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크리미널 마인드>
프로파일러를 대표하는 FBI 시리즈, 추억의 미드인데 지금도 방영중인 장수 프로그램인 <크리미널 마인드>는 사연이 많은 작품이다. 오리지널 <크리미널 마인드(2005-2023, 이하 크마)>의 팬이라면 작품 외적인 스캔들까지도 어느정도 꿰고 있을거라 예상한다. 이건, 그럴 수 밖에 없는 명작이면서도 망작(?)이니까.
마침 주연부터 조연까지 명품으로 가득한 신상 드라마 <내가 그를 만났을 때>를 개시한 기념으로 페짓 브루스터부터 시작해볼까?
그녀가 에밀리 프랜티스라는 이름으로 <크마>에 합류하면서 '끝나지 않을' 역사가 시작됐다. 원래 에밀리의 포지션에는 엘 그리너웨이라는 또다른 뉴비가 있었다. 프로파일러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성범죄 전문 여성요원 엘 역할을 맡은 롤라 글로디니는 <크마>를 거쳐 <리벤지>, <캐슬>, <화이트 칼라>에서 변호사 또는 용의자 역할을 맡았다.
물론 나는 그 거대한 미드 투어를 시작하기 전부터 롤라를 좋아했다. 바로 이 거대한 <크마> 시즌 1의 메인 캐릭터였으니까.
엘의 뒤를 이어 에밀리가 파트너인 데릭 모건과 투캅스 모드로 한동안 잘 나갔다. 이후 데릭 모건의 하차, 하치 팀장의 하차를 겪으면서 <크마>는 방황기를 겪는다. 결국 무력, 전투력, 리더십을 포함해, 팀장으로 적임자가 될 수 있는 캐릭터는 본의 아니게 이 팀을 계속 들락거렸던 에밀리와 JJ밖에 남지 않았다. 그녀들의 하차 소식을 접할때마다 충격을 받은 (나를 포함한) 팬들의 뒷조사에 의해 알려진 바로는 <크마>의 제작진이 여성배우를 홀대하기로 유명한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이유로 남은 캐릭터 중 에이스는 모두 여성이다.
시작부터 행동분석팀의 CPU였던 페넬로피를 포함해, 결국 팀장으로 승진한 에밀리가 부재중이었을때 영입되어 눌러앉은 타라 루이스까지.
프로파일러니까 여성 요원이 더 많아도 그리 이상하진 않다. 다만 현실적으로 미국이? 공무원이? 현장요원을 파견하는 관료들이? 여성 요원들에게 이런 꿀같은 기회를 계속 줄 것 같지는 않다. (한국 기준으로 미국의 성평등지수가 높을 것 같지만, 미국에는 탄핵된 대통령일지라도 여성 대통령이 수백년동안 없었고 유럽과 남미와 비교해보면 암울하다.) 물론 성비를 유지해야하는 압박요소가 있을수도 있지만, 이 드라마는 안그래도 출연료가 적은 여성 배우를 계속 교체하다가 그 틈에 핵심역할을 맡은 남성 배우들이 각자의 이유로 하차를 해버려서 남은 여성 배우들을 끌어모은 상황이 됐다.
시즌 15 기준으로 사진의 여성 요원 4명과 남성 요원 4명이 레귤러인데, 이 시리즈 특성상 문무를 겸비해서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안겨주는 요원은 에밀리, JJ, 맷 시몬스(다니엘 헤니)뿐이다.
행동분석팀(BAU) 한정인, <크마> 뿐만 아니라 <화이트 칼라>와 <블랙리스트>를 포함한 FBI 드라마가 그렇듯 상부로 갈수록 권력다툼과 음모가 판치는데, 그런 클리셰를 만들기 시작한 원조가 <크마>일지도 모르겠다. 하치가 팀장일때 끊임없이 모건을 유혹했던 윗분들은 이제 팀장 에밀리를 견제하기 위해 JJ를 매수하려든다. 웃기고 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JJ는 <크마>의 시즌 1부터 레귤러였던 찐 멤버인데. 오늘은 에밀리를 좀더 밀었지만 극중에서도 작품 외적으로도 JJ는 존버의 화신이다. 행동분석팀의 행정 및 홍보를 담당하는 요원으로 배치되었다가(그때만 해도 현장에서 활약하는 액션 요원은 엘과 모건이라는 투캅스 + 하치 정도였다.) 프로파일링 과정을 이수하고 현장투입 및 범인 제압이 가능한 프로파일러로 거듭났다. 에밀리가 팀장이 된 이후의 시즌 15에서는 JJ와 시몬스가 투캅스인 셈이다.
출연 순으로 1위는 당연히 페넬로피고, 그녀는 <크마>보다 훨씬 더 망한 (그럼에도 다니엘 헤니를 키워서 본진에 합류시킨) 외전들에도 빠짐없이 출연한 인싸 중 인싸다. 한국에서는 모르겠고 미국의 여성팬들이 어마무시하게 밀어주는 스펜서 리드가 2위다. 주로 머리를 쓰는 천재 캐릭터지만 나이로는 막내고, 유난히 사이코패스들과 자주 엮이면서 사연이 많아지는 리드 역시 시즌 1부터 시즌 15까지 완주한 캐릭터. (지난 시리즈를 되새기는데 집중하느라 시즌 16은 배제했다.) 출연 회차 3위가 JJ고 여기까지 세 명이 완주 멤버. 다만 JJ는 하차할 뻔 했었다.
이제 4위인 중간에 합류한 로시와 5, 6위인 중간에 하차한 하치와 모건이 있다. 현 멤버 에밀리와 타라의 분량은 2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역시 중간에 합류한 둘의 순위가 각각 7, 8위다. 나머지는 출연 시즌이 많지 않은 단기 레귤러 배역들인데, 그 중에는 완주한 3인 중 한명인 JJ의 남편(14위)보다 출연회차가 적은 캐릭터도 많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