과 장서량 모두 영국이 한국의 2배는 될 듯하다.  2018년 영국에 배낭여행을 갔을 때 많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지하철에서도 책을 읽는 사람이 많았고(와이파이가 잘 안 되는 게 이유인 거 같긴 하지만) 노숙자 중에서도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이렇게 독서 인구가 탄탄하기에 숀 비텔이 아무렇게나 운영하는 '더 북샵'도 성업 중인 듯하다 (2022년 기준 아직도 영업 중이다). 

 독서 인구가 탄탄한 영국이지만, 아마존과 킨들의 등장으로 기존 서점들은 많은 타격을 입었다. '더 북숍'은 이러한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랜덤 북 클럽', '저자 강연' 그리고 '북 페스티벌'등을 개최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힙한 독립서점들이 많이 생겼다. 북 클럽을 운영하는 서점도 많고, 저자와의 협업하는 서점도 꽤 눈에 띈다. 그런데 아직 '북 페스티벌'은 본 적이 없다. 서울 국제 도서전이 있긴 하지만, 서점이 메인이 되는 행사는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나중에 독립 서점들이 주최하는 단체 행사가 열렸으면 좋겠다. 위그타운처럼 '북 타운'은 없지만, 서울에 있는 북카페와 서점은 특정 지역에 몰려 있어서 같이 행사를 열면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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