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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Aug 31. 2021

요가는 나를 만나는 시간,
비로소 내가 되는 시간이다.

[인터뷰] 요가강사주현쌤.


나마스떼! 요가하는 혜영쌤 입니다.

제가 이번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요가를 하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것인데요. 오늘 여러분께 소개할 분은 요가강사 주현쌤 입니다!


요가강사. 박주현

- 미국 요가 얼라이언스 RYT200 수료
- 요가쿨라 공식 지도자 과정 수료
- 요가쿨라 프리야 빈야사 지도자 과정 수료
- 매트 필라테스 지도자 과정 수료
- 아쉬탕가 워크숍 수료

나마스떼!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홍대 요가 쿨라에서 RYT200 과정을 수료했고, 지금은 요가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주현입니다.


Q) 처음 요가를 경험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저는 운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제 방에 매트를 깔고 Youtube 영상을 보면서 운동을 했었어요. 수많은 운동 영상 중에서 요가 붐이 일었고, 스스로 유연성이 있다고 생각한 터라 요가 영상을 보고 따라 한 것이 저의 첫 요가 경험인 것 같아요. 그때 저에게 요가는 운동이었습니다. 몸에 무리가 없다고 느껴지는 수준의 스트레칭과 적절히 필요한 근육을 단련하고, 공간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 방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했죠. 


그러던 어느 날. 저희 집 앞에 기구 필라테스 학원이 생겼는데요. 영상을 보고 따라 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서였는지, 욕심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학원에 다니면서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기구 필라테스 학원에 다니게 되었어요. 필라테스 학원에는 GX룸이 있었고, 그곳에는 요가 프로그램도 있었답니다. 그곳에서 ‘빈야사’라는 수업을 들었어요. 사실 그때까지도 요가란 무엇이고, 빈야사는 어떤 요가인지 알지도 못한 채 수업을 들었는데요. 영상으로 배운 스트레칭 위주의 요가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어요. 이게 뭔지 모르겠는데,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비크람 요가, 아쉬탕가, 밸런스요가 등 그 뒤로 여러 이름의 요가 수업을 들어봤는데, 빈야사 수업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요가에 푹 빠지고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Q) 필라테스 학원에서 경험한 요가에 푹 빠지셨다니.. 신기하네요! 그런데, 어쩌다가 요가강사가 되신 거예요?

그 이야기를 나누려면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봐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아이들을 좋아해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어요. 그런데, 유아교육과를 졸업하면 대부분의 사람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취직합니다. 그 이외에는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거든요. 그 당시에 막연하게 ‘회사’라는 곳에서 일해보고 싶어서 구인/구직 사이트를 뒤지면서 특수전공인 제가 일할 수 있는 곳들을 알아보다가 어떤 기업의 인사총무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학벌이나 전공이 요구하는 업무가 아닌 단순한 서류 작업과  사무실 관리 위주의 업무라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어요. 

@유아교육을 전공했던 주현쌤


2년 정도 다니다 보니, 생각한 것 이상으로 회사생활이 저와 잘 맞다고 생각했죠. 그때 제 나이가 스물다섯 정도였는데요. 좀 더 이쪽으로 일을 해보고 싶어서 회계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죠. 회계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후 회계 담당 업무를 할 수 있는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1년씩 계약직으로 몇 개의 회사를 경험했었는데요. 제가 마지막으로 일했던 회사는 화장품 관련 스타트업이었어요. 스타트업 특성상 한 사람이 담당하는 업무의 범위가 어마어마해요. 특히 회계팀은 대표님과 소통이 많고, 해야 할 업무가 많았죠. 처음에는 다양한 일을 경험하면서 힘들지만 재미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너무 지치고 힘들어져서 일하는 자체가 싫어졌어요.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일하는 도중에 호흡곤란이 오기도 했었고, 심지어는 사람을 보기가 싫어지기도 했어요. 이대로 가다간 내 수명을 내가 갉아먹는 것 같아서 일단은 일을 관두기로 했습니다. 대부분 사람이 퇴사 후 계획을 세우거나 바로 이직을 하잖아요? 저는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일단 이 일을 관두는 게 먼저였죠. 

@사원증을 반납하고 퇴사합니다!

일을 관둔 뒤,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코로나 이슈로 외부활동이 제한된 시기였기에 저는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죠. 이때 제가 많이 한 게 요가였어요. 요가 외에 특별히 한 일이 없을 정도로 저는 요가만 했어요. 종일 요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답니다. 마침 다니던 센터의 회원권이 만료되었는데요. 낮에도 종일 요가를 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게 되었죠. 제가 다니던 센터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빈야사’ 수업을 진행한 강사님이 남이슬 선생님이셨는데요. 선생님의 프로필을 보니까 요가 쿨라에서 지도자 과정 수료한 이력이 있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요가 쿨라에서 요가를 조금 더 배워보자 마음을 먹었습니다! 요가쿨라 홍대 센터가 바로 저희 집 근처에 있었는데, 20년 넘도록 이곳에 요가원이 있는 줄도 몰랐었어요. 이제 관심이 생기니 요가원이 눈에 잘 보이더라니까요?! 요가 쿨라에는 다양한 시간에 수업이 있었고, 프로그램도 다양했어요. 처음에는 회원권으로 등록을 하려다가 뭔가 요가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에 지도자 과정을 등록하게 되었죠.



Q) 그럼, 처음에는 강사라는 직업 요가에 대해서 깊이 알고 싶어서 지도자 과정을 등록하신 거네요?

맞아요.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제 마음이 이쪽으로 끌렸던 것 같아요. 요가가 좋았고, 빈야사라는 수련이 좋았고, 남이슬 선생님 수업이 좋아서 요가쿨라를 알게 되었고, 그러다가 지도자 과정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등록까지 하게 된 거죠. 물론 지도자 과정은 다른 협회나 요가원에서도 배우고 자격을 취득할 수 있어요. 저는 쿨라(요가쿨라를 줄여서 쿨라로 표기하겠습니다)가 얼마나 유명한지, 어떤 분위기인지, 김이현 원장님이 얼마나 유명한 분인지 알지 못했어요. 그냥 제 마음이 닿는 대로 쿨라에 오게 된 것이죠. 그리고 제가 등록할 당시에 RYT200이라는 과정이 있어서 뭔가 더 공신력 있어 보이기도 했고요.


쿨라에서 지도자 과정이 시작되는 첫날까지도 저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어요. 뭔가 자격증을 취득해서 뭘 해야지가 아니라 정말 요가를 깊이 알고 싶었거든요. 학교에 수업받으러 가는 것처럼요.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매트에 앉았고, 그저 수업이 시작하길 기다렸죠.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첫 순서가 앞에 나와서 자기소개를 하는 거였거든요? 제 소개를 하는데 어떤 감정이 ‘툭’ 하고 올라오면서 울컥했어요. 이전에 무슨 일을 했고, 지금은 뭘 하고 있고, 왜 요가를 하게 되었고, 지도자 과정을 등록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데요. 제가 퇴사를 결심하던 그 순간부터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순간까지 떠오르면서 어떤 감정들이 올라오고 있었죠. 

@요가쿨라 홍대점에서 수련하는 모습


Q) 쿨라에서 지도자 과정을 시작하기 전과 후 생각이 많이 바뀌신 것 같은데, 쿨라에서 어떤 점들이 좋으셨나요? 그동안 주현 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웃음)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가장 좋았어요. 함께 수련한 동기 선생님들, 멘토 선생님들, 원장님들 모두요. 이전에 회사를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가 많았어요. 사회에서는 새로운 관계 맺음이 힘들잖아요? 다 일로 만난 사이고, 가까워지기 쉽지 않죠. 그런데, 쿨라에서 만난 사람들은 너무 좋았어요. 내가 이전에 무슨 일을 했고, 나이가 몇 살이고, 뭘 하고 있고, 어떤 사람인지 중요하지 않았어요. 우리는 ‘요가’라는 키워드로 뭉쳐진 사람들이죠. 요가 이야기를 나누고 수련하면서 순수한 상태 그대로였죠. 이곳 분위기 때문인지 어떤 에너지 때문인지 알 수 없겠지만, 모두 좋은 사람들이고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죠.

이곳을 알게 되었고, 이곳에 온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분위기에서 사람들도 만나고 얻어가는 것이 많아요. 전에는 운도 없고, 되는 일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며 우울한 나날을 보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해요.


지도자 과정 시작 전까지도 이 일을 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거든요. 단지 제가 좋아하는 요가를 좀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만약 일을 하더라도 어딘가 회사를 다니면서 사이드잡으로 하겠지 싶은 정도? 그런데 이 과정을 하면 할수록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제가 이렇게 밝은 기운으로 채워질 줄도 몰랐고요. 이곳에서 만난 선생님들과 쿨라의 분위기가 저를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해 준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강사가 되어서 밥벌이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Q) 처음엔 요가강사를 업으로 삼을 생각이 없으셨는데, 결국 업이 되셨네요! 어떻게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초보 강사 스토리가 궁금하네요.

지도자 과정을 수료 후에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를 그만둔 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 터라 어떤 일을 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했죠. 회사를 다시 다니긴 싫었고, 회계일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려니 부담감이 있었죠. 어차피 코로나로 채용이 활발하지 않기도 했고요. 


같이 수료한 동기 선생님들이 요가강사로 수업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저도 조금 자극이 된 것 같아요. 자극보다는 조급한 마음이 있었죠. 나도 뭔가 수업을 해봐야 할 것 같은 마음 말이에요. 그런데, 막상 수업을 나가려니 무서웠어요. 1시간 수업을 혼자 다 준비하고 이끌 수 있을까?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온전히 저 혼자 해야 하는데. 지도자 과정을 하면서 서로 알고 지낸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수업 연습을 해봤지 실전은 처음이니까 너무 떨리고 무섭고 자신감이 없었어요. 정규 강사는 자신이 없었고, 일단 대강 강사로 한 타임을 해보기로 했답니다. 


제가 처음 대강 수업을 진행한 곳은 전기수 쿨라 졸업생 선생님의 요청으로 진행한 곳이에요. 쿨라에서 수련을 하다가 쿨라 졸업생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요. 마침 하루 대강을 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저에게 기회를 주셨죠. 수업 시간도 40분 정도로 조금 빨리 마치는 편이었고, 아는 분의 부탁이었고, 제가 초보 강사라는 사실을 회원님께 미리 알려드린 상황이라 부담이 적은 수업이었어요. 첫 대강 수업으로는 아주 최고였던 셈이죠. 저는 참 운이 좋았습니다. 저의 공식적인 첫 수업을 들어주신 회원님들이 ‘수업이 좋았다’라는 피드백을 해주셨는데요. 인사치레일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을 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았어요. 그 뒤에도 기회가 되어서 대강 수업을 한 번 더 진행하기도 했답니다. 


이 수업을 시작으로 자신감이 생겼고, 두 번, 세 번 대강 수업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대강만 다니다 보니까 저도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정규 강사 지원을 넣기 시작하면서 몇 군데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매일 수업이 있을 정도로 바쁘답니다.



Q) 와, 정말 대단하네요. 수업을 많이 하다 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을 텐데 요가강사로 일하면서 고충이 있다거나 또는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수업 난이도나 시퀀스(수업 진행 순서와 동작의 구성)에 관련된 고민이 있어요. 헬스장 안에 있는 GX프로그램의 요가 정규 강사로 첫 수업을 진행했던 때의 일입니다. 힐링 요가 수업을 진행하고 귀가하던 중, 센터 매니저님이 회원님들의 피드백을 저에게 전달 주셨어요. 회원님들이 요가 수업이 쉽다고 한다, 누워서 하는 자세(쉬는 동작 등)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죠. 이곳이 요가원이 아니라 헬스장이기 때문에 수업에 들어오는 분들은 ‘요가’란 무엇인지 알아가기보단 땀을 흘리며 체력 단련되는 ‘운동’을 기대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진행한 힐링 요가 수업을 듣고 그런 피드백을 주셨던 것이죠. 그래서 고민이 되었어요. 이 의견을 반영해서 근력을 많이 사용하는 수업으로 준비를 해야 할까? 그런데, 모든 회원님이 다 그런 수업을 원하는 건 아닐 것 같았거든요. 분명 힐링 요가의 쉬운 동작들도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몇몇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수업을 그때마다 바꾸는 건 아닌 것 같았어요. 저는 제 수업에 자신이 있었고, 커리큘럼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힐링 요가 수업이라 스트레칭이 많지만, 조금 더 근력을 사용하는 동작을 넣어서 난이도를 조절하기로 했죠. 레벨에 따라서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따라올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수업 준비에 더 많은 정성을 쏟고 고민하면서 진행했죠. 

@수업 때마다 고민하며 구성하는 시퀀스

그렇게 수업을 진행하니 회원님들 반응이 훨씬 더 좋아졌어요. 수업이 끝나면 회원님들이 저에게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해주셨고, 일부러 제 수업만 들으러 와주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뭔가 인정을 받은 느낌이었어요. 내가 준비한 만큼 회원님들이 알아주시는구나, 나 천천히 잘해나가고 있구나 싶은 뿌듯한 마음도 들었죠. 그분들과 에너지를 나누면서 저도 더 좋은 강사로 성장하고 있고요. 시작은 고민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보람을 느끼는 일이 되었네요.


제가 매일 수업을 하러 여러 센터를 다니고 있는데요. 제가 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뻐요. 사회 구성원으로서 뭔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고 뿌듯해요. 제일 기쁜 일은 회원님들의 반응입니다. 매일 제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 저에게 감사하다고 이야기해 주시는 분들. 저는 아직 부족한 강사라고 생각하지만, 누군가에겐 도움이 되고 있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Q) 정말 멋진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주현 쌤은 자신만의 요가, 요가 철학이 있나요? 어떤 요가를 나누는 강사가 되고 싶으세요?

요가란 무엇일까요? 요가 철학에 관해서 공부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RYT200 과정 중에 있었어요. 제가 요가를 진지하게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기도 하고, 깨달음도 부족해서 요가가 뭐라고 정의하기엔 어려운 부분인데요. 사람들이 저에게 ‘요가’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요가란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라고 답하겠어요. 


요가는 나를 만나는 시간, 비로소 내가 되는 시간이다.


제 수업을 듣는 사람들이 요가를 하는 동안에는 ‘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랍니다. 60분 동안 저와 호흡을 나누면서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게 아니라 진짜 자신을 위해서 움직임을 가져가길 바랍니다. 매트 위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에게 집중합니다. 동작을 잘하거나 못하거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그냥 매트 위에서 호흡하며 움직임을 가져갔다면, 내가 나를 위해 몸을 쓰고 나에게 집중했다면, 그게 전부니까요. 


제가 회사를 다니고 일을 하면서 사람들로부터 힘들었던 부분을 요가로 치유받았습니다. 외부에 신경 쓰지 않고 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흔들리지 않고 단단한 사람이 되었던 경험을 나누고 싶어요. 



Q) 좋은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고 싶은 주현 쌤의 마음이 느껴지는데요. 조금은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도 나눠볼게요. 직장인에서 요가강사로 전환하면서 수입 부분은 어떤가요? 저도 요가강사로 전환하면서 업계가 이렇게 힘든 줄 미처 몰랐거든요. 정규 강사가 되는 일도 쉽지 않고, 타임비(1회 수업당 받는 비용)가 높은 것도 아니고요. 직장을 다니지 않고 요가강사가 되신 것을 후회하거나 나중에 다시 직장으로 돌아갈 계획이 있을지도 궁금해요.

많은 요가강사들이 힘든 상황일 거예요. 요가 인기가 높아져서 저처럼 강사가 되는 분들도 많아졌고, 이미 오랜 시간 강사로 활동한 분들도 계시는데요. 요가강사 구인/구직 사이트에 글이 올라오기 무섭게 바로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센터에서 요구되는 강사의 자격이나 실력, 수업 커리큘럼의 수준은 점점 높아지는데 타임비는 2~3만 원 수준이거든요. 한 시간의 수업을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 회원들과 나누는 에너지 등을 생각하면 많이 낮은 것 같아요. 단순히 ‘수입’만 생각해서는 만족하기 힘든 상태죠.


초보 요가강사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한 마음으로 만은 할 수 없는 직업인 것 같아요. 살면서 돈은 정말 중요하죠.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그런데, 돈은 돈일뿐이라고 생각해요. 많이 있으면 좋고 없으면 조금 불편하지만, 제 인생이 돈이 있다고 굴러가거나 멈추는 건 아니거든요. (초보 강사 기간 동안에는 경험을 쌓고, 나를 발전시킨다는 마음을 가진다면 한결 편해지는 것 같아요ㅎㅎ.)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은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면서 하게 된 것 같아요. 내가 돈을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지금, 이 순간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늘 저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내가 지금 행복한가?’. 요가를 하는 동안, 요가를 나누는 동안, 요가강사로 활동하는 동안에 저는 행복해요. 이 행복의 가치는 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요. 그래서 직장을 다닐 때보다 수입은 많이 적지만, 지금이 훨씬 행복합니다. 저는 앞으로 상황이 더 나아질 거라고 기대해요.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코로나 19가 종식된 후에는 사람들은 더욱더 건강, 웰빙, 면역 등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리라 생각해요.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요가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테고, 강사에 대한 인식이나 타임비도 높아질 거라고 기대합니다. 제가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한다면 그 보상은 반드시 따라올 거라 믿어요.  



Q) 요가강사를 준비하는 또는 이제 막 강사가 된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저도 처음엔 잘하지 않았다는 것. 누구에게나 시작은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요가강사뿐 아니라 다른 뭔가에 도전하려고 하거나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시도를 할 때,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대학에서 유아교육과를 졸업했고, 전공과 무관한 장르의 회사를 다니고, 회계 공부를 시작했고, 그러다 퇴사 후 요가 강사가 되었어요. 문과와 이과 그리고 예체능까지 해본 거죠. 누군가는 이런 저에게 변덕이 심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도 있어요. 진득하니 뭐 하나 끈기 있게 하지 않는다고요. 그런데, 이건 다시는 없을 소중한 제 인생이에요. 한번 사는 내 인생인데 남들의 말이나 시선 때문에 해보고 싶은 일들을 해보지 않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죠. 


아직은 저도 요가강사로 부족한 점이 많아요. 사람이 늘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되거나 완벽할 순 없어요. 완벽하게 준비가 되길 기다리다간 아무것도 해보지 못할 수 있어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일단 뭐라도 시작해보세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웃음) 요가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어려워 말고 도전해보세요. 그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 좋은 선생님이 될 겁니다. 



박주현 선생님 Contact

- 이메일: joohyun821@gmail.com

- 인스타그램: @joo__ta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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