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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Nov 25. 2017

내가 초라해 보이는 날

[엄마의 레시피] 시금치 샐러드

그런 날.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



교수님과의 면담시간 후...

문장 하나가 나를 같이 따라 나왔어.


"너는 평소 수업에 참여를 안 해."



너는 평소 수업에 참여를 안 해.


하.

억울해, 엄마!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결국 꾹꾹 참다 눈물이 났어




사실 난 그다음 주부터 발표며 질문이며 거침없이 하고, 이제는 수업에 활발히 참여하는 학생 중 한 명이 되었지. 교수님은 마치 절벽에서 아기새를 밀어 날게 하는 어미새의 전략을 사용한 거랄까. 결과적으로 교수님의 방식은 나를 안전지대 밖으로 끌어냈으니 성공했다고 할 수 있겠지? 그치만 그땐 뭔가 별것도 아닌 저 말 한마디가 너무나 너무나 아팠어.


공지영. (2015). 딸에게 주는 레시피. 한겨레출판


휴, 이럴 땐 정말,,, 엄마의 레시피가 필요해!



시금치 샐러드

1. 시금치를 적당량 접시에 올린다.

2. 올리브유를 조금 뿌린다.

3. 치즈를 '성질대로' 뿌린다! ☆☆핵심 포인트


시금치 샐러드는 아주 효과적이었어!

세상에 뭐 이렇게 쉬운 요리가 다 있어?  게다가 맛도 좋지 뭐야!


다만 한 가지 치즈를 너무 성질대로 뿌리면 치즈가 사방으로 온통 튄다는 거지.

그런데 이것도 너무 웃겨서 난 기분이 더 좋아졌다는 사실! 음~! 하하




열린 마음 & 마음 보호


밤에 차분히 앉아, 있었던 일과 내 감정을 돌아보며 일기를 쓰자니, 재밌는 걸 발견했어.


다른 교수님들이 그동안 너무나 따뜻하게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시다 보니, 나도 모르게 당연히 이번 교수님도 그러하실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나는 나의 기대만큼 마음을 활~짝 열고 교수님 연구실에 찾아간 거지.


그런데 내가 받은 반응은 나의 기대와 상반됐었어.

적절한 마음의 보호장구를 차지 않았던 내 마음은 속절없이 베였구.



그래서 나는 앞으로!

도 그래도 열린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기로 했지.


왜냐면 나는 아무리 그래도 꽁꽁 싸매고 처음 보는 사람들을 대하는 나보다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내가 더 좋거든.


그렇지만 적절하게!

적당한 마음의 보호장비를 필수로 착용할 거야!


뭐 보호장비라 함은 상대에게 허황된 기대하지 않기, 상대의 말을 말 그대로 바라보기, 그 말 뒤에 저의가 있을 거라고 넘겨짚지 않기, 또는 투박한 말 뒤에 있는 선의를 바라보기, 뭐 이런 것들이 있겠지?

적어보니 쉽지 않겠어! 그렇지만 도전해볼게! 열린 마음, 그러나 마음의 보호장구를 잊지 않도록!

 


엄마가 언제나 어떤 경험에나 달콤한 배움의 열매가 있다고 했지만,

이번 건 예상치 못하게 훅 들어왔다?


뭐 앞으로 예상치 못한 일들이 훅훅 들어오겠지만, 다음번엔 좀 더 나을 것 같아!



시금치 샐러드 레시피

고마워요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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