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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공원 Dec 29. 2023

(서평) 로터스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 가토 겐

- 소박하고 친근한 귀신이야기


#로터스택시 #소박하고친근한 귀신이야기 #가토겐 #사랑이라는 귀신 #복수와 사랑과 애증의 관계


"로터스택시에는 특별한 손님이 탑니다"의 첫장을 펼치며 읽어나가는 순간, 독특한 화자의 말투에 놀라게 된다. '화자와 청자간의 경계'가 사실상 존재하지않는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화자인 택시드라이버가 허공에다 대고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에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라는 표현이 맞을 지 모른다. '이건 무슨 형식의 글이지', '뭘 말하고 자하는거지' 거의 독백 수준의 글들이 펼쳐지지만 어느샌가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도 이 글을 읽는 독특한 경험이다. 


이 소설은 크게 4파트로 나뉘어져있다. 각각의 파트는 독립된 이야기들로 옴니버스식으로 나열된것 같지만, 4가지 이야기를 이어주는 하나의 틀이 있다. 이야기들은 모두 귀신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택시드라이버가 경험하는 현재와 과거와 기억들이 현실의 사건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귀신의 이야기를 빙의해서 전달하는 느낌을 소박하게 묘사하면서 전달한다. 귀신이 나오지만, 섬뜩함도 무서움도 선혈낭자한 장면도 나오지 않는다. 아니 그런장면들이 로터스 택시드라이버의 소박하지만 친근한 말투로 다르게 느껴진다고 보는것이 맞을 것 같다. 


제1장 사나다에서는 만취객이 사나다를 차로 치고 뺑소니치자 사나다가 키우던 고양이가 네코마타 라는 고양이 귀신이 되어 뺑소니 술꾼을 뒤를 좇으며 복수를 꿈꾸는 이야기를 화자는 독특하고 소박하며 친근한 목소리로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어 독자들에게 묘사한다. 고양이 귀신은 결국 술꾼이 자수하도록 하고, 차에 치여죽은 소녀에 대한 사랑을복수로 이끌어 낸다. 


제2장 다도코로는 화자의 어릴적 친구 이야기이다. 정확히 말하면 어릴적 친구였다고 기억하는 친한친구가 주변에서는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만이 본 귀신이었다는 것을 잔잔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다도코로는 여름 학생휴양지에서 물에 빠져 죽은 소년의 영혼이지만, 화자는 이를 같은 반 친구로 인식하고 있는데 이 다도코로라는 귀신은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미련으로 세상을 떠돌며 가족의 사랑을 걱정하는 순진한 귀신이다. 가족에 대한 걱정과 사랑을 염려하며 세상을 떠나지 못하는 소년 귀신의 이야기를 화자의  어릴적 친구에 대한 기억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제3장 오가와도 전통과자점은 치정으로 얽힌이야기를 한폭의 잔잔하 옛 전설로 표현해낸 멋진 글이라고 생각한다. 치정드라마를 보는 화자가 드라마의 인물과 이야기를 나누고 교감하고 드라마에 참여하게 되면서치정에 얽힌 화자들과 교감을 해가는 이야기 인데 결국 이또한 드라마가 아니라 귀신들과의 이야기 나눔이었고, 가족이라는 끈질긴인연이어떻게 살인으로치달을 수 있는가를 작가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제4장은 기쓰씨와 일행들인데, 기쓰씨 주변을 배회하는 귀신인 전 아내와 제2장에 나온 다도코로가 함께 등장한다. 이야기는 제1장의 사건과도 오버랩되면서 묘하게 글 전체가 하나의 연관상을 가진 귀신이야기라는 느낌을 자아내게한다. 귀신이지만 귀신같지않은 사람들 이야기, 모두 다른 사람같지만, 가족처럼 사랑이라는 귀신에 붙들려 있는 이야기  이모든것이 현실과 상상, 삶과 죽음, 사람과 귀신의 경계를 넘나들면 소박하고 친근하게 묘사되어있다.  이렇게 부드럽고 애잖한 귀신이야기가 사람들의 생과 사의 모호함을 이끌어내도되는 것인지.


이글을 무슨 장르라고 일컫어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 장르가 무엇이든 이글의 첫 10페이지를 넘기는 사람은 반드시 이 소설의 독특함과 화자의 이야기 방식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로터스택시의 특별한 손님이 누구인지 살펴보길 바란다. 




이글은 오드리책방에서 무료로 지원을 받는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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