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화재의 신간(!) ‘라이프스타일 도시’의 저자 모종린 교수님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평소와 같은 솔직한 화법으로 이야기하셨는데, 덕분에 최근 발간하신 신간 및 세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요즘과 같은 저성장 시대에 각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하셨다. 앞으로의 탈물질주의 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자유, 개성, 자아실현, 삶의 질, 다양성 등과 같은 ‘라이프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쉽게 풀어보자면 ‘라이프스타일’이란 게 (내가 해석하기로는) <일상의 삶 속에서 (다른 그룹 혹은 개인과) 다르게 나타나는 생활 패턴과 아이덴티티>라고 할까?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이 있는 도시가 앞으로의 저성장, 탈물질주의 시대의 주역이자 매력이 될 거라는 이야기였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중 일부
Q. 라이프스타일 도시란 무엇인가요?
A. 라이프스타일 도시는 한국 경제의 미래 비전이라 생각한다. 라이프스타일 경제인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제 산업화, 민주화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해야 한다. 라이프스타일 경제는 탈물질적 소비와 생산 활동을 중시하는 경제다. 그리고 이는 서울에서가 아닌 특색과 여유가 있는 지방에서 가능하다. 획일화, 물질주의를 넘어서 개인의 자유, 개성, 자아실현, 삶의 질, 다양성 등 탈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앞으로 각광 받을 것이다.
Q. 대표적인 국내 사례를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음... 지금 떠오르는 것은,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는 제주도 그 외에 전주, 안동, 경주 등이 생각난다. 각 도시에 가면 각 도시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이 있어야 한다. 제주의 경우 '자연'이라는 키워드에 맞게 한국을 대표하는 라이프스타일 산업 K-뷰티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이를 이니스프리가 잘 활용하였고 시너지를 내었다. 앞으로 이런 사례들이 많아져야 한다.
Q.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을 헬조선이라며 좌절하는 친구들에게 해주실 말씀이 있나요?
헬조선도 하나의 프레임이다. 지역에 앞으로 대한민국의 기회가 있다고 보고 이는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헬조선을 탈출하러 해외에 가는게 아니라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교수님의 라이프스타일은?
음... 연희동, 텍사스, 학자? 하하.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는 와중에 문득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가 중요시하는 아이덴티티와 패턴은 무엇인가? 요가, 선비, 독서, 디지털, 글로벌, 호기심?
먼저 떠오른 단어 중 하나가 '선비'였는데, 어릴 적 고향이었던 ‘전주’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며 과잉 해석이려나? 유교적 성향의 집안에서 자라며 할아버지, 아버지를 통해 선비 정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할 수 있었던 듯하다. 다만, 전주가 실제로 선비의 도시인지는 잘 모르겠다. 성장한 이후에는 아산서원에서의 1년간의 생활이 내 가치관에 일부 영향을 미쳤던 듯도.
(사실,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나의 강력한 취미 '요가'였다)
여하튼, 대화 말미에 교수님께서는 지방에 내려가 살 것을 강권하셨다 ㅎ. 지방에 미래가 있다고 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전주를 꼽으셨다. 나중에 전주에 내려가 요가 하며 살까?