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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등어 Apr 05. 2017

고요함의 소음

조용한 기내란? #소음 인지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행기는 참 시끄럽다. 수능 듣기평가 때면 비행기가 뜨지 않아야할 정도이니, 수km 떨어진 곳을 방해할 만큼 어지간히 시끄러운 존재이긴 한가보다. 물론 멀리 있는 사람도 괴롭겠지만, 사실 소음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존재는 비행기 안에 타고 있는 승객들일 터. 때문에 비행기 엔진 소음으로부터 승객들을 소중한 귀를 보호하는 기술은 여객기의 중요 성능 지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기내는 조용할 수록 좋은 것일까? 당연히 조용할 수록 좋겠지..만 '조용함'이라는 것이 복잡한가보다. 비교적 최근, 이 정숙성과 관련해서 꽤 흥미로운 논쟁이 일어났다는데, 무슨 일인지 한 번 살펴보자.




  정숙(靜肅) - 조용하고 엄숙함. "정숙성"이라는 말은 결국 조용한 것이 좋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틀 하에 기내 소음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고, 요즘 우리가 타는 모든 여객기는 비행 중 수면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차세대 여객기들은 기내 소음 감소를 아예 설계 주목표로 두어 이륙 시에도 '소음'이라 할 만한 별다른 자극을 못 느낄 정도.


조용하긴 한데...

딜레마에 빠진 A380


  2008년, 세계 최대 여객기인 '하늘의 호텔',  A380이 처음으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대표적인 차세대 여객기이자 그 세대의 첫째인 380은 여러 신기술의 힘을 빌어 하늘의 호텔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안팎으로 정말 조용했다. '차세대 정숙성'을 승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 나름 역사적인 항공기였던 380이 얼찌나 조용했는지 비행기에 별 관심 없이 탔던 승객들도 '눈에 띄게 조용하다'라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였다고 한다.


  영상을 보며 체감해보자.

  우선, 기존 세대인 보잉의 747의 이륙 영상.

3분 40초 부분부터 감상. 보잉 747-400 이륙

  이번엔 소음 관리에 집중한 380의 이륙 영상을 봐보자.

1분 20초 부분부터 감상. A380 이륙

  이륙 중임에도 옆사람의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반면 기존 세대 항공기인 747-400은 엔진 소리와 바람 소리가 매우 크게 들린다. 380과는 달리 옆사람의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탔음에도 뛰어난 정숙성을 갖추기까지 한 380은 승객들의 칭찬을 한 몸에 받으며 하늘을 누볐다. 하지만, 여느 제품이 다 그렇듯, 380도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고개를 드는 불만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물론, 뭐든 불만 사항은 생기기 마련이니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 불만이

'너무 시끄럽다'는 민원이었다는 것.




  월등하게 '조용한' 비행기가 '시끄럽다'는 민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정숙성에 대한 기존의 시선에 조용한 의문을 던지고 있었다. 일단 무엇이 시끄러웠던 것인지 살펴보자.


380의 거대한 엔진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


조용하지만 어수선하다

   승객들은 대부분 '순항 중 잠을 자기가 힘들다', '거슬리는 소리가 많아 스트레스'라는 등 비행기 자체와는 관련 없는 객실 소음 때문에 괴로워했다. 심지어 항공 소음에 비교적 익숙한 승무원들도 객실 소음으로 인한 피로를 호소할 정도. 거슬리는 소리라 함은 뒷사람이 펜을 딸깍거리는 소리, 기내 커피머신 소리, 우는 아이 등 주변 소음들이었다. 몇몇 승객들은 비행기는 좋은데 내부 시설물이 왜 이리 소리가 큰지, 볼펜을 딸깍거리는 손님은 제재를 가해야하는 것이 맞지 않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터뜨렸다.

  

  사실 380의 기내시설은 기존의 다른 항공기에도 쓰이던 것들이 많았고, 탑승객의 분포에도 딱히 특별한 점이 없었다. 380만 타면 뒷사람이 펜을 쓰거나, 380에만 특별한 커피머신이 있는 것이 아님에도 유독 380만 뜨면 이런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은 결국 이 문제의 원인이 기종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뜻했다.


조용한 객실 탓?

  승객 입장에서 380이 기존의 비행기와 다른 점은 '크기' '정숙성' 정도인데, 기내 공간 배치는 그 전에도 쓰이던 구조였기 때문에 크기는 딱히 문제삼을 것이 없었다..

좌석 배치는 기존의 비행기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논리상 380의 유별나게 조용한 객실을 승객들의 불만 원인으로 지목할 수 밖에 없다. 조용한 것을 거슬리는 것의 원인으로 지목하는게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또 아주 이상한 얘기만은 아니다. 도서관에서는 속닥거리는 소리에도 예민해지는 사람이다. 즉, 주변이 조용하면 자잘한 소리가 잘 들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


  정리하자면, 380이 주변 소음이 거슬릴 정도로 조용해진 것이 문제였다. 그럼.. 해결책으로 "다시 비행기를 시끄럽게 하자!"고 말해야하는 것일까? (저래도 되면 여기서 글을 마쳐도 되는데!)


고요함과 소음의 딜레마

  380이 개발되기 전에도 많은 사람들이 큰 불편함 없이 비행기를 이용해왔다. 그런데 객실을 이보다 더 조용하게 하니 문제가 생겼으므로 이젠 더 이상 조용해질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더 조용한 객실을 추구하는 것은 무리수가 아니었다. 기존의 객실에서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라 해도, 그 소음은 여전히 장시간 노출될 경우 비행 후 일시적인 난청을 유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승객들이야 괜찮다 쳐도 비행기가 사무실인 승무원들은 매 비행 후 찾아오는 일시적 청각 장애를 빈번하게 경험할 수 밖에 없었고, 이런 피해가 누적되면 더 큰 장애가 발생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장거리 비행 증가로 인해 더 긴 시간 동안 소음에 노출되다보니, 기내 소음을 더 줄이는 것 역시 필요한 과제였다.


  소중한 귀를 보호하기 위해 소음은 더 줄여야하지만, 더 줄이니 주변 소음으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런 까다로운 상황. A380은 기내 소음의 딜레마에 빠진 첫 비행기가 되었다.



조용해도 뭐래.. 무룩




  380의 딜레마는 소음을 인지하는 과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제 우리 자신을 고찰해보자. 일단 우리가 어떻게 듣는지 알아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테니까.


  누군가 시끄럽게 느낀다면 소리가 정말 크든지, 듣는 사람이 예민하든지 둘 중 하나다. 380이 절대적으로 조용한 것은 수치상 사실이므로 이 상황은 소리를 듣는 승객들이 주변 소음에 좀 더 예민해진 것으로 봐야한다. 그럼 사람은 소리를 언제 예민하게, 혹은 둔하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잠오는 청소기소리

잠못드는 시침소리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이가 울 때, 거실에서 청소기를 틀면 울음을 멈추고 잠든다는 이야기가 있다. 꽤 큰 소리인데도 아이가 잠드는 반면, 우리는 조용한 방에서 울려퍼지는 속삭이는 듯한 시침 소리에도 잠을 설치곤 한다. 즉, 소리의 크기만으로는 우리가 거슬리는지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우선 재미있는 실험 영상을 하나 보고 가보자. (개인적으로 정말 흥미로웠던 영상!)

출처: Veritasium

  같은 시원한 장소에 오랜 시간 있었던 철제 물건과, 종이책을 사람들에게 쥐어주고, 어느 것이 더 차가운지를 물어보는 실험이다. 같은 곳에 있던 물건들이니 둘의 온도는 똑같을 것이지만, 실험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철이 더 차갑다고 대답했다. 같은 온도의 물건인데 왜 다르게 느끼냐는 질문에 다들 고개를 갸우뚱.


  이 실험이 알려주는 것은 사람이 온도계처럼 절대적 '온도'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신, 얼마나 많은 열이 드나드는지 즉, 온도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를 느낀다. 이를 유식한 언어로 '열전도율'이라고 하는데 철은 종이보다 열전도율이 높기 때문에 철제 물건이 사람의 체온을 더 빨리 빼앗아온다. 고로 사람은 더 '빠르게 손을 차갑게 하는' 철제 물건을 '차갑다'라고 느낀다.


  만약 두 물체의 온도가 체온과 정확히 같았다면 어땠을까? 사람은 두 물건의 온도가 같다고 느꼈을 것이다. 온도가 체온과 같으니 열이 이동하지 않고 우리가 느끼는 '변화'는 둘 다 0일테니 말이다. 같은 방식으로 두 물건 다 체온보다 높은 상황을 생각해보면? 답은 여러분이 아리라 믿는다.

(혹시 몰라서 답: 철제가 더 뜨겁다고 느낀다 - 틀렸다고 서운해 마요)


이제 이 까탈스러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한 가지 알았다.

인간은 변화에 민감한 존재다.


공돌이의 (중요)노트 #1
  물론 절대적인 자극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자극의 강도가 매우 세지면 보통 '고통'의 형태로 절대적인 자극을 인지하는데 이 때문에 뜨거운 냄비, 찬 얼음물, 폭죽 소리 등에는 적응하기 전에 고통 때문에 견디지 못한다. 고통은 적응하는 인간을 보호하는 수단이다.




조용함의 새 조건

지속성


  이제 우리 문제로 돌아와서 청각에 대해 얘기해보자. 청소기 소리는 크기 자체는 크지만 그 소리가 꾸준하게 유지되는 편이다. 따라서 우리가 적응할 수 있고, 심지어 잘 수도 있다. 반면, 시침소리는 크기는 작지만 소리가 간헐적으로 난다. 즉 소리가 지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계속 인지하게 되어 무시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가 '적응'할 수 있는 소리의 최소 조건은 '고통을 주지 않을 정도의 크기' '지속성'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조건은 기존의 비행기들이 이미 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고통을 주지 않을 정도'의 비행 소음은 주변 잡음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컸고, 또 지속적이기도 했기에 사람들은 적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비행기를 더 조용하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이 글을 읽고(쓰고) 있는 용자들이 아닌가! 욕심을 조금 더 내보자.


바글바글


  앞서 '적응' 가능한 최소 조건을 생각해봤다면, 이젠 '무해한' 소리의 조건을 생각해볼 때다. '고통을 주지 않을 정도'의 소리는 무해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조건. 무해하면서 적응할 수 있는 소리는 앞선 조건에서 소리의 크기를 좀 더 줄인 것이므로 '크기가 작으면서 지속적인 소리' 정도로 정리되시겠다.


  380 사건의 경우, 비행소음이 줄어든 대신 크기는 작지만 지속적이지 않은 비행기 내부의 잡음이 남아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기존에는 비행소음 자체가 커서 소음의 '크기'가 문제였지만, 이제는 소음의 '지속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소음 감소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왔다. 과거에는 소음의 '크기'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 소음의 '지속성'을 논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380의 딜레마에 답해보자.


  소음을 지속적이게 해야한다는 것은 알지만, 주변소음의 주원인이 사람이라는 게 문제다. 승객들한테 '떠들거면 지속적인 소리로 떠드세요!', '엇, 펜을 쓰셨군요! 쉬지 않고 쓰세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즉, 자연적인 주변소음을 지속적으로 만들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서 누군가 시끄럽다 느끼면 그건 소리가 크거나 듣는 사람이 예민한 것이라고 했었다. 그렇다면 승객들의 귀를 둔하게 만들면 될 것 같은데.. 그런 방법이 있는 것일까?


  있다.




  사람은 변화를 인지하는 존재임을 다뤘었다. 이 변화가 더 명확할 수록 사람은 더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같은 얼음물이어도 따뜻한 음식을 먹은 뒤 마시는 얼음물에 이가 더 시리고, 하얀 옷에 튄 국물 자국은 아무리 작아도 눈에 띄듯이. 오랜만에 듣는 잔소리일 수록 짜증도 더 난다.


귀가 멍하게

White Noise


  칙칙하고 구겨진 재생지와 새하얀 종이에 파란 물감을 떨어뜨렸다 생각해보자. 어느 쪽이 더 잘 보일까? 하얀 쪽이 더 잘 보인다. 변화가 더 명확하기 때문이다. 자 이제 새하얀 종이 주변을 다양한 색깔로 칠해보자. 재생지의 물감처럼 덜 눈에 띄게 될 것이다. 종이 실험을 귀에 대응하면 어떻게 될까? 색깔은 소리의 높낮이(음)와 비슷한 개념이므로, 여러 음을 듣는 도중에 듣는 잡음이 조용할 때 듣는 것보다 덜할 것이란 이야기가 된다.


  여러 음을 한꺼번에 섞은 소리. 즉 여러 주파수(음)를 섞은 소리를 White noise, 백색소음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백색소음은 사람들의 청각을 상당히 둔감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데, 직접 들어보면 귀가 좀 먹먹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공돌이의 노트 #2
  모든 색깔의 빛을 다 섞으면 백색광이 된다. White noise 역시 모든 음을 다 섞었다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저주파 성분이 강하면 붉은색에 비유해 brown noise, 고주파의 경우 purple noise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공돌이의 노트 #3
  이제 주사를 놓을 때 우리가 다른 부분을 꼬집는 이유, 월리를 찾아서가 어려운 이유를 알 것 같다. 다 주변 자극 때문에 본래 자극이 무뎌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feat.파랑새

백색소음은

가까이 있었다


  백색 소음을 들어보니 뭔가 익숙하지 않은가? 사실, 백색소음은 '바람소리'와 매우 유사하다. 휘이이-- 하는 이런 바람소리.. 자전거를 타고 바람을 가르면 귀로 들리는 소리, 빗자루를 허공에 휘두르면 들리는 바로 그 소리다. 재밌는 건, 이 바람소리는 비행기에서 우리가 이미 원없이 들어오던 소리라는 것. 기존의 비행기는 이런 백색 소음 덩어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엔진은 엔진대로 공기를 밀어내느라 아주 큰 바람소리를 만들어내고 빠르게 순항하는 동체는 공기를 가르는며 바람소리로 객실을 가득채웠다. 즉, 기존의 비행기는 자연적으로 주변 소음을 못 느끼는 환경이었던 것이다.


한참 보면 어느새 잠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A380 개발진은 모든 소리들을 줄이는 데 주력했었다. 엔진 입구에서 발생하는 위이잉-하는 소리, 엔진 출구의 바람 소리 등 엔진 소음과 객실 내부에는 소음 흡수제를 추가해 비행기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환풍기 소리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덕분에 기내는 매우 조용해졌지만, 백색 소음에 해당하는 소리까지 너무 줄인 것이 그만 사람들의 민감도를 더 높이는 부작용을 가져오고 말았다.


  시속 수백km의 속도로 공기를 가르는 소음이 안 들릴 정도로 줄이는 그 어려운 일을 이미 해냈기에 해결책은 다행히도 그리 어려워보이진 않는다. 거슬렸던 엔진, 기내설비 소리는 잘 줄인대로 그대로 두고, 백색소음에 해당하는 몇몇 바람소리들만 '적당히' 다시 키워주면 된다. 적당히 키우는 것이 힘들다면 스피커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백색소음을 발생시키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시작은 딜레마

마무리는 아이러니


  지금까지 380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소리의 종류, 사람의 인지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소음이라는 것이 크기 뿐만이 아니라 지속성이라는 것도 고려해야한 다는 것을 알았고, 지속적이지 못한 소리에 대응하기 위해 자극에 둔해지는 '백색 소음'의 존재도 알게 되었다. 다행히, 백색 소음으로 태생적으로 가득했던 비행기였기에 백색 소음을 이용하기는 쉬운 편이었고 결국 소중한 귀를 보호하는 선에서 주변소음을 적당히 차단(masking)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백색 '소음'으로 주변 '소음'을 차단하는 것이 해결책이 되었는데, 음, 괜찮은 수미상관이다. 딜레마에서 시작소음으로 소음을 차단하는 아이러니로 마무리!


  실제로 몇몇 항공기는 순항 중 고의적으로 백색소음을 발생시켜 탑승객들에게 '정숙성'을 제공하고 있다는데, 우리가 순항 중 듣던 일부 소리는 사실 스피커로 나오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정숙성'은 한 걸음 더 발전했고, 이렇게 또 다른 '차세대'가 완성되어간다.




  맏이 A380의 모습을 보며 1살 동생인 보잉의 787도 분위기를 살폈던 모양이다. 보잉은 자기네들의 자식인 보잉777과 경쟁 모델인 에어버스 A340에 탑승한 승객들을 설문했고, A340이 수치상 더 조용함에도 본인들의 비행기의 만족도가 더 낫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신기종인 787은 "매우 조용하지만, 적당히 조용하다"며 자기 자식 자랑에 열을 올렸다.


첫째가 고생인 법.


 오늘은 비행기의 소음과 인간이 소리를 듣는 이야기를 다뤄보았다. 이제 글 첫부분에 있던 두 개의 이륙 영상을 다시 보시라. 카메라 마이크에 잡힌 소리를 들으며 두 비행기의 엔진 소음과 기내 소음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실제로 백색 소음이 얼마나 비행 소음을 잘 가려주는지 직접 실험해보는 이야기를 다뤄볼 예정이다. 우리가 직접 듣는 소리와 기계가 듣는 소리를 비교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소리를 놓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여행하며 녹음해둔 비행기 소리가 있으니, 그 것으로 같이 분석해보자.

  감각 인지는 매우 단순화시켜서 설명한 것이므로 이 이면에는 복잡한 원리들이 많이 있다는 점을 알아두시길 바란다. 같이 토론해보자는 취지에서 올린 글이니 빠뜨리거나 틀린 내용이 있으면 거침없이 지적해주시길 바라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한다.


굳나잇.




이 글은 '더퍼스트미디어'에 연재되고 있는 글입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려요!

고요한 시끄러움: 기내소음의 딜레마 | 더퍼스트미디어

*이 글은 필자의 개인적 의견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비행기는 참 시끄럽다. 수능 듣기평가 때면 꼼짝말아야 할 정도니, 어지간히 시끄러운 존재이긴 한가보다. 물론 멀리 있는 사람도 괴롭겠지만, 사실 소음에 가장 많이 노출되는 존재는 비행기 안에 타고 있는 승객들일 터. 때문에 비행기 엔진 소음으로부터 승객들을 보호하는 기술은 여객기의 중요 성능 지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기내는 조용할 수록 좋은 것일까? 당연히 조용할 수록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생각보다 '조용함'이라는 것이 복잡한가보다. 비교적 최근, 이런 '정숙성'과 관련해서 꽤 흥미로운 논쟁이 일어났다는데, 무슨 일인지 한 번 살펴보자. 정숙(靜肅), 조용하고 엄숙함. ‘정숙성’이라는 말은 결국 조용한 것이 좋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러한 틀 하에 기내 소음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고, 요즘 우리가 타는 모든 여객기는 비행 중 수면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차세대 여객기들은 기내 소음 감소를 아예 설계 주목표로 두어 이륙 시에도 '소음'이라 할 만한 별다른 자극을 못 느낄 정도에 이르렀다.  딜레마에 빠진 A380 2008년, '하늘의 호텔'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여객기 ' A380'이 첫 선을 보였다. 대표적인 차세대 여객기이자 그 세대의 첫째인 380은 여러 신기술의 힘을 빌어 안팎으로 정말 조용했다. '차세대 정숙성'을 승객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 이 비행기가 어찌나 조용했는지 비행기에 별 관심 없이 탔던 승객들도 '눈에 띄게 조용하다'라는 반응을 보였을 정도였다고 한다. 영상을 보며 체감해보자. 우선, 기존 세대인 보잉의 747의 이륙 영상. 3분 40초 부분부터 감상. 보잉 747-400 이륙 이번엔 소음 관리에 집중한 380의 이륙 영상을 봐보자. 1분 20초 부분부터 감상. A380 이륙 이륙 중임에도 옆사람의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반면 기존 세대 항공기인 747-400은 엔진 소리와

www.thefirstmedia.net

 


사진출처: 

객실사진: http://nextshark.com/wp-content/uploads/2014/03/British_Airways_747-400_World_Traveller_cabin.jpg
기타 항공기 사진: jetphotos.net


참고자료:

1. 보잉사 기고문 - Sound of silence

2. In-Cabin noise levels during commercial aircraft flights

3.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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