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봐요 뉴스레터 2화
나마스떼! 요가하는 혜영쌤 입니다.
오늘 나눌 이야기 주제는 '문데이(Moon Day)'랍니다. 문데이를 아시나요?
제가 최근 아쉬탕가 마이솔 수련을 시작했는데, 문데이 전통이 있다고 합니다. 문데이에는 수련을 하지 않는다고 해요. 아니 왜???? 문데이가 뭔데???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래서 제가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문데이는 태양과 지구, 달이 일직선으로 정렬되는 날이에요. 보름달(Full moon), 초승달(New moon)이 뜨는 날이죠. 한 달에 2~3번의 문데이로 수련을 쉰다고 합니다.
아니, 달이 수련이랑 무슨 상관이지? 라고 생각하실 텐데요. 지구와 달의 거리에 따라서 밀물과 썰물이 생겨난 것처럼 수분으로 구성된 사람의 몸도 달의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문데이에는 수련을 쉰다고 해요. 달의 기운이 가득 찬 보름달에는 에너지가 너무 강해서, 반대로 초승달(또는 달이 보이지 않는 날)에는 에너지가 너무 약해서 수련 중 부상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늑대인간을 아시나요?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늑대로 변하는 늑대인간! 스테프니 메이어의 뉴문이라는 소설(영화도 있죠)에도 등장하잖아요? 보름달과 늑대인간 사이에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미치광이를 뜻하는 영어단어 'Lunatic'은 '달' 또는 '달의 여신'을 뜻하는 영어 'Luna'에서 유래한 말이랍니다. 서양에서는 보름달이 불길한 징조를 뜻했고, 달빛이 사람을 이상하게 만든다는 속설이 있다고 해요. 보름달이 뜨게 되면 사람들이 난폭해져 범죄가 증가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인데요. 그저 미신이라고 생각한 이 이야기가 현실로 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1976년부터 1977년까지 살해 6명, 살인미수 7명, 1,488건의 방화사건을 저지른 뉴욕 살인마 데이비드 팔코 버코위츠. 그의 범행에는 놀라운 공통점이 있었는데요. 절반 이상의 범행이 보름달이 뜨는 날에 일어났다고 합니다.
미국 마이애미 경찰에서 실제로 발표된 기사에 보름달이 떴을 때 마이애미의 범죄 발생률이 2배 이상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대요. 특히 우발 범죄가 많았다고! 심지어 보름달이 뜨는 날 동물에게 물린 환자들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도 합니다. 보름달이 동물의 폭력성을 자극하는 것으로 조사된 셈이죠.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루나 이펙트', 보름달 효과라고 명명했습니다.
요가의 아사나에도 '달'을 상징하는 아르다 찬드라(반달 자세)아사나가 있지요. 달의 신 찬드라에 관한 신화가 있어서 들려드릴게요!
요가 철학에서 달은 여성적 원리와 관련이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힌두 신화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달의 신 찬드라(Chandra)는 남신으로, 무려 스물일곱 명의 부인을 두었어요. 다크샤의 스물일곱 명의 딸이 찬드라와 혼인한 것이죠.
찬드라는 스물일곱 명 중 로히니(Rohini)를 유독 사랑해서 눈에 띄게 애지중지하며 아꼈어요. 질투에 빠진 나머지 스물여섯 명의 부인은 아버지 다크샤에게 이를 하소연했고, 다크샤는 찬드라에게 저주를 내려 퇴행하는 병에 걸리게 했습니다. 찬드라는 날이 갈수록 쇠약해졌죠.
달은 식물의 번식력을 주관하고 있었어요. 달의 신인 찬드라에게 문제가 생기자 약초들은 발아를 멈추었고 자라나던 식물들은 시들기 시작했어요. 겁이 난 찬드라는 위안을 얻고자 시바를 찾아갔고, 시바는 찬드라를 자신의 머리 위에 앉혔어요. 시바의 머리 위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한 찬드라는 다시 기운을 차렸고 달이 다시 커지기 시작했죠.
스물일곱 명의 부인을 공평히 대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다크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찬드라는 차례를 정해서 모든 부인과 하루씩 밤을 보내기로 했어요. 그리하여 찬드라가 사랑하는 로히니와 잠자리에 드는 밤이 가까워지면 달은 커졌고, 그에게서 멀어질 때문 달은 작아졌어요. 그렇게 여윈 그믐달은 28일째에 시바의 머리 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시 기운을 얻는다고 합니다.
달은 변화와 성장을 상징해요. 힌두 신화에서 달의 신 찬드라가 커지고 작아지기를 반복하듯, 우리도 살면서 인생의 높고 낮음, 차고 기움을 직접 경험하죠.
반달 자세는 어떤 것도 고정돼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삶, 감정, 능력은 끊임없이 변화하죠. 보름달이 있으면 그믐달도 있기 마련입니다. 찬드라가 시바의 머리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처럼 우리도 재충전의 기회가 필요해요. 우리를 성장하게 하는 활동, 피로를 회복시키는 숙면, 건강한 먹거리, 요가 수련으로 맞춘 신체적 평형 등을 통해 우리는 정신적/정서적 균형을 유지할 수 있죠.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변화무쌍한 순간을 맞아요. 반달 자세로 안정감을 찾는 계기를 마련해보면 어떨까요?
정말로 달이 우리에게 영향이 있을까? 보름달이 뜨는 날에는 기운이 넘치고 초승달이 뜨는 날에는 부상을 입기 쉬울까? 수련을 해야 할까? 하지 않아야 할까?
저는요, 이렇게 생각해요. 세상 모든 일에는 보이지 않아도 관계성이 있어요. 또, 우리가 아직 밝혀내지 못했을 뿐이지 자연의 신비는 존재한다고요.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알아요. 내 몸이 그렇게 준비가 되었을 수도 있고요, 정말 자연의 에너지 때문일 수도 있어요. 아쉬탕가 요가에서 문데이에는 수련을 쉬는 전통이 있다면 저는 그 전통을 따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한 달에 두 번에서 세 번, 내 몸에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회사에서 월 1회 연차를 반드시 주는 것처럼, 요가 수련에도 반드시 쉬어야 하는 날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히 수련하시길 바랄게요!
다음 요기봐요는 8월 1일(일)에 발행됩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주제나 궁금한 내용이 있다면 답장 보내주세요! 소소하게 나누고 싶은 일상 이야기도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옴 샨티, 샨티, 샨티.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