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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재선 Jul 25. 2020

뺏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문장들

속에 내 글 끼워넣기



평범한 것에 높은 의미를,

일상의 것에 신비로운 모습을,

잘 아는 것에 모르는 것의 품위를,

유한한 것에 무한한 모습을 주어

나는 그것을 낭만화한다.

             - 노발리스 -




정글의 새벽은 막 건져낸 두부 같다.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는 정글은

세상을 향해 향기로운 김을 뿜어낸다.

그 김 속에서 퍼올리는 내 글에

소재가 마를리는 없다.

다만 그들을 제대로 엮어내지 못하는

내 붓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최재천 -




산수유는 존재로서의 중량감이 전혀 없다.

꽃의 어렴풋한 기운만 파스텔처럼

산야에 번져있다.

산수유가 언제 지는 것인지는 눈치채기 어렵다.

그 꽃이 스러지는 모습은 나무가 지우개로

저 자신을 지우는 것과 같다.

그래서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

           - 김 훈 -


 


세상의 모든 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움을 뽐내며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스스로에게 몰입해 있기 때문이다.

꽃들은 천재지변이 있더라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의 임무에 몰입해 있기 때문이다.

                               - 배철현 -


 


정원을 갖게 된 후로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계절과 계절 사이가

영원처럼 느껴진다.


흙에서 펼쳐지는 고귀한 마법을 관찰한다.

아무래도 '' 진짜 있는  같다.

주문한 적 없는 햇빛과 빗줄기와 바람이

돌아가며 이 신비로움을 만드는데

그걸 누가 만들었겠는가.

                    - 양재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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