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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퍼트 May 07. 2018

언론 인터뷰를 한 뒤에 댓글을 읽어보았다

언론에 노출되는 이들이 겪는것 :: 평생 먹을 욕을 다먹어보는 기회

이번에 입사한 회사에 우연한 기회로 신입사원 자격으로 언론사 인터뷰를 하게되었다.

같이 인터뷰하기로 한 동기들은 뽑힐만한 이유가 있었고, 나는 흠... 싫지 않았지만 인터뷰를 할만한 재목이 아니었다.


M 제가 왜 뽑혔을까요?

루퍼트가 괜찮을것 같았어요~


나를 추천해준 M의 대답을 간추리자면 그러했다.

대략 유추해보자면 비 수도권대학 졸업자를 대표해 나를 뽑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사전 인터뷰지가 날아왔고, 나는 나름 지방대출신 개발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열심히 사전 인터뷰에 응했다.

그렇게 며칠 뒤에 실제 인터뷰가 진행되었고, 그것은 한시간 이내에 끝이 났다.


언론 기자분은 굉장히 친절하지만 정밀한 사실관계를 물어보았고, 나는 회사에 들어오게 된 배경, 면접과정, 내가 회사에 대해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실제 기사 내용이 개제되어 욕을 먹으면 어쩌지' 할 정도로 거짓없이 이야기했다.



며칠 뒤에 인터뷰 기사가 언론에 띄워졌다

그리고 그것은 곧바로 그것은 다음과 네이버 메인에 올라가게 되었다.


최종 검수를 거친 그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유려했고,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문구는 하나도 없을만큼 마음에 들었으며, 문장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무슨 댓글이 달릴까 궁금했던 이 기사는 곧바로 악플로 도배되었다.
외모비하의 댓글..
이력서 필터링이 있었을거라는 주장
대변하고 싶었던 지방대생의 응원에 대해서도..


내가 마치 귀족이어서 된 것인양 치부된것을 보고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슬프기도 했다. 내 마음이 내가 응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까지는 도달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깨달아야 했다.

언론에 노출되는 이들이 겪어야 하는 것들에 대해서.


하나, 내 진심은 이미 저 멀리에 가버렸다.

내가 말하고 싶은 진심은 다 그림위에 그려진 이야기고, 나는 운 좋고, 무언가 백이 있어서 그정도 당연히 되고도 남을 사람이 되버렸다.

만약 이 인터뷰가 개인인터뷰여서 내가 학교를 추가합격으로 꼴찌로 들어갔다는것까지 내용까지 말했다고 하더라도 '얘는 이정도니까 그 아래인 나는 안되는게 당연해' 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그게 중요하지도 않았고, 그러지 않기에 힘내자는 이야기였는데 말이다.


둘, 나는 이미 허접 찌끄래기가 되어있다.

요즘 그런회사에 누가 가냐?

너보다 학벌 좋았으면 그런회사 절대 안간다

등의 나를 'ㅉㅉ' 수준으로 내몰아버린다.


어떠한 내용을 말했어도, 나를 비롯해 회사까지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더라.

다행히도 나랑 무관한 사람이 하는 욕에는 아무 감흥이 없어서 그냥 넘어가지만, 신경쓰는 사람은 과연 어떤 맘일까.




댓글에 대해 굉장히 말이 많은 요즘이다.

얼굴을 맞대고 할 수 없는말은 하지 말자

라고는 못하겠다.

웹상에서 그이상 못할까.

그래도 덮어놓고 매도하지는 말고 그 안의 진실된 내용을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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