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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꿈을 품는다.

돈으로 채울 수 없는 삶의 가치




2017년 8월 11년 다니던 회사를 급작스레 퇴사를 하고, 우리 집 경제를 살려보겠노라고 돈 공부를 시작했다.

돈 공부를 시작하니 빨리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고 싶었다.

'이러다 돈독 오르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돈 공부를 하면 할수록 돈보다 '삶의 가치'에 대해 깊게 고민하게 된다.

돈이 줄 수 없는 고귀한 삶의 가치는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이유로 이미 한 번 가족에게서 버림받은 요보호아동들. 보육원에서 최소한의 보살핌을 받고 자라난 이들은 만 18세가 되는 해에 또다시 혈혈단신으로 세상에 나와야 한다. ‘보호종료’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만 18세라는 이유로 보육원에서 퇴소해야 하는 아이들은 약 2,600명에 달한다. 이들 손에 쥐어진 ‘자립지원금’은 고작 500만 원. 제대로 된 집이나 직장도 없이 무조건 독립해야 하는 보호종료 아동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마땅히 의지할 곳도 없다.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주기에 보육원의 선생님들과 자립전담요원들의 인력은 너무나 모자라다.


- SBS 스페셜 중에서 -




며칠 전 TV에서 앳된 청년들이 나오는 장면을 보았다. 그들은 보육원에서 자라 만 18세가 되어 세상으로 나온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어떤 준비도 없이 자립지원금으로 고작 500만 원을 받고 세상으로 나와야 했다. 갓난아이 때 보육원으로 버려진 아이들이 이젠 성인이 되어 세상으로 떠밀려 나와야 한다. 처음 버려졌을 때는 기억이라도 없었지만, 두 번째 세상으로 떠밀려 나올 때는 온갖 두려움으로 세상에 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그 발걸음이 얼마나 두렵고 무거울까...


나의 20살을 되돌아보게 된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의 완장을 차고 부모님께 떵떵거리며 용돈을 요구하고,

'공부만 하면 되는 가장 좋은 때다.'라는 부모님의 한마디도 잔소리처럼 들려 귀를 닫았다.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보호종료아동들은 만 18세가 되면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누구의 조언도 보호도 사랑도 받지 못하고 온갖 일들을 몸으로 부딪혀야 한다.


보호종료아동들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같은 보육원 출신 친구들이나 사기꾼에게 물리고 뜯긴다.

자립지원금으로 턱없이 부족한 500만 원 마저 떼이게 된다.

돈이 궁해지니 돈을 쉽게 버는 일에 손을 대고

안 좋은 선택을 하게 되어 결국 범죄를 일으키고 그 길로 악순환이 지속된다.

그 아이들에게 조금만 따뜻한 손길과 보호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리고 그 아이들이 돈에 대해 조금만 알았다면

최소한 세상에 나오자마자 자립지원금을 떼일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배우 '박시은'의 딸이 TV에 나온 적이 있었다.

딸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다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보호종료 아동을 딸로 입양한 것이었다.

솔직히 나는 아직 그럴 용기는 없다.

하지만 지금 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서 보호종료아동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봤다.

최근 가계부와 자산 관리로 칼럼을 쓰고 있으니, 기초적인 돈 관리에 대한 팁을 줄 수 있다.

  소소한 능력 있지만 꼭 필요한 이들에게 나눌 생각 하니

첫 데이트를 하는 마음으로 설렌다. 상상만으로도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고귀한 가치는 이런 게 아닐까?!

소소하지만 선한 영향력을 나누기 위해 나 자신을 더 업그레이드해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으로 버림받은 아이들이 다시 세상으로 버림받지 않기를 기도한다.

언젠가 그들에게 나의 소소한 재능을 나누는 그 날을 고대해본다.

분명히 나는 내가 나눈 것보다 더 풍요로운 그 무엇을 마음에 채우게 될 것이다.

돈으로 채울 수 없는 그 무엇,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그 무엇은 어떤 것보다 기쁨을 준다.

이것만은 분명하다.

소소하게 나누고자 하는 이 마음은 돈보다 더 큰 삶의 원동력을 준다는 것을~!



이제 또 하나의 꿈을 품는다.

꿈은 품어야 이뤄진다. 지금까지의 내 삶이 그랬듯이.





'SBS 스페셜 581회  막막한 축복, 열여덟 어른' 다시보기

https://programs.sbs.co.kr/culture/sbsspecial/vod/53591/22000371595






https://blog.naver.com/ecomama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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