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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Feb 25. 2022

나만의 작은 요가원

1인 요가원 운영 후기

작년 2월. 딱 이쯤 RYT200을 했었다. 하던 일을 모두 내려두고, 0으로 돌아가 요가로 시작한 작년. 벌써 1년이 지났고, 나는 1인 요가원을 운영하며 요가를 나누고 있다.

RYT200, 요가지도지괴정 수료증!

코로나 시국에도 요가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1인이 운영하는, 개인 맞춤 수업이 가능한 프라이빗 요가 스튜디오를 생각해 오픈했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다.


그런데 코로나가 지속되고, 변이가 계속 생겨나며 경기도 어려워져 문을 닫는 요가원이 많아졌다. 나를 찾는 손님들도 줄었다. 매일 3팀 이상씩 예약이 있었는데, 일주일에 1팀이 있을까 말까 한.. 그런 날들이 계속 이어졌다.


다행히 정기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내가 쉼 없이 요가를 나눌 수는 있었다. 하지만 이건 생계를 포기했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임대료도 겨우 낼 수 있는 수준. 선거를 앞두고 나눠준(?) 소상공인 지원금 덕분에 이번 달 임대료와 생활비 걱정을 덜었다.




요가 뉴스레터로 요가를 나누다

요가를 나눌 수 없는 하루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그래서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매트에 관란 이야기, 요가 관련 제품을 소개하거나 아사나에 대한 이야기, 관련된 신화, 요가의 종류, 역사, 수련기, **에 좋은 수련 등 내가 알게 된 요가 이야기를 나누었고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올해 유료 뉴스레터로 전환했고, 감사하게도 유료 구독 신청자가 있어서 열심히 레터를 보내드리고 있다. 뉴스레터 덕분에 파인더스 매거진 2호에서 요기봐요 뉴스레터 에디터로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룰루레몬 커뮤니티 스토어

룰루레몬에서 촬영해준 사진1

운이 좋게 오픈 초기부터 룰루레몬 커뮤니티 스토어로 좋은 관계를 이어가게 되었다. 1월에는 신세계 강남 스토어에서 사진 촬영과 인터뷰를 해주셨고, 해당 내용이 스토어의 화면에서 돌아가고 있다. 마치 룰루레몬 광고 모델이 된 기분이었다. 룰루레몬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종종 요가하다에 오셔서 요가를 하고 가셨다. 주변에 추천도 해주셨다. 명절엔 떡도 보내주시고, 좋은 제품을 제공받거나 할인의 기회도 주셨다. 정말 감사했다. 파트너처럼 함께 한다는 느낌이 있어서 든든했다.



멈출  없는 수련과 공부

시바난다 워크숍

요가를 계속하면 할수록 더 알고 싶어 진다. 꾸준히 다른 요가원을 다니며 수련하고 워크숍 프로그램이 있으면 들어본다. 다양한 수업을 듣다 보면 전통요가를 더 깊이 수련하고 싶어 진다. 그리고 오래 수련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진다. 그러다 보면 해부학도 깊이 공부하게 된다.


지식뿐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사람들과 함께 수련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어떤 힘을 얻게 된다. 그렇다고 워크숍을 무조건적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그때에 맞춰서 나간다. 지금 나의 단계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있다. 소개만 봐서는 어느 수준의 내용인지 알기 어려워서 당일에 너무 어려워하기도 또 너무 쉬워하기도 한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그 안에서도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아가면 된다. 그렇게 하나씩 나의 것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만의 요가는 무엇일까?

2022년. 코로나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어나면서 예약도 계속 취소되었다. 확진지와 밀적 접촉자이거나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어서 취소되는 일이 100%… 정말 큰일이었다. 요가를 나누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졌다.


요가를 나누는 시간이 줄면서 개인 수련과 생각의 시간이 많아졌다. 내가 나누는 요가는 무엇일까? 앵무새처럼 전통요가 수업을 그대로 복사 붙여 넣기로 따라 하는 수업일까? 그 안에서도 나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내가 준비하는 요가 수업엔 뭐가 중요하게 들어가 있을까? 나만의 요가은 뭘까? 계속 생각해본다.


확실히 이거다! 결론 내린 것은 아니지만, 내가 나누는 요가는 회복이다. 요가하다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이다.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젊은 나이에 비해 몸 상태는 엉망이다. 환갑을 넘긴 나의 부모님과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몸 상태를 가지고 있다. 너무 열심히 살아서 자신을 돌보지 못한 것이다.


그들에게 오리지널 전통 요가 수업은 거의 불가능하다. 목과 허리가 구부러졌고(마치 밭일만 하고 살아온 할머니처럼) 무릎은 펴지지 않고, 복부에 힘이 없어서 거의 눕기 직전이며 팔은 마네킹처럼 굳어있다. 바르게 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에 몸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들을 위해 더 낮은 단계로의 수업이 필요했다. 그런 수업을 진행하며 꾸준히 오는 정규 손님이 늘었고, 한 달 만에 몰라보게 회복되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 분들을 보면 나도 기뻤다. 감사하다고 선물을 보내주는 분들도 계셨다. 살짝 아쉬운 부분은 이렇게 치유받은 뒤에 한동안 오시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한참 뒤 다시 아파서 찾아오는… 꾸준히 해야 하는데, 괜찮아지면 또 소홀해지셨다가 다시 아프면 챙기는 일의 반복.


내가 그랬던 것처럼, 요가로 몸도 마음도 치유받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기적일 수 있지만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요가를 나누고 싶다. 그런 나만의 요가를 찾아가는 중이다. 그렇게 요가하다에서 나누는 요가 프로그램을 조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유튜브에도 꾸준히 보시고 따라 할 수 있게 영상을 올릴 예정이다.


나만의 작은 요가원, 요가하다. 올해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요가를 나눌 수 있을지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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